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2016 서울 오페라 페스티벌 - 마술피리 [공연]
글 입력 2016.05.2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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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서울 오페라 페스티벌2016.5.11 ~ 5.21 / 노블아트오페라단 / 강동아트센터12일 임동진 모노드라마를 보고 연이은 13일에는 노블아트오페라단의 '마술피리'를 보고 왔다. 강동아트센터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고덕역이라는 역은 태어나서 처음 가봤다 ㅎ 남춘쳔역 갈 때 빼고는 이렇게 각 역 종착지 근처까지 갈 일이 별로 없다보니... 그래도 재미있었다. 그 근방에 큰 나무도 많아서 오랜만에 힐링도 된 기분.암튼 마술피리를 보고 왔다! 마술피리라니!! 내 눈과 귀로 '밤의 여왕의 아리아'를 감상할 수 있다니 정말 넘나 큰 영광이었다. 실제로 소프라노 유성녀님이 '밤의 여왕의 아리아'를 부르는 동안에는 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싶은 심정이었다. 굉장히 유명한 노래인데 너무나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서 듣고 있으면서도 아쉬운 기분ㅠㅠ1. 일단 자리가 맘에 들었다. 한 줄 건너 바로 앞에 오케스트라가 있다는 사실이 설렜다. 물론 단 아래에 숨어 있어서 오케스트라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의도적인 장치인지는 모르겠지만 OP석 위쪽 천장에 거울느낌의 직사각형 조각이 세 개가 매달려 있었다. 그래서 객석 조명이 나가고 OP석에만 악보를 읽을 수 있게 조명이 남으면 거울에 오케스트라가 살짝살짝 비춰보였다. 금관악기가 보고 싶었지만(덕후) 언뜻 첼로만 보였던 것 같다. 그래도 뭔가 좋았다.2. 무대는 심플하면서도 귀여웠다. 뭐라 전문적으로 정의내리긴 어려운데 확실히 연극이나 뮤지컬의 무대/소품과는 조금 달랐다. 물론 장치는 많이 현대화됐지만 여전히 클래식한 느낌!3. 노래는 원어로 진행되었지만, 레치타티보(대사 연기 부분)은 한국어로 진행되었는데, 여기서 노블아트오페라단의 세심한 노력이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프리뷰에서도 '클래식을 친근하게!'에 대한 노블 아트 오페라단의 배려를 마구 찬양했었는데, 그 배려는 프로그램 구성 뿐 아니라 공연 안에도 섬세하게 녹아 있었다.일단 글로 표현하자면 재미가 반감되지만, 자막이랑 대사가 재미있었다. 요즘 유행하는 말들로 대사를 꾸며냈는데, 잠든 왕자를 보고 물광 피부의 꽃미남이라고 지칭한다든지, 왕자가 자신이 송중기보다 낫다며 자화자찬을 한다든지 하는 게...글로 읽으면 별로 와닿지 않는데 극장에서 보면 자꾸 웃음이 난다. 언니도 나도 오페라는 오페라일 거라고 생각고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굉장히 즐겁게 봤다.게다가 노래를 부르지 않는 조연과 단역들을 뮤지컬/연극 배우들로 캐스팅한 점도 이번 극의 장점이었던 것 같다. 감칠맛나는 조연노릇을 톡톡히 해준 선의 변사와 악의 변사 두 사람의 케미가 이번 오페라의 또다른 묘미였다. 연극과 뮤지컬을 하던 분들이라 그런지, 레치타티보 부분에서의 연기는 오페라 가수분들보다 훨씬 능청스럽고 재미있었다.모차르트 자체가 다른 작곡가들에 비해 익살스러운 면이 있었다는데, 거기에 노블아트오페라단의 재치가 더해지니 정말 가족이 다함께 보기에도 재미있는 오페라가 탄생했다.결론 : 정말 재미있었다. 내가 본 최초의 오페라인데, 앞으로 보게 될 오페라들을 다 합치더라도 즐거움으로 꼽자면 항상 순위 안에 들 작품이다. 물론 성악가분들의 실력도, 사단법인 서울오케스트라와 비바오페라합창단 분들의 연주실력도 훌륭했기 때문에 극이 더 빛났으리라 생각한다.[류소현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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