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무박삼일'- 중년의 몽상

연극 '무박삼일' 중년의 삶 그리고 몽상
글 입력 2017.04.0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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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연극<무박삼일>. 사실 연극 줄거리를 접해을때 고등학생의 동생과 연극을 보러 간 나로써는 과연 중년의 이야기가 공감이 가고 재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었다. 연극 관람 후 중년의 무거운 이야기를 소박한이야기 그리고 음악으로써 남녀노소 연령불문 모두 연극에 빠져들 수 있도록 연출과 소재를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는 해변가 벤치에서 우연히 한남자, 그리고 한 여자가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이런 저런 인생이야기 넋두리등을 이야기 하며 극은 진행된다. 그들의 나이는 중년이다. 그들은 현실에 치여 잠시 잊고있던 어릴적 그들의 꿈에 대하여 이야기 하게 된다. 둘은 음악을 하며 살고 싶었던 꿈이 있었다. 그러나 그 꿈은 이미 현실적으로 이루기란 너무 힘든 꿈일지도 모르겠다.

중년의 여인 수정은, 더욱이 참 행복 하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 그녀의 삶은 마치 한국에서 실제 존재하는 흔한 중년의 여성의 삶의 현실을 대표적으로 잘 표현한 것만 같다. 가난했던 어린시절 수정은 음악을 하고 싶었으나 가난으로 무시당하며, 그 어린나이 음악이라는 꿈을 도전 해 볼 기회 조차 얻지 못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진취적이기 보다는 패배나 굴복의 환경에 익숙하게 살아왔던 그녀는 가난이라는 현실에 맞춰 살다가 적당한 남자와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며 사는 삶을 살아왔다. 그녀는 말한다.


 "내 이름을 불려져 본게 얼마만인지"


라고 하며......그렇게 수정이라는 이름보다는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아내로 살아왔던 그녀, 행복하지 않았던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끼며 깊은 우울증에 빠져 허우적 대는 여인이였다. 보다 긍정적인 남자 정욱은 그녀의 구세주이자 상담가이자 친구처럼, 그녀와 힐링의 무박삼일을 보내는 남자로 등장한다.

무박 삼일, 둘은 삼일의 시간을 함께 보내지만, 그냥 잠에 드는 게 아닌 잠에 드는 순간,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 못할 꿈의 세계에 접어든다. 이를 '무박삼일'이라고 표현한것 같다. 그리고 그 꿈 속에서는 그들이 이루지 못한 꿈. 함께 음악연주를 하며 음악으로 소통하고 즐기며 힐링하는 시간을 갖는다. 현실이 아닌 꿈 속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다할 수 있고 못하는 음악연주도 기똥차게 할 수 있었다. 둘만의 그 꿈 속 공간에서 그들은 오랫동안 연주하고 노래하며, 그들의 고달픈 인생을 잠시나마 내려놓게 된다.

그렇게 꿈만 같던 잠시잠깐 힐링의 삼일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정욱과 수정은 헤어지며 다시 각자의 위치로 각자의 삶으로 즉, 현실으로 돌아가며 극은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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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해본 음악과 연극의 신선한 조합은 연극의 재미와 몰입도를 높였다. 그리고 중년의 여자, 우리 엄마 혹은 나의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였다. 수정은 우리의 엄마시대의 중년여성의 대표적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기에 좀 더 우리엄마세대라고 생각하며 간접공감이 갔고, 그녀의 깊은 우울감의 이유도 이해 될 것 같았다.

그러나 나의 중년의 모습은 수정과 다를 것이라는 다짐과 확신도 가졌다. 훗날 내가 중년이 된 그날, 공연등과 같은 매체에서 중년의 여자 모습을 그려졌을때, 수정의 모습처럼 현실에 맞추고 순응하는 등등 옛 사고에 맞추어 사는 희생적인 여성의 모습보다는 진보적이고 좀 더 주체적인 여성의 모습이 미래 중년의 여성상을 대표하는 여성상이길 바라여 보았다.

그리고 우린 불륜을 하고 있어 라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은근하게 뭉기며 풍기던 불륜의 뉘앙스는 나쁘지 않았다. 굳이 연극이라고 현실에 있는 일들을 미화하고 숨겨버리는 것은 한국에 뿌리 박힌 체면 치레이자,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아내말고 애인 혹은 스폰서라는 말이 있을 만큼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요즘 사회에서 흔하게 들려오는 실정의 문제가 불륜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냥 솔직한 이야기, 현실의 흔한 외로운 중년 남녀가 여행지에서 우연이 만났을 때 있을 법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연극에서 굳이 꾸밈 없이 과감없이 그런 것을 보여줘서 좋았다.

그리고 누구나 갖는 여행지에서 우연한 만남 그리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꿈을 실현하는것, 현실을 도피하는것......이 연극은 '몽상'이라는 부주재가 맞닿아 있을 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이 은밀하게 갖을 수 있는 블랙스러운 몽상을 음악과 세트와 잔잔함으로 예쁘게 그려 내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연극의 아쉬운 점은 개연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특별한 뭔가가 더 사건적이나 이야기로 풀어내었으면 좋았을텐데, 갑자기 꿈 속으로 가는 것등이 그냥 음악극을 보여주기 위해서 전개 된 것만 같은 개연성이 부족한 느낌이들었다.

그리고 결여와 우울로 부터의 꿈을 통한 해소 방식이 아쉬웠다. 몽상의 공간과 시간을 그리면서도 몽상 속 마저, 현실과도 같이, 남자가 우위에 있고 여자는 하위에 있는...... 남성이 여성을 돕는 듯한, 그리고 여성이 스스로 해소를 하기보다는 결국에는 남성에게 전적인 의지를 함으로써 해소를 하는 점이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에 대한 회의와 우울을 느끼는 여성이 몽상속에서도 너무 옛날 여성의 모습과 방식으로 해소를 해서 그 부분이 안타까웠다. 더불어 수정의 삶에만 초점이 맞춰 질 뿐만 아니라 중년의 남자 정욱의 삶에도 초점이 함께 맞추어 져서 서로 함께 힐링을 맞추어가는 모습을 담지 못한게 아쉬웠다.

연극 <무박삼일> 은 연극과 음악공연이 결합 된 음악극이다. 중년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게 쉽고 재밌는 공연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음악 연주를 라이브로 보고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더하면  전체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운 연극이였다. 특히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놀라운 연주가 공연의 큰 재미였다. <무박삼일>에서 연주하며 부르는 노래는 집에서도 머리 속에서 오래 맴돌만큼 좋은 멜로디였다. 고등학생인 동생도 즐거워 했던 연극이었던 만큼 가족이 가서 보면 좋을 것 같다. 자식세대는 간접공감을 부모님들은 깊은공감을 그리고 재미는 옵션으로 함께 따라올 연극 <무박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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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정보-

공연기간ㅣ2013년 3월 3일(금) – 2017년 4월 30일(일)
공연시간ㅣ금 20시 토,일 16시
공연장소ㅣ대학로 스튜디오 76(구.이랑씨어터)
관람연령ㅣ만 15세 이상(고등학생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ㅣ75분
관람료ㅣ30,000원
문의ㅣ010-9484-7040


[서경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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