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하이든 오라토리오 - 천지창조

글 입력 2016.06.14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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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회 정기연주회천지창조 앞면.jpg
 

J.Haydn - 오라토리오 [천지창조] /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2016.06.07/ '위대한 유산 시리즈 9'


지난주 화요일!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를 보기 위해 예술의 전당을 다시 찾았다.
예술의 전당! 올해들어 자주 방문하는 것 같아서 행복하다.
예술의 전당에 오면 음악분수에 한 번쯤 가보면 좋다.

분수대가 춤추는 것도 예쁘고,
음악도 예쁘고,
사람들이 띄엄띄엄 앉아서 음악을 즐기는 모습도 예쁘기 때문이다.


1. 오라토리오

오라토리오는 오페라와 마찬가지로 독창, 중창, 합창으로 이루어져 있다. 독창(Solo)에는 서창(Rezitativ)과 영창(Arie)이 있다. 서창-레치타티보는 노래보다는 가사, 즉 대사에 중점을 둔 파트로 내용 설명이 주가 된다. 그리고 영창-아리아는 곡의 아름다움, 가수의 기량에 중점을 둔다. 중창(Duett, Terzett, etc)은 말 그대로 중창이고 합창(Chor)도 말 그대로 합창이다. 레치타티보가 음악적 아름다움보다는 가사 전달을 중시한다지만, 내 입장에서는 그것도 멋있었다. 이전에 본 마술피리에서는 레치타티보 부분을 모두 한국어로 번역하고, 관객들의 이해와 오페라에 대한 친근한 접근을 위해 연극처럼 연기했었다. 그런데 오라토리오는 그렇게 연극처럼 갈 필요도 없고 그럴 여지도 없다. 그래서 레치타티보도 모두 아리아처럼 노래로 진행되었고, 나에게는 다 똑같이 멋있었다. 그리고 나는 개인적으로 독창보다 합창 파트가 더 좋았다. 정말 웅장하고 심장을 둥둥 울리는 느낌! 정말 신을 찬미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성가대의 업그레이드 버전!!

독일어라서 자막 없이는 못 알아듣는 게 정상이라, 마술피리를 볼 땐 무대와 자막을 번갈아 보느라 눈을 바쁘게 움직였었다. 그런데 천지창조는 같은 독일어라도, 내용이 우리모두 아는 내용이다보니 굳이 자막을 계속해서 볼 필요가 없었다. 그냥 어느 부분인지만 알면 된다. 세상을 만드는 부분, 짐승들을 만드는 부분, 인간을 만들고, 인간과 천사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부분. 그래서 더 노래를 듣는 쪽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 피곤해서 조금 졸았다.)


2. 오라토리오 오케스트라

오라토리오에는 독창과 중창을 할 가수와 합창단, 그리고 오케스트라가 필요하다. 그래서 서울오라토리오도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정말정말 신기했던 건, 오케스트라 안에 '하프시코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음원에서는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로 그 소리를 듣는 건 처음이었다. 처음엔 3층에서 내려다보며 저게 무슨 악기일까 고민했는데, 프로그램북에 하프시코드라고 나와있었다...ㅎ...

오케스트라 단원분들도 가수들만큼이나 다들 실력이 출중하셨다. 특히 목관악기 소리가 좋았다. 아무래도 금관악기, 특히 튜바 같은 저음악기는 엄청 규모가 큰 오케스트라 연주회 아니면 쓰이는 경우가 드물다. 이번 공연에서는 저음 관악기로 콘트라 바순을 사용했다. 바순 옆에 앉은 용처럼 생긴 악기! 이름 아는데, 뭐지, 베이스 바순, 알토 바순, 바순의 종류, 다 검색해봤는데 알고보니 콘트라 바순이었다. 확실히 이 음색이 오라토리오에는 훨씬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하프시코드와도 다른 악기들과도 더 잘 어울리고 좋은 소리를 낸다. 그냥 나는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보러가면 습관적으로 튜바의 존재부터 찾는다.왠지 친근하고 좋은 악기라서. 튜바는 행진곡이나 엄청 빠방한 곡에 쓰이면 그 소리가 엄청 매력적이다. 하지만 분위기에 따라서는 전혀 안 어울릴 수도 있다. 마치 이번 공연에서처럼.


3. 여담, 콘서트홀 3층석

3층석 난간은 무릎 높이밖에 안 된다. 그보다 높으면 여러보로 무대가 안 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리고 계단과 객석의 경사가 가파르다. 이것도 뒷좌석에도 구석구석 무대가 잘 보이도록 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런데 너무 무섭다....고소공포증을 자극하는 이 가파른 경사...! 발 삐끗하면 2층으로 떨어지는 거 아닌가요...? 진짜 살짝 삐끗하면 굴러 떨어질까봐 무서웠다. 으헝


[류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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