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소소한 일상 발견 [시각예술]

글 입력 2017.04.2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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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때문인지 몇일째 감기몸살을 앓아 반강제로 집에서 보내게 된 주말, 몸이 아파서인지 무겁지도 복잡하지도 않은 일상적인 영화를 찾다 <리틀 포레스트>라는 일본 영화를 접하게 되었다. 어는 순간부터 나는 개인적으로 일상적인 작품이나 타인의 일상을 볼 수 있는 컨텐츠 보는 것이 내 삶의 큰 낙이 되었다. 내 일상에 지치고 내 삶이 고단하게 느껴질 수록 자극적이거나 너무 감성에 호소하는 작품들이 내게 부담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 주변 지인들이 스릴러나 감동 스토리, 로맨스 물의 작품들을 보자고 권할때마다 나는 항상 "가만히만 있어도 힘든데 뭐하러 그런걸 봐.. 나는 그냥 자극없는 잔잔한게 좋아.." 이 대사를 늘어놓는다. 나도 한때는 스릴있고 스토리가 탄탄한 소설과 영화를 좋아하고 달달하고 감성에 졌게 되는 드라마를 빠짐없이 보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와 다른 삶을 보면서 '그래, 내겐 저런 일이 안일어나서 다행이야'나 '나에게도 저런 순간들이 오게 될까?"라고 위로하거나 꿈꾸는 것 보다는 지극히 내 일상과 비슷하면서도 평화롭고 잔잔한 삶을 바라보는 게 어느 순간부터 더 큰 위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타인의 소소한 일상을 보면서 '아 다른 사람도 나와 다르지 않구나..'라고 위로 하기도 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보면 그게 마치 나의 일상처럼 느껴지기도 하면서 나의 하루도 평화로울 것만 같은 기분을 맛보기도 한다.

이처럼 정말 특별할 것 없고 소소한 일상 스토리에 집착하는 내가 삶이 지칠 때마다 찾아보는 영화가 일본 영화이다. 사실 일본은 워낙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나 역시 미아자키 하야오의 작품 말고는 일본 영화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그러다 아오이 유우라는 배우에 빠져 보게된 편지나 허니와 클로버라는 작품들 통해서 일본 특유의 느낌에 빠지게 되었다. 우리나라나 할리우드 영화 같은 경우 흥행을 위해 반전이나 스릴, 로맨스, 감동적 소재가 반드시 들어가 인위적이고 감동을 짜내는 듯한 느낌이 깊게 남았다면, 내가 접했던 일본 영화는 흥행이나 자극적인 요소를 모두 배제하고 마치 다큐 보듯 누군가의 일상을 감상하는 듯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었다.

오늘 소개하는 <리틀 포레스트>역시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겐 마치 음식만드는 것이 취미인 농촌에 사는 여학생 다큐를 보는 것 처럼 느껴질 정도로 소박하고 담담하다. 엄마와 둘이 살던 주인공은 엄마가 떠난 뒤 엄마가 어렸을 적부터 본인에게 해주던 음식들을 기억하며 직접 농사하고 재배하여 기른 작물들을 이용하여 음식을 만드는데 엄마가 떠난 것에 대한 아픔도 사랑과 이별하고 시골에서 홀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쓸쓸함도 강조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중간 중간 등장하는 시골의 풍경들, 푸른 새싹과 저물어 가는 풍경 모두 아름답고 맘이 따뜻해진다. 소박하면서도 당당하고 굳센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반복되는 하루에 지쳐 외면해 버린 내 일상을 다시 떠올려 보기도 하고, 행복이라는 것, 일상이라는 것, 휴식이라는 것이 정말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내 마음가짐 하나 내 생각의 전환에 달려있음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스토리를 좋하하는 이들에겐 분명 지루할 수 있는 영화이다. 하지만 정말 일상에 지친 이들이나 자신의 삶에 회의감이 들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이들이 본다면 일상이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영화가 될 것이다.

스트레스로 밤 잠을 설친다면 이 영화를 틀어놓고 숙면을 취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김휘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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