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가족 음악극 '하얀 동그라미 이야기', 각색을 각색하다.

글 입력 2016.06.1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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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3 ~ 06.26/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극단 아리랑
<하얀 동그라미 이야기>



온가족이 함께 보는 가족 음악극 <하얀 동그라미 이야기>의 할인 이야기

-티켓 20,000원!
-구로구민 할인 : 20%
-구로아트밸리 회원할인 : 30%
-학생(초등~대학생)/만 65세 이상 할인 : 50%
-3인 이상 가족할인 : 50%
-공연예술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할인 : 50%



   재미있는 점은 3인 이상 가족에게 50퍼센트의 할인을 적용해주는 것! "온 가족이 함께 보는 가족 연극" 컨셉에 딱! 어울리는 것 같다.

   <하얀 동그라미 이야기>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연극 <코카서스 백묵원>을 각색해서 만든 음악극이다. 그리고 이 <코카서스 백묵원>은 중국의 <회란기>라는 작품을 브레히트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올라온 원작 <회란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솔로몬의 재판'과 비슷한 내용이다. 두 어머니가 한 아이를 자신의 아이라고 서로 우기는 상황에서 명판관이 번쩍이는 지혜로 친어머니를 밝혀내는 이야기!

   <회란기>는 중국 원나라 때의 희곡으로, 어떤 부자의 부인이 남편을 독살한 후에, 재산을 차지할 목적으로 첩의 아들을 자기 아들이라고 주장하나 명판관 포청천에 의하여 실패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네이버 국어사전)

   포청천은 바닥에 하얀 동그라미를 그려넣고, 두 어머니에게 아이의 팔을 한쪽씩 잡게 하고 동그라미 밖으로 끌어내라고 한다. 처음에는 서로 힘껏 당기지만, 아이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친어머니는 그 손을 놓게 되고, 판관은 이 것을 보고 친어머니를 밝혀낸다.

   브레히트는 이 내용을 살짝 각색하였다. 무대 위에서는 '가수'가 '백묵원(하얀 동그라미)의 전설'을 들려준다. 아이를 버린 친어머니인 총독부인과, 버려진 아이를 구해서 친자식처럼 기른 하녀, 그리고 가난한 민중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재판관 그루세의 이야기이다. 아기를 어머니답지 않은 어머니에게 보낼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아기를 사랑하는 하녀에게 주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1. 부자인 친어머니는 아이를 버렸고, 가난한 양어머니는 아이를 사랑으로 키웠다.
2. 판관은 지혜의 대명사가 아니라 술주정뱅이이다.
3. 판결에 영향을 끼친 것은 어머니의 모성애뿐 아니다. 아이의 입장이 크게 반영되었다.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각색은 3번일 것이다. 두 편의 고전에서 현명한 판관이 찾으려 했던 것은 '생물학적 친어머니'였다. 그러나 브레히트의 주정뱅이 재판관이 찾으려는 사람은 '진정한 어머니'이다. 대개는 친어머니가 진정한 어머니이지만, 몇 가지 경우에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아이가 필요로 하는 어머니,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어머니, 마음으로 키워준 진짜 어머니를 찾는 것. 원 안에 선 아이의 눈빛을 가장 중요하게 보았다는 점이 핵심인 것 같다. '하얀 동그라미 이야기'. 하얀 동그라미의 안쪽에 서 있는 아이와 동그라미 바깥쪽을 둘러싸고 있는 어른들의 시선이 마주친다.


내가 느끼는 이번 연극의 관람 포인트는 이렇다.


1. 브레히트의 각색.

   작품을 감상할 때는 그 작품에서 내가 받은 인상이 물론 가장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작가의 의도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그 작품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 아이는 아이를 더 아껴줄 수 있는 '진정한 엄마'에게, 땅은 진정으로 농사를 짓고 땅을 돌볼 줄 아는 '소작농'에게!

2. 배새암 작가님의 각색

   이 작품은 <회란기>를 각색한 <코카서스 백묵원>을 각색한 작품이다. 이 두 번째 각색 과정에서 강조된 것들 또한 의미있을 것이다. 극단 아리랑과 배새암 각색의 의도는 이 연극을 온 가족이 다함께, 즐겁게 볼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었다.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이 어우러진 음악, 원작의 인명과 지명 대신 서울, 구로 지역에 익숙한 지명과 인명을 사용한 점, 또 진짜 부자지간인 민대식 배우와 민병우 아역배우의 호흡까지! 정말로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가족 음악극이다.
물론 나는 친구랑 보러 가겠지만..ㅎㅎ


3. 연출

   아직 보기 전이기 때문에 연출이 어떻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포스터와 시놉시스에서 풍기는 분위기만으로도 연출이 매우 재미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온다. 검정과 노랑이 조화된 심플한 이미지, 떠들썩해보이는 어른들, 흰 분필 원 가운데 서있는 아이의 뒷모습. 주정뱅이 판관과 떠들썩한 어른들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기대된다. 특히 아이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과장과 유머도 어우러져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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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아트 인사이트 서포터즈로 이런 저런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보고 글을 쓴 지도 세 달 하고도 열흘이 넘었고, 이제는 막바지를 바라보고 있다. 벌써?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다고 시간이 눈깜짝할 새 지나갔다고 말하기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어렸을 땐 시간이 느리게 간다고 생각했다. 조금 더 나이 들어서 청소년기에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물론 어리지만, 지금 보기에는 매 시간마다 일어날 일들이 일어나며 적당히 지나가는 것 같다. 이 시간들을 더 알차게 쓸 수 있는 포인트들이 눈에 보이기도 한다. 물론 게을러서 많은 경우 흘러가게 내버려두지만...! 하나씩 하나씩 잡아가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이 더 열심히! 살아야지.


[류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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