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군대문화에 대한 단상.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05.2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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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문화에 대한 단상


1. 서론: 아트 인사이트에서 지난 1년간 글을 쓰면서, 늘 항상 ‘문화예술’ 범주 안에서의 문화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처음으로, ‘사회문화’ 범주에서의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2. ‘군대문화’라는 이름은 군대 안에서의 군기잡기를 넘어서 사회전반에서 통용되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신입사원 1년 내 퇴사율은 2012년 23%, 2014년 25%에 이어 2016년에 27.7%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 많은 이들이 원인으로 꼽은 것이 바로 ‘조직 문화 적응의 어려움’이었다. 상명하복, 술자리 강요 등의 문제가 어려운 취업준비 기간을 지나 설레는 마음으로 첫 출근을 했던 신입사원들의 발목을 잡고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다.

3. 군대문화가 이러한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됨과 동시에, 군대 내부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가혹행위 사건들이 폭로되면서, 군 내부에서도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동기생활관, 6개월~1년 동기제 발의, 군대 내 노래방/치킨집 등의 편의시설 설치 및 공용전화기 설치 등. 과거의 군대를 생각하면 정말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변화들이다. 혹자는 이러한 변화들을 두고 “요즘 군대 많이 좋아졌다~”, “군대가 아니라 캠프 아니냐”는 말들을 하곤 한다.

4. 나는 이러한 평가들을 향해 되묻고 싶다. 그대들은 군대 문화가 개선되고 있는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인가?

5. 최근 안타까운 뉴스를 접했다. 그리 중요하지 않은 문제인 양 서너 줄의 기사 서너 개로 스치듯 사라진 소식이지만, 철원에서 또 하나의 젊은 꿈이 스러졌다. 기사의 댓글들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요즘 군대 많이 좋아졌는데 그것하나 견디지 못할 정도면 얼마나 온실 속 화초인 거냐는 댓글에는 솔직하게 화가 나기도 했다. ‘힘들다‘의 기준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내 대답은 ‘개인마다 다르다‘이다. 사람이 스스로의 목숨을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물며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누군가가 정말 많은 고민 끝에 그러한 선택을 하게 되었다면, 그 사람의 정신력에 대해 논하기 전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런 선택을 하고 말았는가를 고민해보는 게 먼저가 아닐까?

6. 군대문화라는 것은 사실 해결하기가 난해한 문제이기는 하다. ‘군대문화’라는 건 ‘군기를 잡는다’는 행위로부터 비롯된다. 그런데 군대 운영에 있어서 군기는 필수적인 것이다. 군대는 총기, 폭약 등 여러 인명을 다치게 할 수 있는 무기들을 다루고, 그 사용법을 훈련하는 곳이다. 사소한 관리 실수가 큰 인명피해를 가져올 수도 있는 만큼, 군대 내에서 엄격함은 흠이 아니라 미덕이라 볼 수 있다.

7. 그렇다면 군기잡기가 왜 문제가 되는가? 이는 사실 군대뿐 아니라 사회전반에서도 통용되는 것이다. 상사가 직원에게, 선배가 후배에게 최소한의 규율을 가르치고 이에 따르도록 하는 것은 조직 내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선이 과연 어디까지인가? 말하자면 조직 전체가 합의한 규율 혹은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규칙을 지키는 것과, 상급자의 말에 복종하는 것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상급자에게 아랫사람을 지도할 권리가 주어지는 이유는 그가 그만큼 업무에 익숙하고 더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지, 상급자의 말이 무조건 옳기 때문은 아니다.

8. 군대 내부적으로도,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군대문화’를 개선하려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떤 이들은 “요즘 많이 좋아졌다~나 때는~”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나는 이러한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본다. 사회 문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 좋은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상태가 최상인 것은 아니다. 우리는 노력을 통해 더 나아지는 중간단계에 있는 것이지, 모든 문제가 해결된 유토피아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우리사회가 어떤 문제 상황이 생겼을 때, 예전의 상황과 비교하며 이 사태를 평가하기보다는, 현재의 문제를 인식하고 차후에 개선을 하려는 노력이 이어지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류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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