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랑의 멜로디를 보다_헤몽 페네의 Amor: 사랑展

글 입력 2017.03.13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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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토요일, 기대 반, 설렘 반으로 헤몽페네 Amor: 사랑展에 다녀왔다. 날씨가 어찌나 좋은지 실내에 있기에 아까울 정도였다. 은은하게 부는 바람과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용산 전쟁기념관 내에 있는 디 아트 갤러리 TAG로 향했다.

 디 아트 갤러리 TAG는 용산 전쟁기념관 내 어린이 박물관 옆에 위치해 있다. 컨테이너 건축 기법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건대에 있는 커먼그라운드처럼 큰 규모를 상상했는데, 생각 외로 조그맣게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다. 어떠한 구조로 작품이 전시되어 있을지 궁금증이 생기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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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장권을 받아 입구로 들어서자 헤몽페네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먼저 소개되어 있었다. 전시를 보기 전 헤몽페네에 대해 찾아보면서 궁금증을 자아냈던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그의 작품의 주 소재가 되는 ‘한 음악가와 여성 팬의 사랑’이었다. 그가 어떠한 생각 혹은 계기로 이러한 주제를 주로 다루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그는 1942년 프랑스 남동부에 있는 발랑스(Valence)시에 출장을 갔다가 발랑스 야외 음악당에서 홀로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와 그의 연주를 듣고 있는 어린 소녀를 보고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여러 작품들을 만들어내며 바이올리니스트는 시인으로, 어린 소녀는 불멸의 연인으로 변모하여 페네의 연인들이 되었다.

 자신의 이야기도 아닌, 우연히 출장을 갔다 마주한 두 사람을 보고 헤몽페네는 손끝에서 사랑을 피워냈다. 그 시각, 그 장소에서의 우연한 만남이 이후 수 많은 사랑을 담은 작품들로 태어날지 누가 알았을까. 이야기를 알고 나자 헤몽페네의 작품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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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새장>


 1층은 은은한 색감이 예쁜 석판화 그림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사랑이 가득 담긴 작품들을 보고 있자니 요즘 말로 작품에서 ‘꿀이 떨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사랑은 기쁨과 애정을 담은 순간들이었다. 직설적으로, 때로는 은유적으로 사랑을 표현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설레임과 부러움을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헤몽페네는 말하는 듯한 작품명을 통해 그 순간의 감정들을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달해 주었다. 전시를 보는 내내 마치 헤몽페네가 내 옆을 쫓아다니며 '이건 이런거야.' 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유독 ‘새’들이 많이 등장한다. 새들은 넓은 날개를 활짝 펴고 있는 모양도 아니고, 힘차게 날아가는 모습도 아닌, 아주 앙증맞게 그림 곳곳에 등장한다. 이런 부분 때문에 어쩌면 동화 같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두 남녀가 나누는 사랑의 감정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이러한 새들과 꽃, 비, 달, 해와 같은 자연은 조금은 철없는, 세련되지 못한 페네 자신의 로맨티시즘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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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마음이 서로를 향해 있는 것을 모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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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어서 미안해요. 당신의 꿈속으로 달려오던 중 은하수에서 그만 길이 막혔어요>

 
 2층으로 올라가면 일러스트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러스트 작품들은 총 세가지 테마 <페네의 사랑스런 연인들>, <연인들의 비밀스런 사랑이야기>, <연인들의 주말>로 이루어져 있다. 앞에서 주로 포근하고 로맨틱한 감정들을 많이 접했다면, 일러스트 작품에서는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 기발하고, 유쾌한 부분들이 많았다.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자연스레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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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은한 색감이 예뻤던 석판화와는 다르게, 일러스트 작품은 콜로타입 인쇄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화려한 채색 없이도 로맨틱한 사랑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관념을 깨고 음표로, 하트 모양으로 두 사람의 마음을 표현해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랑의 멜로디를 듣는 것뿐만 아니라 눈으로도 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사랑'이라는 같은 주제를 표현하고 있는데도 설레는 감정을 주다가, 마음 한 켠이 아려오게 하고, 자잘한 유머로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는 걸 보면, 헤몽페네는 화가이자 사랑 전도사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쟁으로 몸과 마음이 황폐화 된 사람들에게 사랑을 통해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안겨 주고자 했던 헤몽페네. 그의 마음이 현실에 지친 현대인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함을 이 전시회를 통해 증명한 것 같다. 작지만 아늑했고, 따뜻했고, 울림이 있는 전시회였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전시회를 관람하며 다시금 '사랑'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전시 장소 : 용산전쟁기념관 특별 전시실 TAG (THE ART GALLERY)
*전시 기간 : 2017년 2월 4일 ~ 2017년 3월 31일 (매주 월요일 휴관)
*시간 : 오전 10시 ~ 오후 6시
*주최 : 유니온아트닷컴㈜ www.unionart.com
*주관 : TAG(THE ART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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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송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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