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짙은 풀향이 가득한 여름밤에 어울리는 클래식공연 [비엔나에서 온 편지]

서울국제음악제의 마지막 공연
글 입력 2016.06.10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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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음악제의 마지막 공연 <비엔나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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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6월 3일 저녁 8시, 서울국제음악제의 마지막 공연 <비엔나에서 온 편지>를 찾았다. 무산의 위기를 극복하고 많은 관계자의 노력과 애정으로 개최된 공연임을 들었기에 더 마음이 갔다. 다른 3개의 공연들도 모두 기대가 됐지만, 시간이 맞는 것을 찾다보니 폐막식공연인 본 공연에 참석하게 되었다. 모차르트와 베토벤, 슈베르트의 작품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익히 들어 익숙한 작곡가들의 작품이어서 기대가 되었다.

 귀여운 웃음을 띠고 등장한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알텐부르거와 첼리스트 김민지는 어딘가 닮은 모습이었다. 첫 곡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이중주가 바이올린과 첼로버전으로 연주되었다. 즐거운 느낌을 가져다 주는 상큼한 공연의 시작이었다. 사랑스러운 느낌이 드는 선율들이 막힘없이 연주되었는데 가만히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좋게 해주는 곡이었다. 쉼없이 이어지는 선율들을 흐르는 물을 따르듯 듣다보니, 조금 짧은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알텐부르거가 거침없이 주도적이면서도 어딘가 담백한 느낌이 드는 연주로 곡을 이끌어갔고 김민지가 존재감을 자랑하는 첼로선율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보였다. 
 이 곡은 당시 27살이었던 모차르트가 결혼을 반대하던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잘츠부르크를 찾았을 때, 하이든의 동생인 미하엘 하이든의 당시 작곡작업을 돕기 위해 대신 작곡해 준 곡이었다고 한다. 

 다음 곡은 베토벤의 피아노 2중주 제 7번 대공으로 모짜르트의 첫 곡보다는 어딘가 전원적이고 장대한 느낌이 들었다.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알텐부르거, 김민지와 함께 하였는데, 악장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1악장은 장대하면서도 즐거운 느낌을 주는 산뜻한 곡이었다. 아마 연주자의 스타일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왜냐하면 이어지는 슈베르트의 곡에서도 전체 공연의 분위기를 이끄는 본 무대만의 개성이 물씬 느껴졌기때문이다.

 마지막곡은 슈베르트의 피아노 삼중주 제2번이었다. 베토벤의 곡보다는 좀 더 깊이있는 애절함이 표현되었는데, 어딘가 섬세하게 속삭이는 듯한 연주로 듣는 이를 집중하게 만드는 데가 있었다. 이 곡은 슈베르트가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1827년에 작곡한 곡인만큼 강렬하고 애절한 느낌이 들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어떤 부분에서는 즐겁고 경쾌한 느낌이 드는 가 하면, 갑자기 진지한 음색이 이어져 묘하게 듣는 재미가 있었다. 영화음악에도 자주 등장하는 곡이라고 들었는데, 이번 공연을 통해 감상해보니 그 이유를 알것 같았다.

 클래식에 대해 잘 모르는 나도 클래식공연의 매력을 백분 느낄 수 있었던 아름다운 공연이었다. 프로그램에 예정되어있던 3개의 곡이 모두 연주되고 계속 이어지는 박수에 앵콜곡이 두번이나 연주되었는데, 아쉽던 차에 짧지만 소중한 연주였다. 짙은 풀향이 가득한 여름밤에 어울리는 공연으로 평범한 일상 속 짧은 시간을 예쁘게 만들어준 연주자들에게 감사하며 공연장을 나왔다. 앞으로도 기분좋게 찾을 수 있는 클래식공연이 있으면 찾아봐야겠다.


[정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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