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유화를 마주해야 하는 이유 - 모리스 드 블라맹크 展 [전시]

글 입력 2017.05.25 17:44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poster.jpg


유럽미술의 숨겨진 거장, 모리스 드 블라맹크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은 오는 6월 3일(토)부터 8월 20일(일)까지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모리스 드 블라맹크>전을 개최한다. 프랑스 폴발레리 미술관(MuséePaul-Valéry)의 협력을 통해 구성된 이번 전시는 서양미술사에서 야수파(Fauve movement)의 주축으로 평가 받는 블라맹크가 독자적인 양식을 확립한 시기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거침없는 필치와 중후한 색채로 캔버스에 유화 물감을 직접 짜서 칠한 블라맹크의 작품의 매력을 오롯이 전하는 원화 전시에 더불어, 직접 그림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미디어 체험관’ 등의 섹션도 마련되어 공감각적으로 블라맹크를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
  블라맹크 단독 전시로 국내 최초로 열리는 전시로, 70여 점의 전시품 또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으로 구성하여 더욱 의미 있다. 입장권은 6천 원~1만3천 원이며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인터파크에서 예매 가능하다.

나는 유화를 참 좋아한다. 유화 특유의 질감과 색감을 사랑한다. 그 거친 질감을 바라보면서 나는 태풍같음을 느끼기도 했고, 모래 사막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으며, 황금빛 들판을 바라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이러한 질감으로 그린 부드러운 인상, 뭉그러진 느낌의 그림을 그렸던 인상파 이후 같은 물감으로 그림을 그렸더라도 뾰족뾰족하고 훨씬 거칠은 야수파의 그림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니 그것은 마치 사진으로 바라보던 태풍의 중심에 직접 서 있는 느낌과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야수파의 주역이라는 블라맹크의 국내 최초 단독전에서 나를 뒤흔드는 그런 느낌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겠다.

 
 
인상파 이후의 유럽 미술

  지금까지 국내 대중에게 소개된 유럽모던아트 전시는 모네, 르누아르, 고흐, 고갱 등 인상파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인상파는 아름다운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사랑받았고, 유럽모던아트에 대한 한국의 지평을 넓혔다. 그러나 인상파 이후의 유럽 미술에 대해서는 소개하는 바가 적었다.
  야수파는 프랑스에서 인상파 이후 모던아트를 이끌었다. 마티스, 블라맹크, 드랭 등이 주도한 야수파는 피카소와 브라크가 이끈 입체파(큐비즘, Cubism)의 활동이 시작될 때까지 유럽 미술 발전에 공헌했다. 마티스는 후기 인상파와 신인상파 화가들의 다양한 스타일을 가지고 치열한 미적 실험을 통해 야수파 스타일에 이르렀다. 반면 블라맹크는 1905년 개최된 반 고흐 회고전에서 감명 받고 이후 야수파 스타일에 집중하게 된다.


 
야수파의 주역, 블라맹크의 국내 최초 단독전

  프랑스에서 태어난 블라맹크는 바이올린 연주자와 사이클 선수로도 활약했는데, 1900년부터 본격적으로 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고흐의 영향을 받아 생생한 컬러와 자유분방한 필치(brush stroke)가 특징인 작업을 했다. 이후 세잔의 영향을 받은 작업을 하다가 1920년대에 이르러 자신만의 독특하고 극적(dramatic)이며 강렬한 스타일을 완성한다. 소용돌이 같은 속도감 있는 필치와 중후한 색채를 사용하여 보석처럼 빛을 내는 작품을 그렸다. 이러한 작품 활동으로 서양미술사에서는 마티스와 함께 블라맹크를 야수파(Fauve movement)의 주축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야수파의 주역, 블라맹크의 국내 최초 개인전이자, 전시 작품들도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소개된다.


 
“왜 유화를 원화로 보아야 하는지” 증명해주는 전시

  블라맹크의 작품은 유화의 매력을 극대화 하여 보여준다. 블라맹크는 캔버스에 직접 물감을 짜서 칠하며 선명한 색채와 두툼한 질감을 가진 실험적인 화면 구성을 전개했다. 표면에서 쏟아질 것 같은 마티에르(질감, matière)의 느낌은 다른 유화 작품과는 차별화된 매력을 가진다. 특히 프랑스 지방 마을을 그린 풍경화들은 마치 거리에 유화물감이 강물처럼 흘러가는 듯 표현하여 색다른 느낌을 준다.


 
오리지널 작품과 ‘미디어 체험관’을 함께 즐기는 하이브리드 전시

  이번 전시에서는 70여 점의 원화작품 감상과 함께 작품을 미디어로 재현한 대형 미디어 영상 체험관이 구현된다. 작품 속에 직접 들어간 것 같은 체험을 위해 마련된 체험관을 원화와 함께 경험하면 감각적으로 증폭된 작품감상을 할 수 있다. 블라맹크가 작품을 그리는 시선을 조명하는 미디어연출도 함께 진행된다.
 
 

전시 구성

<블라맹크, 작품 속에서 작가의 삶을 바라보다. 1910~1958>
Maurice de Vlaminck _Regards sur l'œuvre et sur l'artiste, 1910~1958

1. 세잔의 시기-파리 근교
LA PÉRIODE CÉZANNIENNE- LES ENVIRONS DE PARIS (1907- 1915-16)
2. 제 1차 세계대전 이후-발 두아즈 그리고 파리 근교
AU LENDEMAIN DE LA PREMIÈRE GUERRE– LE VAL D’OISE ET LES ENVIRONS DE PARIS (1919 – 1925)
3. 샤르트르 근교, 노르망디, 브르타뉴
LES ENVIRONS DE CHARTRES, LA NORMANDIE, LA BRETAGNE (1925 – 1958)
4. 블라맹크의 유작
LE TESTAMENT DE VLAMINCK


작가 소개

  1876년, 모리스 드 블라맹크는 프랑스 파리 삐에르 지역에서 태어나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자유롭고 반항아적인 기질로 학업에 크게 흥미를 가지지 못했다. 아버지로부터 바이올린을 배워 이후 바이올린 연주가로 활동하기도 했고, 자전거 경주에서 하루에 200km 넘게 달리기도 하는 사이클 선수로도 활동했다. 어린시절 외할머니 서재에서 독서에 심취하기도 했는데, 1899년경 자유성향을 지닌 동료들과 함께 진보적 매체를 통해 혁명적인 글을 기고하는 것을 시작으로 소설, 회고록 등 왕성한 집필활동을 하기도 했다.

  청년기 블라맹크는 채색 석판화를 수집하여 따라 그리는 것을 즐겼는데, 1901년 반 고흐 회고전에서 큰 감명을 받으며 화가의 길을 시작한다. 이후 세잔의 영향을 받은 작업을 하다가, 1905년 앙데팡당(Salon des Indépendants)전과 살롱 도톤느(Salon d'Automne)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야수파 스타일에 집중하게 된다.
  그는 캔버스 위에 물감을 직접 짜서 칠하며 선명한 색채와 두툼한 질감이 주는 실험적인 화면 구성을 전개했다. 거친 날씨의 어두운 풍경화에서는 쏟아질 듯한 빛나는 터치로 강한 생동감을 부여했다. 블라맹크는 독창적인 표현력이 돋보이는 강렬하고 역동적인 작품들을 통해 야수파를 이끌어 나갔다.



20170414104138358.jpg
 

[정다빈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