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모두가 환영받는 세상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05.1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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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드러나는 여성의 모습은?


 언제부터였는지는 자세히 모르겠다. 그러나 이제 한국의 게임 속에서 상품화 된 여성들이 필수적으로 등장한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게임 메인 포스터들을 보면 신체 부위들을 노출한 여성 캐릭터들의 모습이 흔히 등장함을 알 수 있다. 심지어 그런 특징을 홍보 수단으로 삼는 경우도 있었다. 게임 시장의 주 소비자가 남성이라는 이유였다. 그런 명분으로 이제는 여성 캐릭터 성상품화 현상이 게임 시장의 당연한 문화가 되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런 문화가 옳다고는 할 수 없다. 여성 캐릭터에 대한 남성적 시각은 수정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 당연한 문화를 블리자드의 ‘오버워치’는 따르지 않았다.



  
오버워치 트렝서.jpg
 

오버워치가 대표로 뽑은 캐릭터 ‘트레이서’는 다소 몸에 붙는 옷을 입고 있긴 하지만 전혀 섹슈얼적인 어필을 하고자 하지 않는다. 심지어 특정 자세가 섹슈얼적인 요소를 연상시킨다는 의견에 아예 삭제 조치를 취하는 피드백을 보여주기도 했다. 대표 캐릭터뿐만이 아니다. 오버워치에는 24명의 영웅이 있고 그 중에는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역도 선수, 노인, 로봇, 프로게이머 등 성에 제한을 두지 않고 캐릭터들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그렇다고 아예 노출이 없다는 것은 아닌데, 재미있게도 오히려 남성 캐릭터들의 신체부위 노출이 더 많다. 물론 불필요하게 상품화를 목적으로 노출성을 띄는 것이 아니라서 어색함이 전혀 느껴지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오버워치가 게임 시장에서 뒤떨어지는 주자는 결코 아니다. “주 고객이 남성이기 때문에”라고 말하던 기업들의 주장에 대한 반례로 작용하며 그 주장이 핑계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셈이다. 블리자드는 순수하게 게임 컨텐츠만으로도 경쟁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게임 시장의 생산자들, 소비자들 모두에게 다시 상기시켜주었다.





오버워띠.png
 

 사실 오버워치는 성에 대한 고정 관념을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소수자들을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오버워치 개발자들의 최초 목적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모두에게 환영받는 게임”

 그 목적에 따라 개발진들은 현대 사회에서 ‘소수자’로 분류되는 기준들을 캐릭터에 반영하여 각자의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우선 게임의 대표 캐릭터가 성소수자임을 공식 코믹스를 통해 밝힌 사실은 그들이 게임을 통해 어떤 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지 알 수 있게끔 한다. 또한 한 쪽 눈이 실명된 할머니 캐릭터에게 메인 힐러로서의 스킬을 부여함으로써 게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구성하기도 했으며, 특정 캐릭터가 자폐증상이 있음에도 얼마나 멋지게 일을 해낼 수 있는지 보여준 사람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직까지 오버워치만큼 이런 행보를 보여주었던 게임은 없었다. 오히려 소비자 분석면에서는 블리자드가 소비자층을 남성으로 제한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을 포함했다는 점에서 더욱 영리했던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동시에 그들은 원하는 미래를 게임에 실현시켜놓음으로써 더욱 현실적으로 꿈꿀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그저 게임 플레이만으로 사랑받는 것이 아닌 다양한 유저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했던 게임 오버워치가 한국 게임 시장의 흐름에 변화를 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맹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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