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보더 더 극적인 현실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자백' [시각예술]

허구 없이 팩트만을 가지고 극을 구성하다.
글 입력 2017.01.2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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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현실을 묘사하는 영화는 많았다. 대표적으로 <내부자들>, <베테랑> 등등을 들 수 있겠는데, 이런 사회적 내용을 다룬 작품이 완전한 현실판으로 나온 것이 <자백>이었다.
흔히 앞에 예를 든 영화들을 보면서 우리는 ‘저런 현실이 진짜 있어?’, 혹은 ‘너무 현실적이고, 적나라한 영화다’라고 평한다.

그런데 <자백>은 진짜 팩트만을 갖고 구성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저런 이야기는 나올 수가 없다.
대신 보고나니 머리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어떤 극적인 이야기 구성보다도 왜 현실이 더 극적인 것인지를 이 작품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강력한 이야기 구조로 구성된 것도 아니었고, 연출적으로 돋보이거나 카메라 워킹이 좋고, 화질이 뛰어나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메시지 하나는 뚜렷한 영화였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영화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사실 이전까지만 해도 다큐멘터리 영화는 굳이 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했었다.
사실적인 기록이 과연 영화인 것인가 라는 생각을 종종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허구가 가미 되어야 재미도 있고, 극적일 수 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면서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극적인 구성없이 현실의 기록들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서울시공무원 간첩 조작사건의 피해자인 유우성씨 이야기와 함께 그 동안 있었던 간첩 조작사건의 피해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크게 보면 국가라는 공권력에 의해 피해 받은 개인들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 것이다. 처음에 이 영화의 이야기는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만 포커스를 맞추는 줄 알았다. 물론 유우성씨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전개되긴 한다.

그러나 유우성씨 이야기 외에도 간첩 조작으로 인해 피해자가 된 많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맞물려 전개시켰다. 그러면서 얼마나 많은 피해자들이 오늘 날 존재하는지를 작품에서 낱낱이 드러냈다.
특히나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갈 때 간첩으로 몰려 형을 받았던 사람들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 증거들이 올라가는 장면을 보며 소름이 돋았다.
흡사 그 장면의 느낌은 토마스 맥카시 감독의 영화<스포트라이트> 마지막 장면을 볼 때와 같았다. <스포트라이트>에서도 극이 끝나고 수많은 가톨릭 성직자들의 성범죄에 대한 정보가 올라가는데, 그 때도 현실에 참으로 소름 돋았었다.
이번에 <자백>에서도 그런 장면을 넣어 현실에 대한 개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진실이란 과연 존재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끊임없이 품었다.
우리에게 보여 지는 언론이 빙산의 일각이란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더 하다는 것을.
언론에 나타날 내용조차도 숨겨지는데 과연 무슨 이야기가 온전하게 국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까란 의문이 든다. 그리고 그 동안 내가 생각해왔던 것들은 무엇이며, 왜 이렇게 많은 것을 모른척하며 살아왔을까란 반성을 하게 되었다.

사실 부끄럽게도 서울시공무원 간첩 조작사건에 대해서 잘 몰랐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 그 사건에 대해 찾아보면서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아마도 나같이 분명 이 사건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다. 이런 영화를 통해서라도 사건에 대해 제대로 알고, 생각보다 많은 피해자들이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고 본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스타일의 다큐 영화가 많이 만들어져 보다 대중들에게 사회적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남궁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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