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심청

글 입력 2016.04.26 13:5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이강백의 심청


" 2016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 선정작 "


나온씨어터에서 보내주신 
지도를 따라 
연극 심청을 만나러 가는 길은 
초행길의 소극장을 찾아 헤매이던 예전과 
 사뭇 달랐습니다.


KakaoTalk_20160424_100736322.jpg
 

입장이 되어 손으로 그려 
안내한 착한 지도인데요,
도착하니 연극을 만나기도 전에 
그들과 짧은 대화를 나눈듯한 
기분이 들었달까요..^^


KakaoTalk_20160424_172520157.jpg

 
우연히 팟캐스트를 통해 접했던 
작가 이정원은 그의 저서 
[전을범하다]의 프롤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논합니다. 

"고전소설의 주제가 권선징악이라니 
얼마나 폭력적인가? 
그 논리를 따르자면 아비의 눈을 뜨게하려고 
열여섯짜리 심청이 몸을 던지는 것이 선이란 것이다...
그것이 아무리 폭력적이고 무지한 일이었다 할지라도 
바로 그런 독서의 방식 자체가 
우리의 고전읽기의 출발점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이제 
'다시읽기'를 시도할 차례다. "

 이 논지에 대한 끄덕임은 
연극심청의 호기심으로 이어졌는데요,


KakaoTalk_20160424_100734693.jpg
 

잠시후 연극안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작가 이강백님의 심청전을 바라보는 
몇가지 시각을 정리해봅니다.

'이상하고 이상하구나 .
해바다 바다에 처녀를 바치는 
선주의 존재를 한마디 언급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선주는 심청전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널리 퍼트려야 해마다 
제물로 바칠 처녀를 쉽게 살수있다!
심청이도 죽고 선주도 죽는다.
 제물과 제물을 바치는 자에게 
죽음은 공평하게 찾아온다!
선주는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죽음이 무엇인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
어찌하랴 , 그것이 삶인것을...! '

어쩌면 관습적인 고전의 해석에 대해 
그저 단편적인 이해에서 멈춰버린 한사람으로서 
다소 흥미로운 궁굼증을 가지고
 막이 오르길 기다렸습니다.


KakaoTalk_20160424_100734138.jpg
 

시작부터 아무런 해설은 없이 
차분하고 투박하게 전개되는 선주와 간난의 
대화와 행동을 주시하며 
관객이 스토리를 유추하고 극을 이해하며 
점점 몰입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심청과 달리 살고자 몸부림치는 간난,
간난의 자발적인 죽음을 설득하고 
기다리는 선주,
선주의 후계자리를 탐내는
 세아들의 세속적인 인간의 모습들... 
이 모두가 우리의 모습이였는데요,
연극 심청은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라고 할 정도로 잘 표현된 
무대 인물들 서로간의 관계!

관계란 한사람의 삶을 변화시키는 
필연적이고 역동적인 조건입니다.


선주역의 송흥진, 
그의 죽음을 앞둔 마지막 연기는 
아직도 여운이 남는데요,
"이곳인가 내가 죽을 곳이.... 
나를 미는 나.. 
나를 미는 내얼굴은 인자하지않네.."

간난역의 정새별, 
그녀의 가슴울리는 많은 대사중에서도 
하나만 떠올려볼까하는데요,
"내가 선주 용서하느라 
아버지도 용서하였소."

무수한 심청의 죽음과 간난의 죽음 
그리고 얼마남지않은 자신의 죽음마저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선주는 
삶에 대한 욕망과 새로운 의지를 갖게되고,
가난과 아버지의 학대로 한많은 잔인한 현실이지만 
간난으로 살고자했던 그녀는
아버지를 용서하고 죽음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attachImage_4207134300.jpg
 

이 두인물의 심리변화는 
인간이 서로서로의 관계속에서
 얼마나 많은 변화를 주고 받는지를 
이야기합니다.
타인을 통해 자기자신을 인식하고, 
나아가 타인에 대한 인식과 이해로 
자기자신을 이해해가는 
극히 기본적인 연결고리는
심청전이라는 이야기를 뒤집은 
연극심청이 
우리에게 메세지를 전하는 방식과 
닮은듯했는데요,
줄거리는 스포일러가 되어 전하기 힘들지만 
탄탄한 작가와 연출가가 
심청을 재조명한 이 작품을 
모든 배우들이 무겁지만도 않게 
그렇다고 어느하나 간과할 수 없는 이야기로 
무대를 채워갔습니다.

내적갈등때마다 나타나는 
마임역의 배우가 숨고르는 시간을 갖는 부분과 
마당극의 고수를 담당한 세분의 코러스가 
감초역할을 하는부분은 
연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가며 
극의 경중을 조절해 
구성미를 한층 더했습니다. 

이강백 작가는,
'내가쓴 심청전을 읽고 재미없다고 
진실을 말해준 권연순 기획자 , 
재미있다고 거짓을 말한 
이수인 연출가 , 
중간에서 곤욕스런 우수진 드라마터그, 
재미있거나 없거나 구애받지않고 
맡은배역을  열심히 연습한  배우들 , 
온갖정성을 다한 스테프들, 
무한한 인내심을 갖고 극장에 오신 관객들... 
연극은  살아있는 인간이 죽음을 표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렇다. 우리는 지금 살아서 연극을 한다, 
이것이 얼마나 고맙고 기쁜가!' 

  이렇게 전하였는데요,  
 이번 연극심청에 대한 작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읽을수 있었습니다.


5월 22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를 
감동의 시공간으로 이어갈 연극심청! 

 공연정보가 궁금하신분은  
다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a4cb4757610239a28cf0cba125b24a69_hewuoDrH2EaA.jpg
 


본 공연은 ART insight가 미디어 파트너로 후원하는 공연입니다.


[김은경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