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 잘 지내고 있나요? '러브레터' [시각예술]

글 입력 2017.02.06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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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겨울 생각나는 이 노래, 영화' Love letter'의 OST로 매우 유명한 곡 이다.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끝없이 펼쳐져 있는 훗카이도의 설원은 우리에게 영화를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게 한다.

  남자 주인공 '후지이 이츠키'는 '와타나베 히로코'를 본 순간 첫눈에 반하였고, 둘은 약혼을 약속한다. 하지만, 이츠키는 등산을 하던 중 산사태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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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후, 히로코는 이츠키를 떠나 보냈던 산속에 누워 그의 흔적을 느끼며 여전히 그리워 한다. 추모식이 끝나고, 이츠키의 방에서 우연히 졸업앨범을 발견한 히로코. 사무치는 그리움에 그의 학창시절 앨범에 적힌 주소로 편지를 보내게 된다. 며칠 후, 놀랍게도 그녀 앞으로 죽은 이츠키의 이름으로 답장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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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는 남자 이츠키와 중학교 동창인 동명이인의 여자 '후지이 이츠키'가 보낸 것이었다. 그날 이후, 편지를 서로 주고 받게된 히로코와 여자 이츠키. 히로코는 그녀에게 약혼남의 학창시절을 알려달라고 한다. 그의 학창 시절을 통해 히로코는 여자이츠키를 통해 약혼남의 몰랐던 이야기를 알고, 여자 이츠키는 히로코를 통해 자신이 잊고 있던 학창시절을 회상하게 된다.

   영화의 전반적인 줄거리는 편지를 매개로 두 여자가 연결되고, 죽은 남자 이츠키의 과거 흐름을 쫓아가며 내용이 전개된다. 처음 보았을 당시 내 나이 18살. 높은 평점과는 다르게 정말 군더더기 없는 잔잔한 사랑 영화였다. 지루하다고 느껴졌기에 배경과 음악에만 집중하였고, 인물들의 감정 하나 하나에 초점을 맞추지 못했다.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다시 보았을 때, 묘했다. 무엇 보다 극 중 여자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나카야마 미호'는 1인 2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히로코의 색깔과 여자 이츠키의 색깔을 잘 표현하였다. 같은 외모를 가졌다는 설정이 영화의 슬픔을 더욱 극대화한 장치로 작용을 하였기 때문에 오늘날 관객들의 마음속에 러브레터가 각인 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였다 생각한다.


영화의 후반부 명장면인
히로코가 남자 이츠키의 목숨을 앓아간 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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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겡끼 데스까? 
 와타시와 겡끼데스"


   옛사랑을 그리워하는 안부 인사로 끝날 수 있는 말이 우리의 가슴을 더욱 먹먹하고 시리게 만든다. 아마 히로코에겐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눈에 반해서 자신을 사랑했다 믿었던 이츠키의 말과는 달리 나와 닮은 여자 이츠키를 만난 후, 내가 첫사랑인 그녀와 닮았다는 이유로 나를 사랑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던 히로코. 같은 여자로써 이보다 더 잔인한 사실이 어디 있을까? 히로코는 단순한 그리움을 넘어 원망도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이 모든 것을 떨쳐내기 위한 그녀가 생각한 최선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여기서 또 한 가지 러브레터가 우리들의 잊지 못할 사랑 영화로 기억되는 이유가 있다. 극 중 남자 이츠키는 죽었기 때문에 이 내용의 진실을 증명할 방법은 없다.관객들과 그녀는 추측 할뿐 이다. 하지만, 영화 속 언급되어있는 다양한 추억의 물건들은 그가 히로코보다 여자 이츠키를 더 사랑했단 암시를 보여준다.

   여자 이츠키가 알지 못했던 그의 사랑을 깨닫게 되었을 땐, 이미 그는 이 세상을 떠나고 없었다. 그녀가 조금 더 빨리 알았더라면, 히로코 뿐만이 아닌 두 명의 이츠키의 못 이룬 사랑에 대한 내용 역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두 여자 모두 좋은 결말은 아니지만, 그 어떤 결말보다 아름다운 찬란한 슬픔을 보여준 영화라 생각한다.

  
   러브레터와 함께 조금은 가슴 따뜻하게, 아련하지만 아름다웠던 옛사랑의 기억을 떠올리며 얼마 남지 않은 겨울을 마무리하며 따스한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윤혜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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