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때 우리의 이야기, 뮤지컬 < 꽃순이를 아시나요 >

뮤지컬 < 꽃순이를 아시나요 >를 보고 왔습니다^^
글 입력 2016.03.27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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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순이를 아시나요
-첫사랑의 추억, 그 향기를 기억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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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3월 19일, 대학로 한성아트홀 1관에서 뮤지컬 <꽃순이를 아시나요>를 관람하러 다녀왔다! 시끌시끌한 거리를 벗어나 조금 한적한 골목을 지나니 차만 쌩쌩달리는 차도가 나왔다. 위치가 분명히 맞는데 하고 주위를 휘휘 둘러보니, 한성아트홀이 보였다. 얼른 찾아 들어간 공연장 안에는 한적한 바깥과는 달리 사람들이 가득했다. 어쩐지 동지들을 만난 기분이 들어 안심이 됐다.

 곧이어 시작된 공연. 내가 간 날은 배우 노현희와 박형준씨가 무대에 오르는 날이었다! 두 주인공역할의 배우들 모두 익숙하고 왜인지 편한 느낌이 드는 배우여서 더 기대가 됐다. 꽃순이를 아시나요라는 제목은 어딘가 발랄한 느낌이 들어 명랑한 뮤지컬이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했지만, 의외로 아픈 시대적인 상황에 휘말린 두 젊은 남녀의 인생을 그린 뮤지컬이었다. 포스터에 감동적인 내용이라고 적혀있어서 감동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는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났다. 

 단순히 역사속 사건이라고 익히 들어왔던 일들에 부딪혀 순수하고 열정에 찬 젊은 두 남녀의 삶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보자 조금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들의 젊은 열정만으로는 거스를수 없는 큰 운명의 흐름이 그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움직여가고 있었다. 우리 개인의 삶은 단순히 오로지 나의 것만이 아니라 그 시대의 것이고 역사의 소유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힘든 삶 속에서도 사랑하고 노래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 순간만큼은 삶이 온전히 그들의 것이지 않을까, 그 순간 만큼은 행복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힘든 삶을 그려가는 가운데 당시의 감정이 짙게 묻어나는 음악과 춤들이 흥겹게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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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에서 상경해 남의 집에서 식모살이를 했을 수많은 소녀들, 구로공단에서 일년내낸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했을 많은 어린 공순이들의 삶도 뮤지컬 속에 그려졌다. 열악한 작업환경 때문에 병에 걸려 피를 토하는 소녀는 중학생 나이밖에 안된 앳된 모습이다. "저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자 큰 돈을 벌기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베트남전쟁에 자원한 남자주인공 "춘호"의 삶도 사랑하는 "꽃순이"의 삶과 자꾸 엇나가기만 한다. 이런 삶이 추억일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런 삶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은 꿈을 꾸고 행복을 찾고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하고 살아간다. 우리 윗세대의 삶을 만날 수 있었고,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의 삶의 모습을 찾아볼 수도 있었다.

 마지막에 두 주인공이 젊었을 때 힘차고 예쁜 목소리로 불렀던 노래를 다시 부르는 모습을 보니, 마냥 행복해했던 그때 그들의 모습이 떠올라 괜히 눈물이 났다. 힘든 가운데에서도 마음 한켠에 꿈을 간직하며 살아온 그들의 젊은 시간은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기억에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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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시대를 살아온 세대에게 추억을 불러 일으켜 주고, 그렇지 않은 세대들에게도 짙은 향수의 음악들과 함께 그들의 삶에 공감할 수 있는 뮤지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과 함께 갈 공연으로 강추한다!


[정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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