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가장 좋아하는 것을 바라보아라." - 모리스 드 블라맹크 展

글 입력 2017.06.1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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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아트인사이트와 함께한 문화 초대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펼쳐지고 있는 '모리스 드 블라맹크 展' 이었다. 모처럼 만의 전시회이기도 하고 다행히 시간이 비어서 월요일 점심 식사 후 - 사람이 많이 없을만한 시간에 찾아갔는데도 불구하고 의외로 많은 관람객들이 있어서 놀랐다. 두시에 시작된 도슨트를 따르던 행렬이 눈에 띄기도 하였다.

 예술의 전당으로 향하는 동안, 더욱 깊이 있는 전시회의 향유를 위해 적었던 프리뷰에서 몇 가지 키워드가 기억에 남아 있었다. 야수파, 강렬한 색채, 독창성이 그것이었다. (프리뷰 URL - [Preview] 강렬한 색채, 맹렬한 화풍 - '모리스 드 블라맹크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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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회장에서 만난 모리스 드 블라맹크의 작품은 거의 내가 상상하던, 기억하던 키워드 그대로의 느낌이었다. 작품뿐 아니라 그의 살아생전 모습부터가 그러했다. 거대한 체구에 단호한 외모, 그야말로 야수 같은 모습이었다. 그의 작품 또한 그 모습과 많이 닮아 있었다. 그는 그림을 배우던 어린 시절부터 과거의 거장들로부터 배우는 것을 경멸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그것을 해석하기엔 아마 블라맹크는 그런 그림들이 안 좋은 그림이라고 한 것은 아니고, 그들과 같은 그림을 그릴 수도 있지만 맹목적으로 따라 그려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직관'을 중요시하며 자기 자신의 예술을 하는 것을 중요시하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그처럼 그가 있는 그대로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예술을 했기 때문에 그의 모습과 작품의 느낌이 닮아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자신의 그림과 함께 여러 글을 썼다고 한다. 그 글은 그림의 주제를 어떻게 선정했고, 어떤 방식으로 표현했는지 이해하게 해주기도 하는데, 사실 그림을 이해시킨다는 의도보다는 그저 자신의 예술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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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aminck dans son atelier de La Tourilliere vers 1948-50 (dans les annees 1940) (좌) /
Vlaminck regardant un de ses tableaux a La Tourilliere, vers 1945-50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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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전시 구성에 따라 후기를 적어나가 보면, 모리스 드 블라맹크는 1907년 ~ 1908년 앙데팡당 전시 당시에 반 고흐, 또는 세잔의 영향을 받아 색의 표현이 완화되어 그림이 전체적으로 부드러워지고, 조화로움이 느껴지는 그림을 그렸다.  이때만 해도 야수파를 이끌던 그의 모습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반 고흐의 회고전에서 압도당한 그는 이 시기부터 캔버스 위에 물감을 직접 짜서 칠하며 선명한 색채와 두툼한 질감이 주는 실험적 화면 구성을 전개해 나가게 된다. 뛰어난 컬러리스트로서의 면모가 이때부터 생겨난 것 같기도 하다.

 그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 시기는 "본능과 재능은 예술의 중요한 두 요인이다."라고 했던 그의 말처럼 그저 그의 재능에 따라 본능적으로 그림을 그리며 그가 숨 쉬고 있음을 느꼈고 또 그 느낌을 세상에 분출하여 독창적인 그림을 만들어 나가던 시기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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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 Toits rouges, 1908, oil on canvas, 79 x 92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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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에서 그린 그의 그림에선 풍경화나 정물화를 주로 보이는데, 이때부터 이후의 전반적인 그의 그림과 맥락을 이어가게 되며, 야수파로서의 면모를 보이게 된다. 내면의 감정에서 나오는 풍경에 대한 해석을 바탕으로 독창적이고 견고한 구성을 이루는 마을의 풍경들에서는 강한 생동감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서로 대비되는 강렬한 색들은 풍경의 감동적인 조화를 이루기도 하였다. 또한 그는 특히 눈이 내린 풍경을 주로 그렸는데, "네가 화가라면 단순히 너의 마음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바라보아라"라고 말했던 것처럼 그는 단순히 눈에 끌린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저 눈 내린 평화로운 모습이 아닌 역동적이고 혹독한 겨울의 모습은 그의 대비되는 감정들을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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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이 작은 마을에서 생을 마칠 때까지 작품 활동을 하게 된다. 그가 그린 풍경들에서는 서정시라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하는데, 그만큼 감동이나 정서가 담겨 있음을 말한 게 아닌가 싶다. 높이 솟은 하늘 이미지와 빈틈없는 색채, 그리고 풍부한 터치가 있었으며, 흰색과 어둠을 대조적으로 묘사하고 정물화도 어두운 배경에 따스한 색을 대조적으로 배치하며 극적인 표현을 즐겨 했던 것 같다.

 "예술가가 자신의 감정을 생생하고 강렬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가장 평범한 주제가 위대한 작품의 모티프가 된다."라는 그의 말에서 그가 왜 쉽게 보이는 풍경화 또는 정물화를 즐겨 그렸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처럼 그의 그림은 평범한 주제인 듯 보이지만 기쁨, 우울함, 생명, 죽음, 밝음, 어둠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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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llage sous la neige, 1930-35, oil on canvas, 65.5 x 81.5cm (좌) / Village sous la neige, 1935-36, oil on canvas, 54.5 x 65 cm (우)





"난 아무것도 원한 것이 없었다. 인생은 나에게 모든 것을 주었다.
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했으며 내가 본 것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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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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