[Opinion] 가면은 모든 것을 정당화해줄 수 없다 - 영화 '너브' [시각예술]

Watcher or Player?
글 입력 2017.06.1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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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은 발달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이기도 함께 발전한다. 아마 현대 문명의 이기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일 것이다. 아주 소수를 제외하고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 모습이 가득한 현대 사회이니까. 그렇게 스마트폰과 인터넷은 소셜 네트워크, 일명 SNS를 만들어냈고, 이제는 일부 사람에게 직업, 돈벌이의 수단일 정도로 그 영향력은 무지막지 해졌다. 즉, 사람들의 생활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어 사회에 대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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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흐름은 컨텐츠에서의 변화도 이끌어냈다.

개인방송이 유행하여 비제이, 스트리머 등의 직업이 생겨나기도, 스마트폰으로 보기 쉽게 영상이 제작되는 경우가 많아지는 등 크고 작은 변화들이 당연히도 일어났다. 그러나 긍정적인 변화만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수많은 정보, 영상, 광고 등에 노출되어 있는 현대인들은 오히려 이를 선택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고, 이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점차 “자극적”인 컨텐츠가 생산되기 시작했다. 셀 수 없이 많은 정보들 중에서 수용자의 눈에 띄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자극은 눈에 띌 수 있는 독특성의 한 가지로써 작용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인간의 본질로 돌아간 것이다. 평범한 것에 감흥을 느끼기 어려워하고 새롭고 파격적인 것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인간의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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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대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영화 ‘너브’는 굉장히 트렌디하다. 예전 영화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그래픽들이 등장하고 모바일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결집되어 있는 현대 사회가 그대로 드러난다(물론 히어로 영화 등 미래지향적이거나 허구적인 그래픽이 등장하는 영화는 많다. 그러나 본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현실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현재 유행하는 컨텐츠들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너브’라는 게임은 스토리를 전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주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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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특징이 무엇이냐.

익명성, 자극적, 1인 방송과 비슷한 아웃풋.


게임 ‘너브’는 플레이어로 선택한 순간부터 개인의 금융, 사생활, 친구, 가족 정보를 모두 수집한다. 그리고 왓챠들이 플레이어에 맞는 미션들을 요구하고 그것을 수행해내면 계좌로 돈이 저절로 들어오는 시스템.


익명은 매우 무서운 힘을 가졌다.
익명이라는 가면은 인간이 그 뒤로 자신을 숨긴 채 본능을 그대로 드러내고 어떠한 사건에 대해 방관하도록 만든다. 오죽하면 ‘인터넷 실명제’가 생긴 것이겠나. 왓차들도 같았다. 승리자가 되기 위한 미션은 서로에게 총을 쏘는 것. 공기탄, 모형 총 등이 아닌 실탄으로 말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자극하고 돈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라는 게임은 누가 보아도 비정상적이다. 그러나 그들은 말리지 않는다. 오히려 총을 어서 겨누라고 부추긴다. ‘왓챠’라는 단어를 써서 조금 멀게 느껴지는 것 같은데, 저 가면을 쓰고 살인을 부추기고 있는 사람은 사실 내 옆에서 도덕성을 논하던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아무도 나인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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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을 벗고 자신을 드러내보지?”

 
게임 ‘너브’에서는 유저들을 세 가지로 나눈다. 왓챠, 플레이어, 죄수. 경찰에 이 게임을 밀고한 자에게 죄수라는 이름이 붙게 되는데, 이들이 받는 벌은 개인 정보 노출과 영원히 붙어 다니는 ‘죄수’라는 딱지, 그리고 계좌 해킹이 있다. 그들의 정보뿐만이 아닌 가족들의 정보까지 노출해버린다는 점 또한 매우 잔인하다. 우리는 수많은 정보들이 범람하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고 여러 발전 덕분에 개인의 생활을 더욱 편하게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정보를 찾아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이를 선택해서 얻을 수 있는, 옛날 사람들이 이상적이라고 꿈꾸던 사회를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개인 정보 또한 그 많은 정보들 중 일부가 되었다는 것은 문제점이다. 신체적으로 폭력이 가해지는 것이 아닌 사이버 공간에서의 폭력은 걷잡기가 어렵다. 특히 계좌를 해킹하여 그 속의 돈을 모두 빼가는, 생활 유지 자체가 어렵도록 만들어버리는 아주 무서운 게임이 사람들이 선호하고 열광하는 게임이라는 점이 이 영화에서의 소름 돋는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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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에서 청소년들을 자살로 이끈 ‘대왕고래 게임’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최종 미션으로 ‘자살’을 요구하는 게임. 실제로 이로 인해 목숨을 끊은 아이들이 있었고, 게임 제작자는 법적 처벌을 받는 것을 보면 영화 ‘너브’도 그렇게 비현실적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인간은 원초적인 사회를 벗어나 나날이 발전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 발전은 다시 인간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 눈과 귀를 모두 닫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어지러운 사회를 만들기 쉽다.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에 대해 잠시 멈춰 생각하고 달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맹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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