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더 좋은 세상을 위한 실험실, 월드컬처오픈 코리아 [문화공간]

글 입력 2016.12.2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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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학기 사회봉사 과목을 신청하기 전까지 ‘월드컬처오픈’이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조차 없었다. 이름이 멋져보여서 근무를 신청했지만, 정확히 어떤 곳인지 얼른 감을 잡을 수 없어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사무실에 찾아갔다.

월드컬처오픈 코리아는 시청역에 사무실을 비롯해 오렌지 컨테이너, 토킹 스푼, W 스테이지라는 공간이 있고, 안국역에도 사무실과 W 스테이지가 있다. 근무를 시작하고 시청역에 있는 사무실을 찾아갔을 때 깔끔하고 세련된 공간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안국역에 비해 시청역 사무실은 주변에 회사가 많아 눈에 잘 띄지 않았지만 공간 자체는 매우 열려 있는 느낌을 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월드컬처오픈의 기본 활동 내용은 ‘공간 나눔’이다. 누구나 사전 예약을 통해 무료로 오렌지 컨테이너의 널찍한 회의 공간이나 W 스테이지의 무대를 사용할 수 있다. 단, 공익적, 비영리 목적으로만 사용이 가능하다. 토킹 스푼은 카페 겸 식당 공간으로, 친환경적인 식품 유통 시스템을 실험하고, 기부금의 형태로 카페나 식당을 이용할 수 있게 한 곳이다. 월드컬처오픈은 이렇게 세 개의 공간을 운영하고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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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문화협업 네트워크’라는 월드컬처오픈의 공식 명칭은 기업도, 비영리 단체도 아닌 것이어서 모호하게 느껴진다. 우리가 기존에 익숙해져 있던 형태와는 조금 다른 기관인 것 같다. 이들이 하고 있는 프로젝트들 역시 실험적인 것들이다. 대표적으로 오픈 컬처 스쿨, 문화 공간 네트워크 등이 있는데, 중앙에서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수직적으로 내려오는 구조가 아닌, 다양한 사람들이 자생적으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실현한 뒤 흩어지는 네트워크형 구조라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크고 작은 프로젝트들의 본질적 목표는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사람들이 다 함께 잘 사는 행복한 지구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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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말처럼 될까, 싶지만 월드컬처오픈 코리아가 지금까지 해온 활동들을 살펴보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몰라’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자발적으로 토크 콘서트, 플리마켓, 재능 기부 등의 행사를 열고,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업이나 페스티벌을 통해 국제적 교류 또한 이끌어내고 있다. 최근에는 ‘컬처디자이너 발굴 프로젝트’도 진행 중인데, 전국 곳곳에 자신만의 창의적인 재능을 이용해서 공익적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발굴하여 인터뷰하고, 데이터를 정리하는 작업이다. 내가 이 기관에서 했던 근무 내용도 컬처디자이너 발굴과 나만의 실험적인 문화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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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의 근무는 세상에 정말 ‘빛나는’ 아이디어가 많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다양한 영역에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가 아닌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목표로 고민하고 있었다. 돈은 안 되지만 세상에 도움이 되는 멋진 생각들은 혼자서 하면 망상일 뿐이지만 여러 명이서 하게 되면 현실이 된다. 이곳은 그런 생각들을 모으는 곳이다. 월드컬처오픈 코리아의 담당자 분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분은 ‘공익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힘들고 가난하게 산다’는 편견, 혹은 현실을 바꾸고 싶다고 하셨다. 월드컬처오픈은 그 꿈을 조금씩 이루어나가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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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좋은 취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기관을 사람들이 아직 잘 모르고 있다는 게 안타까워 왜 기관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느냐고 담당자 분께 물어본 적이 있다. 그분은 활동가 분들을 주목받게 하는 것이 월드컬처오픈의 목적이기 때문에 기관 홍보는 따로 하지 않는 것이라 하셨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알고 내가 느꼈던 것들, 깨달았던 것들을 공유하길 바라는 개인적인 욕심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관심이 있다면 홈페이지나 사무실을 방문해보았으면 좋겠다. 그곳은 언제나 열려있다.


월드컬처오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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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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