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무박삼일

꿈과 자아를 찾아가는 중년의 이야기
글 입력 2017.04.0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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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을 보기 전의 생각

 '무박삼일' 이라는 연극에 대해 기대감을 안고 도착한 공연장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사람들을 지나쳐 표를 받을 때 오늘의 연극은 만석이라는 얘기를 듣고 더 큰 기대감을 안고 공연장으로 들어섰다. 공연장 안으로 들어서니 많은 중년의 어르신분들이 연극을 기다리고 계셨다. 지금까지 대학로에서 봤던 연극들은 대부분 또래의 사람들이 많았던 것과 비교하니 새로운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다. 이 폭넓은 나이대의 관객들을 어떤 스토리로 사로잡을지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마침내 공연 시간이 되었고, 공연의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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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을 본 후에 든 생각

 어둠 속에서 이황의 배우님의 기타 연주가 울려퍼지며 공연이 시작되었다. 기타 연주를 하는 한 남자와 그를 듣고 먼저 말을 거는 한 여자. 그 둘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꿈을 잊어버린 채 살아가던 한 남자와 자신의 이름을 잊어버린 채 살아가던 한 여자는 각자의 사연을 얘기하며 서로 위로가 되어준다.

 바닷가에서 두 사람은 처음 만났지만 서로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많은 대화를 나눈다. 어떻게 처음 만난 사람과 속마음을 터놓고 얘기할까 신기했지만, 어쩌면 처음 만난 낯선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꿈을, 이름을 잊은 채 살아갈 정도로 삶에 지친 두 사람은 오히려 가까운 사람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고 속으로 삼키며 지내다가 낯선 사람에게 참던 마음을 드러낸 것 같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음악이라는 접점을 마난게 된다. 둘은 꿈 속에서 함께 음악을 즐기며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며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간다. 피아노, 드럼, 기타 등을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음악을 통해 치유받고 있다는 것이 보일 정도로 즐기고 행복해보였다.

 공연 중간에 서로 대화하며 '데자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나왔었는데, 이때 나온 대사가 좀 기억이 남는다. 어디선가 이 일을 겪은 것 같다는 여자의 말에 남자는 데자뷰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태어나기 전에 미리 앞으로의 인새을 보여주고 삶을 선택하게 한다. 이후 기억을 지운 채 세상에 보내지는데 덜 지워진 기억이 데자뷰다." 이렇게 데자뷰에 대해 설명을 하던 남자는 "이렇게 인생이 흘러가는 것은 어쩌면 정해진 일일 것이다." 라고 얘기를 하며 여자를 위로한다. 개인적으로 인생은 내가 개척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미 길은 정해져 있고 우린 그걸 알면서도 삶을 선택한 것이니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는 대사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우리는 이미 이렇게 힘든 일을 겪을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택한 삶이기 때문에 너무 지쳐고 힘들어하지 말고 삶을 소중히하라는 얘기로 다가왔다.

 사실 전반적인 연극의 내용이 중년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많은 공감은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엄마의 모습을 대입해서 생각을 해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과 함께 엄마에 대한 짠한 마음이 들었다. 특히 연극을 보는 내내 옆자리에 앉으셨던 한 어머님께서 대사 하나하나에 공감을 하는 모습을 보니 많은 중년의 사람들이 같은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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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에 대한 아쉬움

 연극이 중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같은 나이대의 사람들이 많은 공감을 한다는 점에서 잘 만들어진 공연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공연을 보고 약간의 아쉬움도 남았다.

 먼저, 장소를 이동하거나 장면이 넘어갈 때 아쉬움이 남았다. 한정된 장소에서 스토리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장소나 씬이 넘어갈 때 잠시 암전된 상태가 된다. 하지만 장면의 전환이 많아서 그런 건지 암전이 조금 자주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연극에 집중력이 살짝 살짝 깨지는 듯한 느낌이 조금 들었었다.

 다음은 공연의 끝자락에서 나눈 두 남녀의 대화 내용이 살짝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꿈 속에서 서로의 온기와 숨결이 느껴진다는 내용의 얘기를 하며 안고싶어했다는 내용과 중년 남성의 로망에 대해서 언급하는 내용이 조금 불편하게 다가왔다. 각자 가정이 있는 상황에서 그런 대화 내용은 개인적으로 부적절한 관계를 좀 미화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아쉽고 찝찝한 느낌을 받았다. 이런 대화 내용 대신에 음악을 통해 서로 위로받고 치유받았다는 내용만으로 마무리를 하는 것이 좀 더 아름답게 끝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곽미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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