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영혼을 울리는 슬픔의 고동 '안토닌 드보르작_스타바트 마테르'

글 입력 2017.04.0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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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th_1.jpg
 

이 공연을 보러간 날 아침, 
친척오빠로부터 할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다는 톡을 받았다.
연세도 많이 드셨거니와 근래에 새로운 질병이 생겨서서
병원에 자주 입원하셨어서 걱정이 되었다.

항상 할아버지께서 먼저 전화를 주셨어서
전화로 안부를 여쭤봐야지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잠시,
금새 잊어버리고 이 공연을 보러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이날 공연은 서울오라토리오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함께 꾸리는 드보르작의 STABAT MATER였다.

'스타바트 마테르' 또는 '스타바트 마테르 돌로로사'는 
십자가에 못박히는 예수를 바라보는 성모 마리아의 슬픔을 
노래 한 중세 시대의 시라고 한다.
성모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를 보고 슬퍼하는 주제인
'피에타'와 비슷한 테마의 작품이었다. 

 
Flanders-6.jpg
 

공연의 포스터도 이를 주제로 한 그림을 배치함으로서
작품의 이미지를 시각예술적으로 드러냈다.

루벤스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라는 유명한 작품이다.




  한 사람의 일생에 있어서 마음이 아픈 일은 셀 수도 없이 많이 겪을 것이다. 
수차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나면 어느 정도의 내성이 생겨 
그 고통을 견디는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을 것이다. 
물론 내성이 생긴다고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닐 것이다. 
그저 버티며 인내하고 앞을 바라보며 내일을 살아갈 뿐이다. 
시간이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면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수 많은 슬픔 중에서 
아무리 슬기롭고 지혜롭고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라도 
버틸 수 없는 슬픔이 있다면 바로 무엇일까?

 본인에게 소중한 그 무엇 혹은 누구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자신이 친애하고 사랑하며 아껴주고 싶은 가까운 자를 잃은 다는 것은 매우 고달플 것이다. 
특히 자식을 일찍 잃은 부모의 비통함은 세상을 저주하고 싶을 만큼 애통할 것이다.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작은 이러한 비극을 역사에 길이 남을 예술로 승화시킴으로써 
그를 비롯한 수많은 자식을 떠나 보낸 부모들의 설움을 어루만지고자 하였다.
드보르작의 ‘Stabat Mater’는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주 예수를 
바라보며 슬퍼하는 성모의 심정을 세밀하게 표현한 종교적 성향을 띤 칸타타이다. 

드보르작은 3명의 자녀를 운명의 장난으로 인하여 일찍이 떠나 보내고 
슬픔에 겨워 하루하루를 버텨가던 중 예수의 죽음과 성모의 비애, 그리고 그의 부활에 
감명받고 자신의 슬픔 또한 예수의 기적처럼 치유되길 바라며 이 곡을 완성하였을 것이다.



참고)뉴욕에서 펼쳐졌던 다른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스타바트 마테르 공연이다




본공연을 관람하기 전에,
관객과 무대를 압도하는 합창단원들의 수에 먼저 놀랐다.
이렇게 많은 수의 합창단원이 펼치는 공연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소리가 크게 들리진 않았던 것 같다.
오케스트라와의 조화를 위해 합창 데시벨을 낮춘걸까?
그리고 앞에서 나와 노래하는 여성성악가들도 
노랫소리가 기대보다 작게 들렸다. 

좌석의 위치가 뒤편에 가깝고, 콘서트장이 워낙 크기에
그랬을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좀 더 웅장하게 들렸으면 좋았을 것 같다.

뒤편의 스크린에 성악가들이 부르는 노래의 가사를
번역해 보여준 것이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는데 참 도움이 많이 되고 좋았다.
가사내용들은 슬펐지만, 참 시적이고 아름다웠다.

작곡가 드보르작이 자식을 잃은 슬픔을 승화시켜 이 작품을 만들었듯이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연주하는 예술가들, 
그리고 좌석에 앉아있는 수많은 관람객들 모두
마리아에 대입하여 상실의 슬픔을 공감하고 치유받으려 했을 것이다.

나도 위독하시다는 할아버지의 소식을 마음에 품고
이 공연을 듣고 있으려니 마음이 무겁고 서글픈 기분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이 공연장에 함께 있는 모두가 이 분위기에
공감하며 슬픔에 잠겨있는 것 같아 위로받는 기분도 들었다.
 


다음날,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마침 장송곡과 같은 인상의 슬픈 노랫소리와 연주를 전날 듣고
할아버지를 보내드리게 되니, 참 믿기 힘든 순간이었다.
  
성모 마리아도, 작곡가 드보르작도, 현대의 나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은 매한가지이다.
그 애수의 유대를 절절히 느껴볼 수 있는 공연이었다. 

곡의 마지막 장 가사로 먼저 우리를 떠나간 
사랑하는 가족들의 축복을 빌며 맺음을 지어볼까 한다.



'육신은 쇠할지라도 영혼은 주의 가호로
천국에서 주와 함꼐 평안하게 하소서'




2017.03.28.

어느 봄날의 밤에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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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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