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극단 '초인'… 시∙공간을 만들고 창조한 연극 스프레이

움직임과 이미지 중심의 연극언어 극단 '초인'과의 인터뷰
글 입력 2017.01.13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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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새해 들어 다양한 시각의 연극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오브제 연극'이라는 색다른 연출을 통해 주목을 받고 있는 연극이 있다. 바로 극단 '초인'의 <스프레이>. '초인'은 국내연극제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프랑스 아비뇽축제, 영국 에딘버르축제 등에서 공연한 국내 정상급 극단이다. 이번 인터뷰에는 극단 '초인'의 이야기와 연출가 '박정의'의 연극을 향한 애틋함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우리는 타인의 울음에 너무 무감각해졌어요.
일종의 '소음'이라 생각하죠.
누군가 소음을 만들어내고 있다면 도와 달라는 신호일 확률이 높아요."






극단 '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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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극단 '초인'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003년 '움직임과 이미지 중심의 연극언어를 찾아보자는 생각에 만들어진 극단'이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재미없는 공연은 용서해도 색깔 없는 공연은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에 '초인'만의 색깔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사이 <봉순이언니>, <특급호텔>, <선녀와 나무꾼>, <멕베드-궁극의 절정>, <1인극 멕베드-어느 배우의 슬픈 멜로드라마>, <게르니까>, <기찻길>, <빅토리아스테이션>, <유리동물원> 등의 작품을 만들었고 봐주시는 분은 많지 않지만 나름 개성 있는 작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극단입니다.


Q. 극단 '초인'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나요?

극단 작은 신화 연출부에 있다가 2002년도에 거창국제연극제에 참가하기 위해서 무언극 <기차>를 만들었어요, 극단의 사업이 아니었기에 '박정의 프로젝트'라는 임시 팀을 만들어서 참가 신청을 했는데 선정이 되었고 공연을 했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았어요. 결국, 재공연을 하게 되었고, 마침 극단에서도 제가 독립을 하기를 원했죠. 그래서 독립했어요.
저는 대사 중심의 공연보다는 움직임과 이미지 중심의 공연을 하고 싶었고 극단은 여러 연출가가 있는데 일 년에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한계가 있었죠. 대표님이 "독립해서 작업을 해보는 게 좋겠다."해서 처음엔 좀 아쉬웠지만 '때가 되면 분가를 하는 게 맞겠다.'싶어 분가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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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02년, 첫 작품인 무언극 <기차>는 어떤 작품인가요?

기차역 앞에서 구걸도 하고 소매치기도 하는 앵벌이 남매와 그들에게서 구걸한 돈을 갈취하는 무서운 포주가 기차표를 잃고 쫓겨난 엉터리 마술사 부부를 만나면서 나누게 되는 우정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 - 동화 같은 이야기를 대사 없이 표정과 움직임 그리고 무용으로 전달하는 작품입니다. 모든 대사가 호흡과 움직임으로 구성되어 있어 연습하기 무척 힘든 작품입니다. 대본도 없어 새로 시작하는 배우는 모든 것을 눈으로 보고 설명으로 이해하고 반복 연습을 통해서 역할을 수행해야만 하는 작품입니다. 언어의 장애가 없어 외국에서 많이 공연되었죠. 덕분에 우리 극단이 해외 첫발을 내딛게 해준 작품입니다.
   

-극단 '초인'의 연극 <기차>


Q. 첫 작품을 시작한 이후 15년이 지났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혹은 일화)은 무엇 인가요?

<특급호텔>, <선녀와 나무꾼>, <1인극 멕베드-어느배우의 슬픈 멜로드라마> 등이 주로 재공연 되고 있는 극단의 레퍼토리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극단 초인 하면 대표작이 <기차>죠.
극단을 만들고 첫 작품이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어디 가서 저, 혹은 극단 '초인'을 소개할 때 작품 <기차>를 소개하기 시작했어요. 그 후로 15년이 되어 가는데 아직도 "기차의 박정의 연출입니다."라고 소개를 해야 아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기차>보다 유명한 작품이 없어서라고 생각하면 슬픈 일이지만, <기차>가 그 만큼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해야겠죠? 또 어떤 분은 듣기 좋으라고 "예전에 <기차>가....", "작품 <기차>가 말이지...", "<기차> 알지?" 하고 저를 다른 분에게 소개하곤 합니다. 눈물젖은 두만강의 김정구도 아니고... 그래서 그런지 동료들이 우스갯 소리로 '연극계의 김정구'라고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특급호텔>, <선녀와 나무꾼> 등을 기억하는 관객들도 많이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기차>와 함께 많이 불러주는 작품이고요. <1인극 멕베드>를 좋아해주시는 매니아들도 있어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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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이번 진행 중인 연극 <스프레이>는 '오브제 연극'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관객에게 다소 생소한 장르를 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글쎄요. '오브제 연극'이라고 이름을 붙여도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기획의 필요 때문에 '무슨 연극이다.' 이렇게 명칭을 하곤 하는데, 사실 저희들도 오브제 연극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정확히 모릅니다.
다만, 이동이 가능한 검정 막과 길고 낮은 테이블을 활용해 공간을 만들고 변형하죠, 검정 테이블은 술집의 탁자, 침대, 자동차, 욕조 등 필요한 무엇으로도 변형해서 사용합니다. 고정된 장치보다는 움직이고 활용할 수 있는 오브제를 통해 상상을 연결하는 작업이 재미있습니다. 돈도 절약되고요. 무엇보다 연출이든 배우든, 디자이너가 만들어준 의상, 빛, 장치 안에서, 작가로부터 하사 받은 대사를 재현하는 작업보다 저와 우리 배우들이 함께 시∙공간을 만들고 창조하는 예술적인 작업자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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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극 <스프레이>를 통해 안락함과 무료함의 경계에서 서성이는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하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관객들이 관람할 때, 주의 깊게 봐야 할 포인트 혹은 팁을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검정 막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공간의 변화'이고, 두 번째는 '고양이와 여자의 울음'이에요. 우리는 타인의 울음에 너무 무감각해졌어요. 일종의 '소음'이라 생각하죠. 누군가 소음을 만들어내고 있다면 도와 달라는 신호일 확률이 높아요.


