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

글 입력 2016.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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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



"이 전시품을 가져올 때
보험료로만 1300억이었어요.
중국의 일급보물인 이 그림은 그만큼 가치가 높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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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국립중앙박물관은 축제분위기였고
몇 년만에 찾아간 박물관은
더욱 멋진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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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앞 연못) 


가족 나들이가 한창이었고,
언니와 나는 오랜만에
힐링을 하는 것 같아 덩달아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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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초대권이 더욱 아름다웠던 이유는 봉투에 붙여있던 한국화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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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 입장하고나서 처음 마주한 것들은 수묵화들이었다.
전통적으로 자주 마주하였던 다만 평소에 보던 풍경이 아니라
우리 나라 조선의 도시를 그렸다는 것이 달랐다.

그림에 문외한인 나는 그저 그림을 보고 있었다.
그때 언니가 나를 부르고 말했다.

"여기 봐, 묵의 진함이 다르지?
이걸로 원근감도 같이 표현한거야.
멀리 있는 것은 흐리게, 가까이 있는 것은 진하게.
서양의 구도를 떠나서 동양화는
동양화 나름대로 이미 그림 속에서
원근감을 보여 주고 있었어."

이 말을 듣고 나서 부터 진정한 감상을 했던 것 같다.
(역시 항상 큰 언니와 함께하는 예술 전시에서는
또 다른 시각들을 얻고 간다.)

때마침 전시를 해설해주시는 시간대에 입장했지만
감상하는 시간이 달라서 언니와 나는 독자의 길을 선택했다.
언니가 그림 속의 포인트를 짚어줄 때마다
스스로 전시 속에서 배우는 느낌이 들었다.
참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작품 앞에 언니와 내가 섰다.

한, 중, 일의 가장 이상적인 도시상을 그린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는 전시관이었다.

그리고 제일 먼저 만난
중국의 <청명상하도>

한마디로 세밀했다.
또한 역동적이었다.

세밀해서 역동적일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미술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다.
미술 전시를 그렇게 많이 접한 적도 없고,
더군다나 동양화는 이런 전시를 찾은 것이 처음이었다.

그런 내가 <청명상하도>를 꼼꼼히
구석구석 놓치는 구석이 있을까 보았다.
내 옆에 언니 역시 집중했다.

그 이유는 그 작품이 500년이나 되었다는 것과
과거의 그림이 이렇게나 잘 보존되었다는 것,
복사품이 아닌 진품이라는 것,
그리고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다는 것.

중국의 옛날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만들었다.

그 세세한 그림에는 부드러운 역동성이 느껴졌다.
그 그림 속의 사람들의 행동과 얼굴표정이 다 달랐기에 가능했다.
바로 옆 옆 사람들과의 표정이 달랐고, 
나무에 가려진 사람의 옷 소매까지 신경쓰는 화가가 대단하다싶었다.
그리고 그 먼 과거에 이렇게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는
도구가 있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사람들의 행동, 표정은 물론이고
 물길이 흐르는 방향과 바람에 밀려
흩날리는 나무잎의 방향이 동일했다.
그 그림 속에서 바람의 방향이 느껴졌다.
단지 그림일 뿐인데도
전망대에서 그 전경을 보는 듯했다.

그렇게 한참을 보고 있는데
해설사님의 해설이 들려왔다.
이 작품을 들여오기 위해서 보험을 들었는데,
그 보험료가 1300억이라는 이야기.
그러니 이 그림의 가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고 이야기 하셨다.

그 말이 이해가 되는 그림이었다. 

그리고 바로 반대편에는 다른 중국의 작품이 있었다.
<태평성시도>는 <청명상하도>와 유사한 느낌이면서도 전혀 달랐다.
조금은 더 정적인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다.
그때 또 언니가 나에게 말해주었다.

"봐봐, 여기 나무 수종에 따라
잎 모양이 다 달라."

보고 놀랐다. 앞서 본 <청명상하도>는
사람들간의 사회에 초점이 더 들어가 있다면
<태평성시도>는 사회는 물론이지만
자연경관에 더 많은 섬세함이 들어있었다.

둘 다 멋진 작품이었고,
그 당시 중국 그림 문화의 대단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 두 작품을 23일 이후로는 볼 수 없다고 하니,
그전에 진품으로 많은 분들이 만나보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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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관부터는 촬영이 가능하다.

이때부터는 김홍도, 신윤복의 풍속화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것들을 눈으로 직접보니 신기했다.
그리고 그 둘의 그림을 비교해보니
묘사하는 느낌자체가 다름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풍속화를 지나서 점차 해외에
우리나라의 그림이 알려지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백선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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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도와 백선도를 채색하여 만든 병풍 <백납도 병풍>)


백선도는 작자 미상으로 남아있었는데,
백선도와 백선도 그림에 색을 칠해 병풍으로 만들어 놓아
독일에까지 전해졌다고 한다.
(현재 독일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 소장되고 있다.)

언니는 보자마자 말했다.

"세련됐다."

백선도는 부채들을 그린 그림이었는데,
그 부채들의 색감이 하나같이 화려하면서도 세련되었고,
부채들을 놓은 구도가 현대에서도 사용하는 구도였다.
몇 백년 전, 화려함과 우리나라의 전통미가 합쳐진 이 작품이
독일까지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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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직화라는 새로운 작품 형식을 만날 수 있었다.
이미 그림을 그린 후에
그림을 세로로 얇게 잘라 다시 엮어서
그림을 완성시키는 형식의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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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직화 - 화조)


독특한 형식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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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근대로 도달하니,
1900년대 미술교과서와
그 시대 화가들이 그린 자화상을 볼 수 있었다.
유화였다.
그리고 전시는 마무리된다.

색다른 느낌의 전시였으며,
우리나라의 미술사까지 느낄 수 있는 전시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이기에 이렇게 좋은 전시를
다른 전시들에 비해서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지 않았나싶다.


동양화라는 새로운 세계에 한 걸음 발을 내딛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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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말,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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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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