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위대한 낙서 셰퍼드 페어리 展

평화, 정의 강렬한 이미지의 전달
글 입력 2017.04.0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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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낙서 셰퍼드 페어리 展 : 평화와 정의
PEACE & JUSTICE

2017.03.15 - 04.30

예술의 전당 : 한가람 미술관



<전시 순서>


1. Section A 오베이 자이언트  캠페인

: 셰퍼드 페어리를 스트리트 아트씬의 아이콘으로 발돋움 하게 해준 아트 프로젝트. 셰퍼드의 '오베이(OBEY)' 스티커 캠페인을 통해 관객들이 잠재적인 유인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일반적인 이미지를 그것과 관련 없는 단어들과 결합, 사람들을 자극하는 예술의 가치 향유 유도


2. Section B 평화와 정의

: 셰퍼드 페어리는 전쟁, 평화, 정치 그리고 환경에 대한 관심을 불러올 수 있는 예술 작품의 가능성을 오랫동안 탐구해왔다. 공공의 영역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이미지들을 사용, 시각적으로 강렬한 효과를 주는 '페인팅, 스크린 프린팅, 스텐실, 콜라쥬' 등 다양한 기법을 결합 그가 이야기하는 평화와 정의를 만나는 작품들로 구성


3. Section C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 다른 아티스트와 뮤지션과의 협업 작업을 진행. 펑크락 키드로 자라온 그는 무형적인 음악을 그만의 시각적 언어로 변화 이를 다시 음악 세계로 돌려준다. 뿐만 아니라 그가 존경하고 영감을 받은 다른 아티스트를 주제로 창조된 작품으로 구성


4. Section D 예술가의 의무

: 셰퍼드 페어리는 예술을 통해 세상을 덜 두렵게 만들어주고 세상과 밀접한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믿는다. 아티스트의 사회적, 정치적, 환경적 현안에 대한 관심과 접근에 큰 의미를 둔 작품들로 구성


5. Section E 지구의 위기

: 셰퍼드 페어리는 지난 2015년부터 'EARTH CRISIS(지구의 위기)' 시리즈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지구의 기후 변화를 우리 시대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부각시켜 사람들의 이목을 다시 집중시킨다.




#이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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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전시는 디자인과에 재학 중인 친구와 함께 했다. 같은 디자인 계열을 공부하였지만 대학마다 다른 수업 덕분에 같이 간 친구는 여러모로 다양한 분야에 박학다식한 친구이다. 거기다 '그라피티'의 기법 중 하나인 실크 스크린 작업을 직접 경험해 본 친구였기에 어쩌면 서로가 서로의 큐레이터가 되어 준 전시였다. 일부러 일찍 움직였다.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전시는 타 장소에서 하는 전시보다 늘 사람이 붐비기 때문에 11시 전시 시간에 맞춰 지하철 역에서 만났다. 불금 다음 날인 탓인지 한산한 사람과 덥다 느껴질 정도로 기온이 올라간 날씨에 금방 예술의 전당에 걸어 도착했다.

 표를 찾고, 지나다니는 사람이 적어 사진을 찍기에도 좋았다. 이번 전시는 사진 촬영이 허용된 전시여서 더욱 좋았다. 표부터 강렬한 그라피티 그림이 여지껏 보았던 전시 표들 중 가장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표와 팜플렛만 보고서 주제가 '평화와 주제' 이니 색감도 비슷한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하며 전시장 안으로 들어섰다.



