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레옹'이 보여준 가능성 [시각예술]

글 입력 2016.12.0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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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많이 아는 것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부터 내게 가장 친밀한 문화예술 장르가 영화였기에 영화에 대해서는 그나마 할 말이 많은 편이다. 대학에 와서 공연도, 전시도 보러다닐 기회가 꽤 생겼지만 여전히 영화는 내게 두 시간의 휴식, 감동, 웃음, 사색, 영감을 주는 가장 특별한 존재다.  그 중에서도 유독 애착이 가는 영화가 있다면 바로 이 영화, <레옹(199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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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we'll be okay here, Leon.
여기가 좋겠어요, 레옹


이 영화를 본 이후로 누군가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이냐 물으면 <레옹>이라 답했고, 그 이유를 물으면 '완벽한'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할리우드 상업 영화에 너무 과분한 찬사가 아니냐 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대본, 연출, 미장센,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이고 심지어 OST까지 흠잡을 데 없는 영화다. 영화 자체가 가지고 있는 메세지나 철학의 깊이는 그다지 깊지 않지만 관객에게 지울 수 없는 여운을 남기는 영화라는 점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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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게 항상 이렇게 힘든가요? 아니면 어릴 때만 그래요?
- 언제나 힘들지.


액션 영화의 거장 감독 뤽 베송이 각본을 쓰고 감독한 최고의 흥행작인 이 영화는 개봉한 지 20년이 넘은 지금 다시 보아도 세련된 영상미와 스토리 전개, 몰입도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영화를 완성한 것은 레옹 역의 장 르노, 마틸다 역의 나탈리 포트만, 스탠스 역의 게리 올드만, 이 세 배우가 보여준 완벽한 연기 호흡일 것이다. 특히 마틸다라는 캐릭터는 시간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을 독보적인 이미지를 가지며, 나탈리 포트만은 촬영 당시 10대 초반의 어린 나이였음에도 대체 불가능한 연기를 소화해냈다. 영화는 액션 영화답게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고, 그 와중에도 전체를 관통하는 아련한 감성을 표현하는 영상 또한 아름답다. 특히 영화 내내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다가 마지막 순간에 시작되는 메인 OST, 스팅의 'Shape of My Heart'는 전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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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사랑한다면 공원에 심어 뿌리를 내리게 해야 돼요.


앞서 언급한 것들이 이 영화가 '명작'이라 불리는 이유일 것이다. 사실 대중적 인기와 예술적 완성도를 동시에 갖추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영화를 비롯한 모든 예술 장르에서 대중성과 예술성의 발란스를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그 작품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나로서는 <레옹>에게 후한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이 영화는 예술성보다는 대중성, 상업성에 좀 더 치우쳐 있기는 하지만, 하나의 작품으로서 가진 미적 완성도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1930년대에 시작된 할리우드 상업 영화의 시대 이후, 대중성, 오락성, 상업성이라는 가치와 예술성, 창의성, 실험성과 같은 가치는 쉽게 타협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한 해에 수없이 많은 상업영화와 독립/예술 영화가 쏟아져 나오고, 영화를 관객수도 급증하며, 영화 제작에 투자되는 돈도 점점 많아지는데, 오히려 대중성과 예술성을 두루 갖춘 영화는 이전에 비해 줄어드는 느낌이다. 지나치게 흥행 요소만을 고려한 저급 영화, 혹은 지나치게 현학적이거나 매니아층만을 노린 영화들이 가득한 영화판에서 1994년의 <레옹>은 하나의 모델이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대중성과 예술성은 타협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양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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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덕이 삶이 뭔지도 알게 됐어.
나도 행복해지고 싶어, 잠도 자고, 뿌리도 내릴거야.
절대 네가 다시 혼자가 되는 일은 없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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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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