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패턴으로 말하는 작가 11010design

지쳐있는 마음에 안정을 가져다 줄 11010design을 만나보자.
글 입력 2016.12.01 13:0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혼란한 사회 속 들려오는 잡음과 잔상들은 잠에 들기 직전까지 머릿속을 휘감는다. 그리고 머릿속뿐만 아니라 마음속까지 휘덮어 '불안'이라는 감정을 일으킨다. 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도 잊을 만큼 불편한 시간 속에서 우연히 마음의 안정을 주는 작품들을 만났다.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패턴'으로 이루어진 11010design의 작품들이다.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패턴을 통해 안정감을 만난 것처럼, 안정은 어쩌면 그 흔하디흔한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일상과 자연, 그리고 여행의 아름다움을 패턴과 디지털 이미지로 표현하는 11010design 박민정 작가의 인터뷰를 통해 보면 볼수록 안정감이 들면서도 흥이 나는 작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어떤 예술 활동을 하시는지요?

크기변환_작가이미지.jpg
 

저는 일상과 자연, 여행에서 영감을 받아 디지털 이미지와 패턴 디자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흔히 보이는 패턴 디자인을 북유럽, 일본과 같이 새로운 예술의 영역처럼 느낄 수 있도록 작업을 하는 중입니다.



Q. 활동명인 '11010design'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요?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가 되면서 그래픽 작업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자고 마음먹었기 때문에 저를 대표하는 이름에도 즐거움이 담긴 ‘흥’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영어로 ‘흥’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단어가 없었고, 한글로 흥을 그대로 쓰려고 보니 너무 직접적으로 표현한 게 아닌가 싶어서 부담스럽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흥’이라는 글자를 이미지로 풀어보자고 생각하던 차에 우연히 ‘흥’을 가로로 보았는데 숫자 11010이 되더라고요. 재밌는 표현이 될 거 같아 사용해보았습니다. 숫자 뒤 디자인은 숫자만 쓰면  디자인과 관련이 없어 보일 거 같아 추가해본 거고요.  


크기변환_강아지풀.jpg

강아지풀

강아지풀을 매우 좋아해서 만들어봤습니다.
초록색이 싱그럽게 보여서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Q. 활동 이외의 생활은 어떤 모습인가요?

여행을 자주 다니려고 노력합니다. 여행할 곳을 정하고, 계획하는 일 자체도 좋아하기 때문에 여행에 대한 정보도 많이 보고 있어요. 여행을 다녀온 후에는 블로그 등에 후기를 쓰면서 지냅니다. 그 외에는 집 주변 산책을 하며 식물과 사람들을 관찰합니다. 생활에서 산책은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매일 한 번 이상은 걸으며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활동하면서 경험하신 에피소드 말씀해 주세요.

주로 SNS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SNS마다 반응이 조금씩 다른 것이 재밌어요. 인스타그램에서 인기 있는 이미지와 블로그, 그라폴리오에서 인기 있는 이미지들이 서로 달라서 이미지 작업 후 보여줄 곳을 골라서 업로드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인스타그램과 같이 해외 사용자가 많은 사이트에서 이미지를 올릴 때, 해외 분들이 좋아해 주시면 뿌듯한 기분이 들어요. 


크기변환_열대의하늘.jpg

열대의 하늘 

여행을 다니면서 하늘을 종종 보게 되는데,
그때마다 우리나라와 다른 푸른 하늘과 구름이 인상적이었어요.
감동받았던 하늘 사진으로 만든 이미지입니다.



Q. 작가님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은 어떤 것이 있나요?

저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아무래도 ‘자연’인 거 같아요. 여행하거나 집주변을 산책할 때 사람보다는 식물이나 동물들, 하늘 등을 더 자주 관찰하는 편입니다. 독특한 모양을 지닌 자연의 모습들을 보면, 관찰하는 동시에 공부하는 기분이 들어요. 자연을 관찰한 후에는 그림으로 만들고, 또 이 그림들을 가지고 패턴 디자인 작업을 할 때 가장 행복한 기분이 듭니다.


Q. 작가님과 같은 길을 걷고자 하려는 후배 작가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시고 싶으신가요?

저는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먼저 다른 사람들과 비슷해지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지금 제가 원하는 일을 시작한 시기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이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슷해지려고만 하니 제가 누구인지, 어떤 장점을 가졌는지를 자꾸 잊어버리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방황하는 시기도 길었고요. 정말 원하는 일을 찾아내고 그 일에서 본인의 장점을 찾아내 발전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면 슬럼프가 오거나 힘든 일이 있다고 해서 포기해서는 안 되고요. 저도 가끔 포기하고 싶은 때가 오지만, 방황했던 시간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합니다.


Q. 인터뷰 이후의 향후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지금은 이미지를 만드는 것에만 주력해왔는데, 이제는 제가 만든 이미지를 제품으로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아트 상품 제작 업체와 일을 하고 있지만, 제가 직접 손으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어떤 것이 있을지 생각해보고 만들어봐야겠죠. 저만의 작업실을 만들고, 작업실을 쇼룸처럼 만들어 홍보하는 것이 꿈이에요. 그래서 그 목표를 위해 계속 작업을 해보려고 합니다.


