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2016서울국제음악제-< 개막연주회 > '조지 리 피아노 리사이틀'

[리뷰] 2016 서울국제음악제-'조지 리 피아노 리사이틀'
글 입력 2016.06.0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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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인사이트 89번째 문화초대
:서울 국제음악제 개막연주회-조지 리 피아노 리사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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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以心傳心의 미학
 
 
문화가 꾸준히 생겨나고 예술이 끊임없이 향유되는 까닭에는 단 하나의 키워드가 존재한다. 바로 ‘소통’이다. 문화와 예술은 개인 혼자서 만들어 낼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고립된 독립적 자아로 나가는 데까지만 영향력을 행사한다. 문화예술은 그것을 선보이고 선보인 것에 대한 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발전하고 성장한다.
 
이런 ‘소통’을 통해서 예술가는 자신의 작품을 향유해주는 이들로부터 영감을 받거나, 반대로 향유하는 사람들은 예술가를 통해서 감명과 전율을 느낀다. 예술가와 향유가, 이들은 서로의 거울이자 함께하는 운명공동체로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거울 같은 존재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진심어린 마음으로 소통해야 한다. 예술가가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재능을 보이지 않으면 보는 사람들은 그 최선에 대한 답을 주지 않는다. 오직 진심어린 연주만이 진심어린 박수갈채를 받아 낼 수 있다.
 
그리고 필자는 이번 문화초대에서 진정한 ‘소통’을 보았다. 이번 연주회는 서울국제음악제를 알리는 조지 리의 피아노 리사이틀이었다. 연주회가 시작되자 앳된 얼굴의 피아니스트 조지 리가 무대에 올라섰다. 그리고 그는 어수선한 객석을 단숨에 휘어잡고 차분하게 그의 음악을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다소 소란스러웠던 연주회장은 금세 조지 리의 연주 소리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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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리, 그는 자신의 연주에 대해 엄청난 몰입을 보였다. 사실 피아니스트가 피아노를 잘 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피아노를 잘 친다는 것 이상이 있었다. 여지껏 나는 무언가를 연주하거나 그리는 일을 하는 예술가들로부터 그 사람이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 예술가가 예술을 선보이는 순간에도 나는 그들이 집중해서 보여주는 것인지 아니면 타고난 재능을 선보이는 것인지 쉽게 구분하지 못했다. 하지만 조지 리는 연주하는 매 순간 순간마다 집중하고 있음을 너무나도 뚜렷하게 보여줬다. 사람이 엄청난 몰입의 상태에 빠지면 주위의 것들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무아지경의 세계에 빠진다고 한다. 그가 피아노와 하나가 되어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즐기다 못해 피아노에 빠져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피아노 앞에서 보여준 열정은 그의 연주에 그대로 나타났다. 그리고 그 끝에는 청중들의 끊임없는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그가 보인 몰입의 연주는 듣는 이들의 마음까지도 사로잡았다. 박수소리는 연주회장을 떠날 생각을 안했다. 그리고 그는 박수 소리에 대한 보답으로 다섯 번의 앙코르를 선보였다.
 
연주가 끝날 때 까지 연주자와 청중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연주자는 뛰어난 연주로 이야기하고 청중은 박수갈채로 대답한다. 그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할 뿐, 어떤 말도 하지 않는다. 나는 조지 리의 리사이틀에서 이심전심의 미학을 보았다. 잊혀지지 않는 초 여름 밤의 꿈이 될 것만 같다. 






[이다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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