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삶을 되찾는 여행 '무박삼일'

'어머니'라는 이름의 무게
글 입력 2017.04.08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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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박삼일_리뷰_2roll.jpg
 

지금까지 누군가를 위해서만 살았던 한 여자가 낯선 땅을 찾습니다. 자신의 이름조차 잊어버린 그녀는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야 자신만의 여행을 떠난 것입니다. 지난날에 대한 피로와 무기력만 남은채 낯선 땅에 찾아온 그녀는 그곳에서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자신의 꿈과 마주하게 됩니다. 수많은 일상에 덮여졌던 그녀의 꿈이 그녀를 맞이한 것입니다.


무박삼일_컨셉사진_(4).jpg


작은 소극장에서 이루어진 '무박삼일'의 연극은 화려하고 웅장하지는 않았지만 무대를 사로잡는 짙은 분위기로 관객들을 몰입시켰습니다. 중년의 여자가 낯선 땅에서 낯선 남자를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자칫하면 오해를 살 수 있는 설정이었지만..저는 연극의 중심을 그들의 관계보다는 그녀의 삶에 초점을 두고 보시는 건 어떨지 조심스레 권해봅니다. :)



# '어머니'라는 이름의 무게


​'무박삼일'의 여주인공은 가족들을 위해 살아온 평범한 주부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세월이 지남에 따라 점차 '나'라는 존재를 잊게 됩니다. 누군가의 어머니, 누군가의 아내로서만 존재하게 된 그녀는 ​결국 심한 우울증을 겪게 됩니다.
그녀는 어머니로서의 여성을 대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슬프게 외칩니다. 더 이상 사람들이 내 이름을 불러 주지 않아서 이제는 내 이름이 불릴 때 그 이름조차 낯설다고 말입니다. 아직 중년의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어머니를 생각하니 그 말이 너무 인상 깊었습니다.

누군가의 어머니이자 아내인 그 사람도 어머니라는 존재가 되기 전에는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이름이 있었고, 자신만의 꿈이 있었을 텐데.. 어머니라는 이름을 갖는 순간 그것들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에게 너무나 무거운 짐이었을 것입니다. 어머니이기 때문에 그 무거운 짐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이기 때문에 그 위태로운 싸움을 하루하루 버티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그 싸움을 지속했던 주인공은 지친 몸과 마음이 되어 현실에서부터 도망칩니다.



# '지니'와의 만남


내가 아닌 누군가의 어머니로서의 삶을 살았던 그녀가.. 누군가의 아내로서의 삶을 살았던 그녀가..

현실을 떠나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낯선 땅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의 존재를 상기시켜 주는 낯선 존재를 만납니다. 그녀가 만난 낯선 남자는 타지에서 만난 중년의 이성이 아닌 그녀에게 있어 요술램프의 '지니'와도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나 우울하고 무기력해 있는 그녀에게 다시금 옛 꿈을 상기시켜주고 '나'라는 존재를 찾도록 도와주는 요술램프 '지니'말입니다.

​무박삼일은 그녀에게 있어 과거의 나를 다시 만나게 해주고, 현실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회복시켜주는 지니와의 환상 여행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연극의 설정이 불편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하지만 작품이 말하고 싶은 건 그런 내용이 아닌 중년이 되어 그동안 잃어버렸던 삶(꿈)을 여행을 통해 다시 찾았다는 것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
​ 

중년의 어머님이라면
많은 부분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어머니라는 이름의 무게를 느끼게 했던
무박삼일의 리뷰였습니다.


무박삼일 포스터.jpg
 

민세원.jpg
 

[민세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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