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가을밤의 아름다운 선율, 로열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글 입력 2016.09.17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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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0일 토요일, 좋은 기회가 생겨 롯데콘서트홀에서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을 보게 되었다.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1926년, 토마스 비첨(Thomas Beecham) 경이 창단하였으며 지난 70년간 수준 높은 연주로 전세계 클래식 음악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고 한다. 수많은 저명한 지휘자들을 거쳐 발전해왔고 이번 연주에서는 샤를튀투아의 뒤를 잇는 젊은 영국 지휘자 알렉산드르 쉘리가 지휘를 맡았다. 한편,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우리나라의 실력 있는 첼리스트 제임스 정환김의 연주도 함께 하여 더욱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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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월드 몰의 롯데콘서트홀은 이전에 가보았던 연주회장의 구조와는 사뭇 달랐다. 기존의 연주회장은 무대를 기준으로 정면에 관객석들이 위치해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번 공연이 진행된 롯데 콘서트홀은 무대를 기준으로 사면에 관객석이 배치되어 있었다. 이는 국내 최초의 ‘빈야드’ 스타일 공연장으로 객석을 여러 구획으로 나눠 소리가 고루 전달되게 하는 구조라고 한다. 정말로 정면이 아닌 측면에서 연주를 감상했는데도 웅장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와닿았고, 항상 정면에서만 보던 오케스트라를 다른 각도에서 조망하는 색다른 매력이 있었다.

   연주는 1부와 2부에 걸쳐 진행되었다. 1부는 맨델스존의 핑갈의 동굴 서곡 b단조 Op.26과 차이코프스키의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으로 구성되었고, 2부는 브람스의 교향곡 4번 E단조 Op.98로 구성되었다. 현악기와 관악기, 그리고 타악기가 어우러져 웅장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브람스의 교향곡 연주가 인상적이었는데, 현악기만으로 연주하는 부분의 선율이 굉장히 아름답게 느껴졌다. 브람스의 교향곡 4번은 바로크의 엄격한 음악적 구성과 브람스 자신이 살았던 낭만주의 시대의 열정이 어우러지게 하려는 필생의 노력으로 거둔 가장 인상적인 결과물로 평가된다고 한다. 베토벤의 교향곡들이 굉장한 영향력을 가진 가운데 브람스는 자신만의 색채를 지닌 교향곡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교향곡 4번은 베토벤의 그늘을 벗어나 완벽히 브람스만의 색채를 지닌 교향곡으로 인정받은 곡이라고 한다. 그러한 명성과 같이 관악기와 현악기의 조화와 다양한 변주를 통해 아름다운 하나의 선율을 만들어 내던 연주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한편, 2부 연주를 모두 마친 후 이어지는 박수갈채로 진행한 앵콜곡 중 하나였던 헝가리 무곡도 무거웠던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흥을 돋우며 돌아가는 발걸음을 즐겁게 해주었다. 그렇게 앵콜 무대를 포함한 열정적인 연주가 끝나고 좋은 음악을 들었다는 행복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연주회장에서 직접 오케스트라를 마주할 기회가 별로 없었던 나는 각각의 악기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선율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조용하고 단조로운 선율을 좋아해 오케스트라 연주보다는 피아노 독주, 첼로 독주 같은 클래식을 선호하던 나에게 이러한 연주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독주할 때의 첼로 소리는 오케스트라에서 다른 악기들과 어우러지자 또 다른 새로운 매력을 발산하는 듯했다. 모든 악기들이 다른 악기와 어우러지면서 고유한 음색이 희미해지기보다는 더욱 돋보이게 되는 것 같았다. 그러한 가운데 만들어내는 웅장한 조화가 마음에 와닿았다. 더 데일리 캘리포니안지는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현악과 관악 파트는 디테일과 톤에 있어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것이 자타 공인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칭송받는 RPO에게는 사람이 숨 쉬는 것과 같이 자연스러운 일이다.’라고 평한 바 있다. 정말로 관악기와 현악기, 타악기가 어우러져 하나의 곡을 연주하고 완성해나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숨 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곡과 좋은 연주자들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콜라보였던 것 같다. 흔치 않은 기회에 흔치 않은 좋은 연주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들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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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혜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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