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슬지 않는 순수함

글 입력 2017.06.12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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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꼭 그냥 지나쳐가야지
.
.
습관일까 본능일까 나도 모르게 영등포역에 내렸다.
그런 내가 웃기기도하고 썩 나쁘지 않아 항상 가던 그 길로 그 곳으로 행했다.

서점이다.

단어의 조합들이 모여 문장이 열을 갖추고 작가의 땀과 고뇌가 더해져 책이 만들어진다.
그것들이 모인 곳이 서점이다. 뭘 사지 않아도 특별한 목적이 없어도 그저
책들의 자태를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좋은 도전과 지혜를 얻고 가겠다는 설렘이 내게 느껴진다.


오늘의 젊은작가라 소개한 작가의 책을 들고 바닥에 앉았다. 옆 카페에서 내리는 커피소리와
사람들의 대화소리, 책을 고르는 눈빛들, 아래 매장에서 작게 흘러오는 음악소리들이 어우러져
또 나는 행복을 느낀다.

주위를 둘러봤다.
역시나 올 때마다 늘 신작소설을 쌓아두고 읽으시는 할머니가 내 옆옆에 계신다. 늘 혼자셨지만 전혀 외롭거나 쓸쓸한느낌은 커녕 저 백발 속 얼마나 재밌고 풍성한 이야기들이 있을지 궁금하다.

저기 한 커플은 직장을 사퇴하고 여행 준비를 하는 것같다. 웃을 때 드러가는 보조개가 참 예쁘다. 어렸을 때랑 왠지 똑같으실 거 같다.

커피를 들고 계시는 한 여성분은 심각한일이 있나보다. 책을 읽다가 전화를 받고는 이내 급히 나가셨다. 내려 놓은 책은 자신이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라는 한 심리책이였다. 무슨 일이 생기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쁜 소식이라면 후에 다른이를 좀 더 잘 위로해줄 수 있겠구나 , 내마음이 더 넓어지겠구나 라는 마음이 있기를. 좋은 소식이라면 주위 시선의식말고 맘껏 웃으며 춤추시기를 바란다.

서점은 여러모로 내가 참 애정하는 문화공간이다.
나의 하루를 규정하는 것들로 인해 하고싶은 걸 할 수 없는 한계들을 해소시켜주는 곳
올 때마다 설레고 하루종일 있어도 전혀 무의미하지 않고 잔잔히 행복한 곳

벌써 날이 저물었다. 이제 일어나야겠다.
내 오른쪽 손에 있는 반지는 이제 녹슬어 빼야될 때가 된 듯한데
서점을 좋아하는 나의 순수한 마음은 부디 녹슬지 않길 바래본다.

이제 정말 일어나야겠다.




[이경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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