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가족뮤지컬 어린이 캣's_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시간

글 입력 2017.03.0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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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뮤지컬이라 눈높이가 어느 정도 될지 궁금했는데, 두근거리는 마음을 갖고 공연장에 들어서니 객석을 가득 메운 아이들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알콩달콩 고양이들의 이야기였다. 사실 진짜 브로드웨이 뮤지컬 캣츠로 착각해서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래도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고 보는 동안 흥겨웠다. 작은 것에도 까르르 웃으며 신나게 소리치는 아이들을 보면서 오히려 즐거운 시간이었다.
  
내용은 고양이 서커스단 사이에서 일어난 시기와 질투, 그리고 우정을 다루고 있었다. 서커스 단장인 오시는 믿음직하고 착해서 다른 고양이들의 선망의 대상인 렉스를 미워하고 결국은 내쫓고 만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화해하게 되고, 함께 서커스단을 이루면서 잘 사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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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권선징악의 내용을 분명히 제시한다고 공연은 밝히고 있지만, 마냥 그런 것 같지도 않았다. 다른 고양이들이 오시를 따돌려서 그가 그렇게 삐뚤어졌다고도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실상 악역으로 오시가 등장했지만 약간은 불쌍하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는 오히려 따돌림 당하는 피해자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비록 다른 고양이들이 그것은 그저 장난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 기분 나쁘게 느꼈다면 그것은 멈추어야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말리지 않고 가담한 데에는 렉스도 포함되기에, 그 역시 진정으로 착하고 남들을 잘 도와주는 성격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그저 다른 여자 고양이들에게 착한 이미지로 코스프레하는 것 같기도 했다. 아니면 너무나 착해서 자신의 줏대 없이 다수의 고양이들이 하자는 대로 휩쓸린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역시 잘못된 것은 마찬가지다. 결국 오시가 혼자 남아서 자신에게는 상냥하게 대해주지 않고, 결국 대장 노릇을 다 하는 렉스를 질투하는 것은 당연할 것 같다. 겨우 둘밖에 없는 남자 고양이 사이에서 경쟁 구도가 생겼을 것도 물론이다.
  
오시의 성격이 이중인격으로 느껴져서 스토리 내용이 비약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친구들과 함께 놀고 싶다고 혼자 쓸쓸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렉스가 가고 나니까 왠지 허전하다며 후회하기도 한다. 그러나 막상 렉스가 나타나니까 아주 못되고 사악한 고양이가 되어서 미친 듯이 소리 지르고 화내며 내쫓으려고 한다. 이런 장면을 보면서 그가 같은 고양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성격이 다르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그 사이에 어떠한 연결고리도 없이 그런 이중적인 모습이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으로 스토리가 진행되어 다소 이상했다. 그러다가도 렉스의 용서를 받고는 다시 엄청나게 착해지고, 사이좋아지고, 단장의 자리까지도 렉스에게 어울린다며 맡기는 모습에 다소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공연을 관람한 아이들과 직접 말해보지는 않았지만, 내가 아이들이었다면 오시의 성격을 헷갈릴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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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오시가 너희들이 자신만 빼고 재미있게 노는 것 같아서 싫었다고 밝히고,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며 훈훈하게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그렇지만 그 다사다난한 일을 겪으면서도 모든 것을 이해하고 용서해주는 렉스가 있었기에 해피엔딩으로 이야기가 급전개되는 느낌이었다. 엄청난 포용력을 지닌 렉스를 보면서 애초에 어떻게 오시가 서커스 단장이 되었을까 싶기도 했다. 그 자리가 그들의 먹이를 비롯한 생활 전반에 크게 영향을 끼치는 자리라면, 과연 자신이 하겠다는 욕심 하나로만 오시가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왜 고양이들은 힘을 합쳐 단장을 바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그들의 먹이 생선이 걸려 있는데도?
  
이래저래 ‘왜?’, ‘어째서?’ 이런 생각이 많이 드는 공연이었지만, 가족 뮤지컬이라서 그런지 특히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많이 맞춘 것 같았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웃음 포인트가 곳곳에 있어서 아이들은 즐겁게 보는 것 같았다. 나 역시 결국 선이 승리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마음 편히 볼 수 있었다. 공연 내내 아이들이 까르르 웃는 모습을 통해 나도 저절로 미소 지어졌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예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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