Q. 연극 <스프레이>를 통해 관객들이 무엇을 느끼고 얻어가기를 원하시나요?

"이런 연극도 있구나!"라는 한 마디가 나올만한 연극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연극 무대의 다양한 표현을 통해 미학적 즐거움을 누리다 가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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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극 <스프레이>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거나 인상 깊었던 장면은 어느 부분인가요?

극의 중간쯤에 내연남이 떠나고 혼자 남은 708호 여자가 창밖을 내다보는 모습과 내연남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709호 남자의 멈춰 선 모습이 있는데, 연출로서 그 장면이 제일 좋아요.


Q. 연극 <스프레이>를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으셨나요?

소설 속 인물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는데 한계가 많았죠. 저희가 하는 연극 작업이 늘 그렇지만 그런 한계를 극복하기도 하고 더러는 아쉬움 속에서 타협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만족스러운 장면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만들어진 장면이 만족스럽지 못할 때도 있더군요.


Q. 극단 초인의 2017년 이후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그간 작품 발표를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한 해를 시작하는 만큼, 2017년에는 극단의 인원을 총동원해서 활발하게 신작 2편 이상, 재공연도 2편 이상을 계획중에 있습니다. 주제 사라마구(Jose Saramago)의 <눈먼 자들의 도시>와 미아리의 지역 이야기를 담은 공동창작 한편 정도를 논의 중에 있습니다.


Q. 극단 '초인'과 같은 길은 걷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신가요?

배우가 아닌 '예술가'가 되고자 하는 후배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좀 더 창의적인 작업을 하자는 이야기죠.


Q. 아트인사이트와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새롭고 실험적인 작품들위한 후원과 홍보 많이 부탁드립니다.


Q. 마지막으로, 이후 작품 SNS 등 홍보를 위한 자유 말씀 부탁드립니다.

연극의 상상력은 무한합니다. '초인'은 무대 표현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합니다. 신선한 작품을 보고 싶으시다면 극단 '초인'을 기억해주세요. 





<극단 '초인'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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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 홈페이지 : http://chointheatre.blog.me/

● 2015~2016년 위주 주요 연혁

2015 선녀와 나무꾼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우수공연 프로그램 선정
2015. 4. 21~4. 23 단막극 릴레이 The Faces(얼굴들) 시민청 바스락홀(서울창공페스티벌 참가작)
2015. 5. 10 선녀와 나무꾼 춘천국제연극제 참가
2015. 5.27~10.28 기차 달콤한 문화마을-문화광장 프로그램(한문연)/찾아가는 유랑극단(서울시) 강남구민회관, 충남교육문화원, 성북아트홀
2015. 9. 19 어느 배우의 슬픈 멜로드라마 맥베스 신촌교회 초청공연
2015. 9. 24~10.11 어느 배우의 슬픈 멜로드라마 맥베스 예술공간 서울(연극창작환경개선사업)
2015. 10. 17 어느 배우의 슬픈 멜로드라마 맥베스 산골예술잔치 마실극장 초청공연
2015. 11. 14~15 어느 배우의 슬픈 멜로드라마 맥베스 드림시어터 (연극창작환경개선사업 우수작 선정/대학로 소극장축제 특별공연)
2016. 2. 19~21 <특급호텔> 스페인초청공연 (San Sebastian Victoria Eugenia theatre/Valladolid Theatre of Zorrilla) 주최주관- DIFFUSIO ARTES ESCÉNICAS, S.L.U. / DONOSTIA KULTURA
2016. <기차> 신나는 예술여행(5/18삼일고등학교,5/27부구중학교,5/31나주금천중학교,6/3쌘뽈여자고등학교,6/17우석여자고등학교,9.20장 흥회덕중,9.21대진중,10.4영광여고,10.5김해중,11,7장성여중,11.8소토초,11.9관봉초,11.11웅양중) / 직장배달콘서트 (9.28/11.30)
2016. 7.25 <선녀와 나무꾼> 김천국제가족연극제 / 뫼가람 소극장
2016. 8.12 <선녀와 나무꾼> 영동산골예술잔치 / 야외무대
2016. 8.15 <선녀와 나무꾼> 울산납량축제 / 야외무대





<연극 '스프레이' 상세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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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무대의 다양한 표현을 통해
미학적 즐거움을 주는
극단 '초인'과의 인터뷰를 마치며,

ART insight PM 장혜린


[장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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