#평화, 정의? 그림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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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관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그림. 색감이 꽤나 강렬하긴 했지만 그래도 꽃을 든 여인의 모습이기에 강렬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첫 전시관에 들어가서도 그의 여러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그라피티이기 때문인지 작품의 대분류는 되어 있지만 소분류, 즉 작품마다 제목이나 설명이 없어 정말 전시를 보며 내가 느낀대로 인지를 해야한다는 점이었다. 물론 그림이란 사람마다 보면서 느끼는 의미나 느낌이 다르다는 건 맞는 사실이지만 그래도 대충이라도 이 작품을 '왜' 만들었는지 정도의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세심한 그의 작품들을 보며 어떻게 저렇게 실크 스크린이 가능하지? 라는 의문에 친구는 특수한 종이에 그림을 그리면 그 부분만 부식이 되어 틀을 만들기 쉽다는 답을 해주었다. 그럼에도 그 위에 세심하게 그림을 그렸을 그를 생각하니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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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평화와 정의' 전시 파트 부분에 들어가서는 나나, 친구나 머리에 물음표를 몇 개나 올려뒀는지 모르겠다. 강렬하게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는 점은 분명하나 평화와 정의와 거리가 먼 전쟁을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수류탄, 총알, 군국주의 이미지, 군복, 군인 등)에 작은 비둘기나, 꽃 등을 넣기는 했지만 강렬한 붉은 색감과 검은 색의 대비를 보며 친구와 '어째서 작가가 자주 체포되었는지 알 거 같기도 하다...' 라는 이야기를 했다.

 이 부분에서도 초입 부분의 전시 파트의 전체적인 설명이 아닌 각 작품 별로 이게 왜 어느 지점에서 '평화와 정의'를 상징하는 지를 알려주었더라면 주제와 결합해 제대로 작품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컸다. 그래도 셰퍼드 페어리의 진짜 작품들을 국내에서 접할 수 있다는 건 얼마 없는 기회이기에 아쉬움보다 오히려 재미와 강렬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일찍 간 보람이 있어 얼마 없는 관람객들 덕분에 친구와 조곤조곤 작품 하나를 보며 이러한 느낌 같다, 무엇 같다 이야기 하며 즐겁게 관람할 수 있어 좋았다.



#콜라보, 뜻밖의 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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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관 중에 둘 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려오기에 귀를 기울이니 힙합 노래가 흘러나오고 셰퍼드가 그린 아티스트들의 초상화는 색감이 차분해 강렬함에 따가웠던 눈이 잠시 쉴 수 있었다. 거기다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만들어진 스케이트 보드는 탐이 날 정도였다.

 물론 다음 마지막 전시관인 '지구의 위기' 관은 초록 계열의 바탕으로 되어 있어 눈의 피로가 덜 하고 '자연'을 느낄 수 있었지만 오베이의 강렬한 붉은 계열은 벗어날 수 없어 우리는 결국 그의 강렬한 그림을 뇌리에 확실하게 넣을 수 있었다.

 관을 나오려는데 익숙한 그림, 만화. '심슨'이 보여 둘 다 후다닥 달려나갔다. 사회적, 정치적 이야기를 만화로 만든 심슨에는 예술가나 정치가 등이 자주 등장하는데 '셰퍼드 페어리' 편을 상영하고 있었다. 심슨 에피소드에 나온 셰퍼드 페어리의 모습과 사진의 실물이 너무 닮아서 둘 다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그의 대표적인 '오베이' 스티커나 아티스트 들이 길에서 작업을 하는 이야기에 집에 가서 다시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전시는 만족스러웠지만, 다만 아쉬운 점은 '그라피티'의 특성이라고는 하지만 큰 분류의 설명은 있지만 각 개의 제목이나 설명이 없어 왜 그 주제와 연관되어 있는지 단지 보고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 전시를 보며 힘들었던 점이다. 그걸 제외하고는 '셰퍼드'의 강렬한 메세지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고 그래도 몇몇 부분에서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을 제대로 전달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단순히 '그라피티'가 길가에 해두는 낙서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가지고 있었는데 그에 대한 편견을 깨주는 전시였다. 단순한 낙서가 아닌 '어떤 메세지'를 강렬하게 기억에 깊게 전달할 수 있는 훌륭한 예술의 한 부분이고 '셰퍼드 페어리'는 그 부분을 집어내 작품으로 잘 풀어낸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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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HAYANG)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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