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작은 형' 시사회를 다녀오다. [시각예술]

너는 정상인 줄 알아?
글 입력 2016.11.1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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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6일 오후 8시 아트하우스 모모
영화 '작은형' 시사회 및 GV



(작은형 예고편)


 30일 개봉 예정인 영화 '작은형'의 시사회를 다녀왔다. 개봉 전 첫 시사회인 만큼 기대감이 컸다. 아이러니하게도 비슷한 시기에 '형'이라는 영화가 개봉될 예정이다. '형'과 '작은형' 형제(兄弟)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지만 전자가 코믹에 중점을 두었다면 후자는 그보다 더 예민한 소재를 담고 있다. 

 '장애인' 형과 사기꾼 동생.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인식에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시선이 따스하지는 못하다. 시사회를 다녀 온 필자 역시 '장애인'이라는 부정적 인식의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에 이번 영화는 그런 프레임을 벗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 01 사기꾼 동생 VS 모자란 형


부동산 사기로 '빵'에 다녀온 동현. 
그를 기다리는 건 따끈한 두부가 아닌 시퍼런 협박!
'속'까지 탈탈 털리게 될 처지의 동현은
아이큐 48의 순진무구 작은형 
동근을 찾아간다. 

"작은형, 나 믿지? 돈 얼마 있어?"
"나 돈 많아 ... 아니야, 없어 없어"



 '빵', 교도소에서 나온 동현은 나오자마자 위험에 처한다. 빵에 들어가기 전 헐값의 땅을 1억 2천에 팔아넘겼던 전적이 있는 동현. 그리고 그가 나오자마자 사기를 당했던 조폭 일당이 나타난다. 그들은 일주일 안에 돈을 준비해오라는 말과 함께 준비하지 못하면 '속'까지 털어버릴 거라는 협박을 한다. 

 가진 것 하나 없는 동현은 자신의 작은 형 '동근'을 떠올린다. 동근은 지체장애인. 시설에나 살고 있냐며 비아냥거린다. 그런 동현의 예상과 다르게 동근은 좋은 집에서 살고 있었다. 휘둥그레 해진 동현이 집으로 들어오자 하나 둘 들어오는 집의 또 다른 가족들. 재진과 선우. 그들 역시 장애인. 동현은 자신과 다른 '장애인'인 그들을 보며 편견이 어린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세금이 이런 곳에 쓰이고 있었네'

 그 말에 (시각장애) 선우의 한마디.

 '그럼 장애인 하세요.' 

 이렇게 형과 재진, 선우와 만난 동현. 갚아야 할 돈 1억 2천을 갚아야 한다는 목적 달성만이 그의 관심사였다. 그러다 그들에게 많은 액수의 돈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돈을 뜯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동현의 동창인 은아를 만나게 된다. 거기다 자신의 형을 돌봐주고 있는 사회복지사. 동근이 가진 1억을 두고 은아와 동현의 기싸움까지. 

 내용은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 본투비 사기꾼 동생과 그런 동생을 아끼는 형 동근. 그리고 동근의 돈이 동현에게 넘어가지 않게 막으려는 은아. 



# 02 단순한 감동 스토리?

 영화를 보기 전, 예고편만 보았을 땐 단순히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감동'적으로 마무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영화 '작은형'은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단순히 '감동'적인 스토리 만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었다.

 

01) 영화 내에서 인상 깊었던 대사가 있다.

 '너는 정상인 줄 알아?' 

 정상의 기준이 무엇일까? 스스로 질문을 하게 만드는 대사였다. 겉으로 보기에 '정상'인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고. 잘 웃는 사람이 실은 '우울증' 같은 병을 품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단순히 '신체적', '정신적' 결함이 있다고 그들만 묶어 '장애인' 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다르다는 이유로 '장애인' 이라는 프레임에 가둬 피하고 편협한 편견으로 바라보던 나의 시각에 반성을 하게 만드는 대사였다. 


02) 같은 '사람'

 장애인 역시 우리와 같다. 당연한 소리지만 그들에게도 '욕구'와 '욕망'이 존재한다. 영화를 보기 전의 나는 '프레임' 속에서 장애인의 욕구나 욕망의 표출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영화를 본 후에야, 흑백 논리처럼 장애/비장애로 나누어 생각하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을 지나온 기분이었다. 참, 바보 같은 얘기지만 그들도 다를 거 없는 같은 '사람'이다. 

 '작은형'은 그런 그들의 욕구와 욕망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자칫하면 논란이 되기 쉬운 소재와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녹아들 듯이 영화 내에서 표현해냈다. 


03) 사람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

 동현이라는 극중 인물을 통해 인간의 본성이 참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이야기까지 전달받는다. '사기꾼' 동현. 본투비, 정말 뼛속까지 사기꾼인 동현이 형 동근을 어릴적부터 속여온 것을 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사람 변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동현도 영화 끝에서는 인간적인 '면모'를 깨닫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쉽게 변하기 어렵지만, 천천히 조금씩 바뀌어갈 수는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던 게 아닐까.




# 03 독립영화, 그리고 작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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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개봉 전인 영화이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말할 수 없지만. 우후죽순 쏟아지는 대형 영화사의 영화 속에서 '독립영화 작은형' 역시 그만한 '힘'과 '전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 자리였다. 

 독립영화라고 해서 영화의 내용이나 질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의 소수 인원을 확인하고 놀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저렇게 적은 인원이 이런 영상미와 이야기의 영화를 제작할 수 있구나. 영화 상영이 끝난 후 감독님, 배우님들과의 질의응답을 들으며 더욱 더 와닿았던 거 같다. 

 현실이 좀 그렇다. 메이저와 마이너. 잘 나가는 연예인, 배우를 앞에 세워 커다란 대형 회사들과 그 뒤에 가려지는 것들. 물론 유명하기 때문에 믿고 볼 수 있을 수도 있다. 반대로 유명해서 다들 보길래, 쫓아가 봤더니 실상은 아니기도 하고. 항상 어떤 단어로 정의 된 기준에 의해 사람들의 인식과 선택이 달라진다.

 '독립영화' 라는 이유로 영화 '작은형'을 지나치지 않았으면 싶다. 장애인은 우리 주변에서 같이 살아가고 있고 필자처럼 어떤 편견적인 '프레임'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영화를 본 후에 그 틀에서 벗어나 생각이 넓어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김세옥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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