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찬란하고도 쓸쓸한 너라는 계절

찬란하지만, 어딘가 쓸쓸한 그림과 글
글 입력 2017.03.3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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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하고도 쓸쓸한 너라는 계절
- 그림 에세이 -


저자 : 석류 / 오령경

펴낸곳 : 도서출판 따스한 이야기

분야 : 그림에세이

쪽 수 : 244쪽

발행일 : 2017년 2월 27일

정가 : 13,000원

ISBN : 979-11-85973-22-7(03800)


<차례>
1. 사랑의 계절
2. 여행의 계절
3. 너라는 계절
4. 나라는 계절

 

#찬란하지만, 그래서 더 쓸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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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없는 아우성처럼 모순적인 제목의 <찬란하지만 쓸쓸한 너라는 계절>. 나는 에세이 책을 좋아한다. 누군가의 생각을 들여다 보는 것과 같고, 그 속에서 비슷한 감정 자락을 잡고서 푹 젖어드는 그 느낌을 좋아한다.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 표지부터 마음에 들어왔다. 커다란 나무 아래의 자그마한 사람. 제목처럼 찬란하게 나뭇잎이 가득한 나무와 달리 초라하고 쓸쓸해 보이는 나무 아래의 사람 한 명. 어떤 이야기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을까. 
 
 특히나 그림에세이 라면 더욱 좋아한다. 글과 어울리는 하나의 일러스트를 보고 있으면 옆에 쓰여진 글에서 생각을 확장시켜나가는 기분이다. 책장을 넘기고 목차를 보며 계절로 분류한 목차를 한참 보았다. 사랑부터 시작해, 여행, 너, 그리고 나라는 계절에 대한 글과 그림들이 보여지겠구나. 

 우선 총평은 정말 제목처럼 찬란하고 쓸쓸하다. 빛이 비춰지는 곳에 그림자가 생기는 것처럼 이 책 역시 찬란한 이야기를 하면서 쓸쓸한 부분이 느껴진다. 거기다 보통 에세이 집이 한가지 이야기를 하는 것 (사랑이나 명언 같은)에 반해 4가지의 계절을 통해 주제가 다른 이야기를 찾아 볼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나는 책을 읽을 때 처음부터 읽지 않는다. 목차를 보고 마음에 드는 곳부터 읽는 것을 좋아하고 이번 책 역시 여행의 계절부터 시작해 사랑, 나, 너 순으로 읽었다. 에세이 책은 그래서 좋다. 아무렇게나 펼쳐서 그 부분부터 봐도 좋으니까.



#사랑, 여행 글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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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마음에 와닿고 좋았던 부분을 다시 들춰본다. 같은 여성이 쓴 글이기 때문일까. 여성의 시점에서 쓴 사랑의 계절 속 이야기들은 찬란한 기억을 말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쓸쓸함을 더한다. '보고 싶다' 라는 부분에서는 축축히 젖을 정도로 공감해 읽고 또 다시 읽었다. 상대를 좋아하고 어렵사리 '보고 싶다' 라는 말을 건네 보지만 상대는 애매하게 답을 할 뿐이다. 그러면서 느꼈다. 사랑이란 건 참 서로 마음이 동일하기가 어렵구나. 나는 보고 싶어도 상대는 아닌 경우가 많구나. 대체 어떤 행운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에게동일한 감정을 가지고 서로 입을 모아 '보고 싶다' 라는 애절한 말을 건낼 수 있을까. 있다면 물어보고 싶다, 어디서 만나서 어떻게 서로에게 빠졌나요. 보고 싶다 라는 말이 슬프거나 귀찮지는 않나요.

 그리고 두 번째. 여행의 계절에서는 '제주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나의 태생이 제주도이고 20년 넘게 그 곳에서 살았기 때문인지 더욱 풍경을 떠올리고 글에 녹아들 수 있었다. 하지만 제주도가 태생이 아니더라도 작가가 묘사한 제주도에 대한 위치나 풍경 그리고 어울리는 그림 때문에 다른 독자들도 호기심에 한 번쯤은 인터넷으로 검색해 그 풍경을 보고 싶어지지 않을까 싶다. 제주도는 나라에서도 강조하지만 '관광'의 섬이고 참으로 많은 이들이 들렸다 가는 곳이다. 오래 머물거나 혹은 짧게 머물거나. 나에게는 게스트 하우스를 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 곳에 종종 쉬러 갈 때면 짧지만 강렬하게 기억 속에 남는 사람들이 많다. 여행의 계절은 그런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짧은 만남 속에서 강렬하게 남아 글과 그림으로까지 남기게 된 이들의 이야기. 여행이 주는 감상적인 이야기. 만남과 헤어짐은 찬란하고 쓸쓸하다.



#편하게, 그림도 글도


 <찬란하고도 쓸쓸한 너라는 계절>. 여지껏 봐왔던 에세이들 중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제목에 어울리는 내용과 그림을 가진 책이었다. 보통 예쁘거나 내용이 괜찮겠거니 하고 집은 에세이 집 내용이 생뚱맞아 잘못 골랐구나 싶은 적도 많은데. 이 책은 그러지 않다. 내용들이며 그림들이 찬란함과 쓸쓸함을 동시다발적으로 지니고 있고, 그리고 그 감정들은 작가들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들에게 공감까지 선사한다. 거기다 지나치게 길지 않은 글, 그리고 색채 그림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흑백의 일러스트는 글을 보고 그림을 보거나 그림을 먼저 보고 글을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어우러진다. 그림 속에도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는 글로서 옆에 자리를 잡고 있다. 터무니 없는 사랑에 대한 충고 같은 이야기도 없고 정말 부드럽게 읽히는 좋은 책이다.

 어렴풋이 생각했다, 찬란하면서도 쓸쓸한 이면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요즘의 세상. 좋아하는 이에게 선물해도 좋을 책이구나. 책장에 꽂아두고서 편하게 꺼내 어느 면을 봐도 괜찮은 책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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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옥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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