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시간을 파는 상점 이용 및 구매 후기! :)

글 입력 2016.08.1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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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지하고 있지 못할 뿐, 우리는 항상 시간을 사기도 하고 팔기도 한다. 무언가를 만드는 시간, 누군가와 대화하는 시간, 때때로 그냥 가만히 있기도 하고, 어떤 상황이나 감정에 시간을 투자하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의 시간을 빌리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가 지닌 시간에 대해 크게 골몰해본 적이 많지 않기 때문일까, 혹은 너무 익숙하고 당연한 존재로 받아들이기 때문일까. 시간이라는 것을 그리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드물었다.

   더욱이 시간을 사는 것도 아니고 판다니. 설사 그것이 쓸데없이 흘려보내는 시간일지라도 고집스레 내 것으로 잡고 있기 벅찬 시간을 판다고 했다. 사고 파는 행위란 그 댓가를 얻는 일이라 할지라도 그 대상이 시간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번 사라지면 다시는 돌려놓을 수 없는 것. 그래서 더욱 귀하고 값진 것. 시간을 파는 상점에서는 어떤 시간을 팔고 있을까? 극장으로 내려가는 발걸음이 들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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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생인 온조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시간을 파는 상점을 열고 사람들의 부탁을 대신 들어주는 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을 여는 상점을 연 후 들어온 첫 의뢰는 온조의 마음을 잔뜩 긴장하게 만든다. 한 익명의 제보자가 온조에게 누군가 훔쳤던 물건을 제자리에 돌려놔달라고 부탁한 것. 온조는 가까스로 첫 의뢰를 마치게 되지만, 의뢰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사건의 전말은 어떻게 된 것인지 의문에 쌓인 채로 지내게 된다. 초반의 큰 사건이 지나고 온조의 학교생활 이야기와 주변 친구들과의 관계가 내용의 주를 이루며 이어진다. 중간중간 온조가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의뢰를 해결해가고, 그 가운데서 사람들 사이의 정, 사랑, 마음, 관계, 그리고 사람들을 아우르는 소중한 시간들에 대해 배워나간다.

   하지만 내용이 전개될 수록 초반의 도난사건이 다시 들춰지며 이야기가 복잡해지는데. 온조는 그녀 자신이 시간을 파는 상점의 크로노스라는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동시에 도난사건과 관련된 의뢰로 갈등을 겪는다. 그리고 그 사건에 얽힌 주변인들과 친구들의 일로 상황은 점점 긴박하게 흘러간다. 옆 반 친구의 태도가 이상해 살펴보니 의뢰자는 그 아이였고, 그 친구는 학업 스트레스로 도둑질에 손을 대는 자신의 절친을 도와달라 외친다. 도둑질을 돌이킬 수 없게 되자 자칫 잘못된 선택을 할 지 모른다는 걱정에 온조와 의뢰자 친구는 그를 열심히 찾아다닌다. 결국 도둑질을 하던 아이는 친구의 진심어린 얘기를 마음에 새기고 새 시작을 위한 여행을 떠난다. 그 이후 온조는 새롭게 만난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파는 상점을 더 열심히 운영해간다.

   연극이 끝나고 밖으로 나올 때 빙그레 웃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정말 유쾌하고 즐거운 연극이었다. 긴박감 넘치던 마지막 의뢰도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고, 온조가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나눈 따듯한 이야기도 마음에 깊이 남았다. 사실 생각해보면 엄청나게 특이하거나 특별한 사연이 담긴 이야기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연극은 관람자로 하여금 우리가 잊고 지내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가족과의 시간, 선생님과의 시간, 친구와의 시간. 우리의 시간이 따듯하게 달구어지는 풍경을 스스로 되새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손 위에 놓인 시간의 가치를 재차 느끼게 되는 것이다.

   시간은 결국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진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도 우리 손에 달려 있는 문제. 하지만 내 시간이라고 그 시간을 꽉 붙들고 있기만 해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시간을 누군가에게 주고, 나도 시간을 누군가에게 받고, 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한정될 뿐이었던 시간은 비로소 풍성해진다. 아마 그 시간들이 삶 속에서 추억으로 새겨지기 때문일 테다. 보이지 않지만 사라지지도 않는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우리 안에 고인다. 고인 시간으로 얼마나 예쁜 연못을, 혹은 호수를, 혹은 바다를 만들지는 우리들의 책임일 것이다. 예쁘고 푸르고 투명한 바다를 만들고 싶다. 시간은 신의 손 아래 있는 영역이라고 하지만 실은 아닐지도 모른다. 사실 전적으로 우리가 맘껏 다룰 수 있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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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래도 청소년 추천 도서인 만큼 극장 내에는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친구들이 꽤나 많았다. 만약 내가 고등학생이었다면 좀 더 많이 공감하면서 볼 수 있었겠지 싶었으나, 내용 자체는 어느 한 연령대에 편중된 것이 아닌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이었다. 극을 진행하시는 배우님들도 유쾌하고 즐겁게 관객들과 소통했던 점이 또한 인상깊다. 중간중간 극 내부와 외부를 건너다니는 애드립은 중간중간 큰 웃음을 주었다. 극장 내부는 소극장이라 그리 크지 않았지만 좌석 간격도 넓직하고 편했다.

   시간을 파는 상점. 손님으로써 온조와 친구들의 시간 속으로 쏙 들어갔다 나온 기분이다. 이용 후기는 별 다섯개 만점 중에 다섯개 만점. 내 시간도 누군가에게 가치있게 쓰였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연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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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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