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 어떤 풍경에 대한 반성 [사진, 서학동사진관]

글 입력 2016.08.0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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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풍경에 대한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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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어떤 풍경에 대한 반성


일자 : 2016.8.6 ~ 2016.8.28

시간 : 11:00am~06:00pm / 월,화요일 휴관

장소 : 서학동사진관

티켓가격 : 무료

주최 : 서학동사진관




문의 : 063.905.2366





<상세정보>


어떤 풍경에 대한 반성
 
어떤 풍경에서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사람을 생각해보지 않는 곳은 없을 것이다. 비록 처음 보는 장소라 할지라도 본다는 것은, 발을 들여 논다는 것은, 인간의 개입 여부를 놓고 바라보는 것이다. 바라보기에 좋더라 혹은 나쁘더라, 사람 살기에 좋더라 혹은 나쁘더라는 아주 본능적인 감정과 계산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풍경사진은 쉽게 보이지만 어렵다. 그저 무심한 풍경(자연이라고는 말 할 수 없다) 속에서 우리는 인간의 역사를 풀어야 한다. 그 중첩된 시간의 흔적 안에서 인간의 욕망과 소외와 희망과 절망의 흔적들을 끌어 올려 들여다본다. 사진이라는 것이 대개 지나간 것을 들추어낸다거나 조금이라도 더 남루하고 비참한 것들을 조명해야 이야기 거리가 된다는 진부한 논의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풍경 사진이 상투적인 틀에서 벗어나 자신의 목소리를 진솔하게 담아내는 작업에서 늘 한계를 느낀다. 이번 전시는 작가 개개인이 풍경 속에 담겨진 건물이나 골목이나 서해안의 황량한 환경을 사회적으로 성찰하고 고민하는 점도 있지만 작가 스스로가 피사체 앞에서 사진을 찍고 제시하는 문제를 고민하는 전시이기도 하다.
 
김영경의 이번 전시는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오랫동안 건물이 시간 속에서 퇴화하면서 안고 있는 물질문명의 어두운 상처, 급변하는 도시의 부조리, 인간의 소외 등을 사진에 담으면서 보이는 것 보다 보이지 않는 면을 말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김영경의 작업은 주로 중형수동카메라 작업이 많으며 그의 독특한 시선은 시간 속에서 충실했던(지금은 사라질 수밖에 없는) 건물의 외관을 진지하고 깊은 색조로 표현함으로서 사진의 형식이 내면을 채우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김영경은 사라진 동대문운동장, 서울시청 본 건물 등을 개성적인 컬러작업과 프레임을 통해서 대상의 본질을 통찰하고자 했으며 서울 북촌과 최근에는 군산 개발지역등 각 지역의 소외된 모습을 퍼즐을 맞춰가는 형식으로 진지하고 일관된 작업을 하고 있다.
 
김진호의 작업은 2010년에 발표한“[와일드 와일더 웨스트 Wild Wilder West] 시리즈 중의 일부다. 2008년 [로스트 썸머]를 발표한 적이 있는 그는 “두 시리즈 모두 서해안 지역의 일상적인 풍경을 다룬 작업이지만 [로스트 썸머]가 보다 엄격한 시선과 안정적인 구도로 상처받은 서해안 풍경을 담은 작업이었다면, [와일드 와일더 웨스트]는 조금 더 자유로운 시선과 카메라 프레이밍으로 풍경의 양면성을 모두 담아낸 서정적인 작업이다.”고 말한다. 김진호는 사진의 개념을 강력하게 표현하기 보다는 색체와 프레임으로 작가의 의지를 말해주고 있다. 1976년 윌리엄 이글스톤으로부터 시작된 ‘뉴 컬러사진’은 컬러사진이 가지는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예술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뒤덮는 계기가 되었으며 그 뒤로 풍경의 내면에 중점을 두고 자연의 색을 잃지 않되 주관적인 컬러를 사용함으로서 작품을 완성하는 작가들이 많이 있다. 특히 김진호의 사진은 작가의 주관이 잘 드러나는 컬러를 사용하고 있어 그가 만든 사진은 섬세하고도 깊어 풍경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되며 편하게 바라보이는 사진에는 서해안의 아픔이 잔잔히 스며있다.
 
손이숙은 이번 작업제목을 ‘평평한 땅’이라고 붙였다. “우연한 기회에 정기적으로 경기 북부와 서울 변두리에 가게 되었고, 인공위성이 보내온 지구의 모습은 공 같은 모습인데도 아직도 지평선 아래에는 낭떠러지가 있을 것만 같은 나에게 그곳은 중심보다는 평평한 땅의 네 모서리에 더 가까운 곳 같았다.”라고 작가노트에 기술하고 있다. 손이숙은 깊은 생각과 주관을 갖고 있음에도 늘 겸손하다. 사진에 있어서도 똑 부러지게 자기의 주관을 앞세우려고 하지 않는다. 피사체에 대해서도 본인에 대해서도 조심스럽다. 작가는 자기의 주관을 샘물처럼 끌어 모아 올리려한다. 사람이 산다고 할 수도 안 산다고 할 수도 없는 한적한 동네의 풍경을 보면서 작가는 평평한 땅을 상기시킨다. 응집 할 수 없는 공간, 자꾸 시야에서 벗어나려는 풍경-녹슨 양철 담에 기대고 서툰 삶을 시도하는 시든 소나무, 시멘트 전신주 앞에서 무력하게 멈추어버린 낡은 자동차 등 - 심지어 사람이 있는 풍경에 조차도 그 적막감은 더하다. 손이숙이 말하는 평평한 땅은 이 시대의 단절이며 불완전한 환경이다.      
                                                                                                       

서학동사진관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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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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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숙


[나유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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