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심청전을 뒤집어본 연극, 이강백의 '심청'

글 입력 2016.04.1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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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옷을 입은 여인이 포스터 속에 담겨 있었다. 손에 소복하니 담긴 연꽃은 자연스럽게 한 소녀와 인당수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했다. 인당수에 몸을 던졌지만 그 효심에 하늘이 감동한 것인지 용궁으로 인도되고 결국 나중에는 왕비가 된 심청의 이야기. 어릴 적 동화처럼 읽었던 이야기지만 다시 떠올려보니 조금 무섭다.
그 어린 소녀는 무슨 마음으로 물에 뛰어들었을까.
인당수로 소녀를 데려온 사람들은 무슨 마음이었을까.
죽음 앞으로 소녀가 몸을 던지기까지 그 등을 바라보았던 사람들은 무슨 마음이었을까.

이 연극 <심청>은 기존의 심청전 내용을 연극으로 풀어 놓은 것인가 했는데, 그게 아니라 심청전의 내용을 새롭게 해석하여 풀어낸 내용을 담았다고 했다. 작가 이강백의 상상력에서 시작한 이 작품은 심청이를 공양미 삼백석에 사서 인당수에 빠뜨린 선주에 대한 이야기와, 언제고 제물로 바쳐졌을 또 다른 소녀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과연 어떤 풍경이 무대 위에서 펼쳐질까?

선주의 시야에서 바라본 심청전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또한 죽음을 맞닥드리게 된 다른 심청의 눈은 어떤 모습일지 무대 위에서 직접 확인하고 싶은 작품이다.





연극 <심청>
 
기간 : 2016. 4. 7. 목 ~ 5. 22. 일
공연시간 : 평일 8시 / 토요일 7시 / 일요일 4시 / 월요일 공연없음
(5월 5일은 4시 공연)
티켓가격 : 전석 30000원
장소 : 대학로 나온씨어터
관람등급 : 만 10세 이상
관람시간 : 110분
제작 : 극단 떼아뜨르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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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평생을 9척 상선으로 중국과 무역을 해온 선주. 그는 매 해 어린 처녀들을 바다에 제물로 바쳐온 사람이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선주에게도 죽음을 맞닥드릴 때가 찾아왔고, 그는 나이 든 자신을 생각하며 머지 않아 죽을 지도 모른다는 것을 상기한다.

그런 선주에게 찾아온 마지막 제물 간난. 그녀는 겉보리 스무 가마에 팔려왔지만 절대로 바다에 빠져 죽지 않겠다고 강하게 버틴다. 예전이라면 모르겠지만, 선주는 자신의 일과 직접적으로 관계되었음에도 간난에게 죽음을 설득하려 하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선주의 세 아들은 아버지에게 간난을 설득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선주 자리를 물려달라고 압박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선주는 오히려 자신의 경리에게 간난을 데리고 도망쳐 함께 살라고 권유한다.
 


 

작품설명
 
연극 심청은 기존의 심청전의 중심 스토리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나, 심청을 제물로 사온 선주의 이야기와 심청 이후의 또다른 제물인 간난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선주. 선주는 그동안 제물로 팔려왔던 처녀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인당수에 빠뜨려 온 인물이다. 하지만 마지막 제물이라 생각하고 데려온 간난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선뜻 죽음을 권하기가 어렵다. 타인에게 죽음을 권해왔던 선주이지만 이제는 정작 자신이 죽음을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죽음을 극진하고도 두려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선주를 통해, 우리 인간이 죽음에 직면하여 어떠한 태도를 취하는지 인간 내면을 살펴보게 될 것이다.

간난. 간난은 술주정뱅이 아버지 때문에 겉보리 스무 가마에 제물로 팔려왔지만, 자신에게는 인당수에 빠진 심청이와 같은 효심은 절대 없다. 간난은 살고 싶을 뿐이다. 이 모습은 원초적인 생의 본능이기도 하나, 동시에 목숨을 대가로 팔려온 자신의 처지와 이로 인해 빚어진 자기 죽음의 이유를 납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선주의 세 아들이 간난에게 재차 죽음을 권하러 오지만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삶에 대한 간난의 의지를 강화시킴과 동시에 스스로의 삶에 주체성을 부여하게 만든다. 아마 태어나서 처음 마주해보았을 제 존재의 현실은 마음이 에는 듯 고통스러웠음이 분명하다.

연극 <심청>은 이러한 선주와 간난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삶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이해, 용서, 그리고 사랑을 통해 풀어가고 있다. 선주는 간난을 통해 변화하고, 간난은 선주를 통해 변화한다. 지금까지 선주는 엄청나게 많은 심청이들의 죽음을 겪어왔지만 이를 당연하게만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간난이 보여주는 삶에 대한 의지를 통해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간난은 인당수의 제물로 팔려온 이후 자신의 삶과 처지를 돌아보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간난의 자기애는 선주와의 관계를 통해 타인에 대한 인식과 이해로 나아간다.

관계와 변화의 중심에는 인간의 마음이 놓여져 있다. 연극 <심청>은 그런 내용을 담고자 했다.
이강백 작가와 이수인 연출의 만남으로 이 연극이 어떤 옷을 입었을지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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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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