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한남충과 꼴페미 [문화 전반]

전염되는 혐오문화
글 입력 2017.02.22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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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언어를 ‘한 사회의 문화를 반영하는 가장 큰 거울’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자주 쓰는 말과 표현들은 지금 유행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혹은 이슈거리가 어떤 것인지를 은연 중에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2017년의 대한민국은, 다양한 신조어들을 통해 혐오 문화가 만연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싫어할 혐 (嫌), 미워할 오(惡). 사랑하고 아껴주어도 모자를 판국에 싫어하고 미워할 일이 많은 것일까. 댓글이나 커뮤니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한남충’ (한국 남자 + 벌레 충 蟲), ‘급식충’ ( 학생을 뜻하는 급식 + 벌레 충 蟲) 이라는 단어들은 인간의 지위를 격하시켜 무려 벌레에 비유하는 방식으로 혐오감을 표출한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쓰이는 ‘극도로 혐오스러운’ 이라는 뜻의 ‘극혐’ 은 초•중•고 학생들을 물론이거니와 청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사용한다. 이러한 용어들의 사용이 빈번해 지면서 어느 새부터 우리는 아주 쉽게, 많은 상황에서 혐오감을 느끼고 있다. 무서운 일이다.

 사회적으로 이러한 혐오주의가 생성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한국의 혐오 문화는 그 양상이 기형적이라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정확한 혐오의 대상과 기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예로, 사람들은 꼴페미 (꼴통 + 페미니스트)와 진짜 페미니스트를 구분한다. 전체 페미니스트 중에, 진짜 페미니스트와 가짜 페미니스트를 구별해내어 진짜 페미니스트는 찬양하고 가짜 페미니스트는 비난한다. 하지만 이러한 구별의 기준이 되는 지표 따위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혐오의 대상을 일반화, 집단화 시킨다. ‘그’ 여자가 그러한 것이지, ‘모든’ 여자가 그러한 것은 아니다. 적어도 개인의 영역을 전체의 것으로 확대하려면 조심스러워야 한다. 

 진중권 교수는 혐오주의가 심화되는 이유를 빈익빈 부익부로 인한 중간 계층의 붕괴 현상에서 찾았다. 사회적 빈부 격차는 사람들이 권력에 저항하지 못하고, 같은 계층에게 옆으로 수평적인 폭력을 행사하게 만든다. 문제 해결 능력이 없기 때문에, 가상의 적을 만들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일종의 신앙이다. 매우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오늘의 우리는 용기가 없는 걸까 가능성이 없는 걸까. 아니면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고 지레 겁부터 먹은 걸까.

 성과 없는 끝 없는 범인 찾기는 그만 두고, 고개를 들어 권력에 저항하자. 수 만 명의 촛불 시위처럼 우리의 활시위는 위를 향해 당겨져야 한다.
[윤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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