Q. 작품 /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크기변환_222.jpg
 
광복절

광복 71주년을 맞아 만들어본 이미지로
무궁화와 건곤감리를 이용해 만들어본 텍스타일 이미지입니다.
 
광복절 같은 경우에는 제 나름대로 ‘대한민국’이라는 느낌으로
텍스타일 이미지를 만들어본 건데,
작품을 보신 많은 분이 신선하다고 말씀해주시고
이미지 구매 문의가 가장 많았던 작품이었어요.
그전까지는 제가 만드는 작업이
과연 사람들이 좋아해 줄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고,
슬럼프였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고 힘이 되는 작품입니다.


크기변환_333.jpg

촛불

최근의 이슈로 인해 사람들이 모여 촛불 시위를 하는데,
촛불 시위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민들레 홀씨로 표현해보았습니다.
홀씨들이 멀리 퍼져나가듯, 사람들의 소망이 널리 퍼지고
더 많은 사람이 동참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어보았습니다. 


크기변환_444.jpg
 
아네모네

제가 이전에는 다양한 스타일로 작업했었지만,
지금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펜’을 처음 사용한 작업입니다.
이 작업을 통해 작업 스타일을 찾아낸 거 같아요.

아네모네 같은 경우에는
제가 어떤 스타일로 그려야 할지 고민할 때
낙서처럼 그려서 만들었는데 많은 분이
인정해주신 작품이라 더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리고 펜이라는 도구가
가벼이 그리는 필기구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가장 중요한 도구로 사용 중이라서 더 의미가 있네요.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보는 이미지입니다.
 

크기변환_불면증.jpg
 
불면증
 
잠이 많은 편인 제가 가끔 잠을 자지 못할 때,
그린 그림으로 복잡한 마음을
차곡차곡 쌓아 만든 이미지입니다.
이미지를 보면 쓸쓸함이 느껴지도록 신경을 썼어요.

불면증 같은 경우에는 제가 그린 작업이
제 마음을 반영해준다는 것을 알게 해준 작업입니다.
그전까지는 마음이 복잡해도 표현하기가 매우 어려웠는데,
이 작업을 통해서 마음의 모습을
바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얻은 거 같아요.



Q. 작가님이 느끼시는 패턴 디자인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제가 제품 디자인을 전공해서인지, 제품 디자인에서 새로움을 찾으려면 소재와 모양에서 변화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 내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새로움이 있을지 의문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제품의 소재, 프린트된 패턴만 달리해도 제품 자체가 새롭게 느껴지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에비앙이나 앱솔루트, 스와치처럼 제품의 모양은 비슷하게 유지하지만 색다른 그래픽 이미지를 입힘으로써 이들을 새롭게 한정판으로 판매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런 한정판들은 인기가 많고요. 그것이 바로 패턴과 그래픽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나라마다 패턴 디자인의 느낌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요새 인기 있는 북유럽 스타일의 패턴들은 화려한 색감과 단순한 이미지의 반복으로 유행에 상관없이 사랑을 받는 거 같네요. 패턴 디자인으로 유명한 마리메꼬의 대표적인 꽃 패턴도 1960년대에 만들어졌으니 말이에요. 북유럽과 같이 일본도 패턴 디자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강렬한 색감은 비슷하나 일본의 섬세함과 아날로그 감성이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하고 있어요. 한국의 패턴 디자인도 유명하고 많은 분들이 이에 종사하고 있지만, 아직 북유럽과 일본에 비해서 대표적인 느낌은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국도 한국만의 감성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크기변환_555.jpg

수국

제가 제일 좋아하는 꽃 중 하나인데,
제가 결혼할 때 부케로도 사용한 꽃이기도 해요.
차분한 색상으로 표현해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미지이기도 합니다.



Q. 작품 / 활동 홍보처는 어떻게 되나요?

에센스다와 리얼 패브릭에서 작품을 제작하고 홍보도 하고 있습니다.
리얼 패브릭 https://goo.gl/msTt0e
해외 사이트 중에서는 Society6에서 제작 및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Q. 아트인사이트에 대한 한마디 / 독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인터뷰로 인해서 아트인사이트를 알게 되었는데, 예술인을 소개하고 예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라는 곳이 있다는 점이 매우 기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저와 비슷한 작업을 하는 분들도 이곳에서 많이 만나고 싶어요. 그리고 다른 기회로도 아트인사이트에서 독자분들과 자주 만나고 싶네요!


Q. 작가 SNS 등 홍보를 위한 말씀 자유롭게 해주세요.

자연과 디자인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오셔서 자유롭게 이미지들을 구경해보세요.
‘흥패턴’이라고 네이버 검색창에 입력해보시면 다양한 활동들을 보실 수 있답니다.



                              


▶ 박민정(11010design) 프로필

2001- 2007 : 대학에서 산업디자인 전공  
2007- 2015 : 8년간 UX 디자이너로 회사 생활 
2015- : ’패턴 디자인’에 매력을 느껴 2015년부터 ‘흥패턴’, ‘11010design’ 이름으로 활동 중
패턴 디자인 외에도 그래픽 디자인, 앱 디자인으로 프리랜서 활동 중
 



혼란스러운 세상이지만
내게 안정을 주는 패턴 속에서
ART insight 이소연 PM
somang9431@naver.com


[이소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