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대림미술관 < 색, 다른 공간 이야기 Color Your Life >전에 다녀와서 [시각예술]

색, 다른 공간 이야기? 색다른 공간 이야기?
글 입력 2016.03.21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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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개인적인 감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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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쿼터와 세레니티 블루 색상. (이미지 출처: 구글)


  올 봄 뷰티/패션계와 SNS를 뒤덮고 있는 색깔이 있다. 로즈쿼터와 세레니티 블루. 팬톤이 올해의 색상으로 선정한 파스텔 톤 핑크와 블루다. 지친 현대인들에게 정서적인 평온함을 안겨줄 색상이라는데 느낌이 은은하고 부드러워 눈을 편안하게 하는 색상인 것을 보면 그럴듯하다. 


  때맞춰, 인기 있는 전시 하나가 있다. 대림미술관에서 이뤄지고 있는 ‘색, 다른 공간 이야기 < Color Your Life >’. 작년에 인상적으로 체험했던 한가람미술관의 마크로스코 전을 떠올리면 색은 그 자체가 이야기이고 살아 숨 쉬는 힘을 가질 수 있는 존재였다. 그래서 기대감이 컸다. 6명의 아티스트가 힘을 합친 전시 < Color Your Life >에서는 색이 우리의 일상에서 어떻게 존재감을 갖는지 구체적이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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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색상 컬러로 디자인 된 전시 포스터. (이미지 출처: 구글) 


전시는 4층까지 이어져있다.
(1층은 매표소와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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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의 전시. 


  2층은 Color Is Everywhere, Color Meets Material이라는 주제로 일상에서 발견한 색의 모습들을 아티스트의 감각적인 사진으로 보여주고 유리나 가죽, 패브릭, 금속 등과 만나서 어떻게 색의 질감이 살아나고 색다른 빛을 띠게 되는지 입체적으로 표현된다. 보통은 어떤 풍경이나 사물의 빛, 혹은 인물이 갖고 있는 피부, 머릿결 등의 색상을 색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로 인식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미적 조명이 이루어지면 그때부터 색은 생생하게 살아있는 이미지가 된다. 아티스트의 감성적인 사진들은 풍경에서 느껴지는 색감을 팬톤 컬러로 직접 대조하여 보여주기 때문에 생기가 넘치고 재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재료를 통해 구현하는 설치 전시는 아쉬움이 컸다. 서로 다른 이질적인 질감 속에서 살아나는 색에 대한 주목이기보다는 색이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재료적인 도구로만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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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층의 전시.


  3층은 본격적으로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색을 가구에 접목 시키는가를 느낄 수 있게끔 전시가 이루어진다. Color Challenges Design, Color Completes Furniture. 의자나 선반, 타일, 도자기, 조명 등에서 각각의 아티스트들의 개성이 돋보였다. 여성적인 감수성으로 모던하고 심플한 디자인이 있는가 하면 투박하지만 원재료의 특징이 그대로 살아나는 디자인도 있었다. 그러나 그 각각의 아티스트가 왜 작품을 만들 때 그러한 색을 사용하였는지, 어떤 기법으로 만들어 냈는지, 그런 질감의 색이 디자인에서 어떤 효과를 보이는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이 아티스트의 경력과 특징 중심으로 안내되는 것은 관람하는 입장으로서 이해가 되지 않아 불편했다. 심지어 천장 높이까지 하이엔드 브랜드의 시그니쳐 디자인 가구들을 벽면 가득 진열을 한 공간에서는 이 전시의 목적이 무엇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내 일상과 내 삶의 색이 아닌 고급 브랜드의 가구 페어를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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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의 전시. 


  4층에서는 Color Paints Space라 하여 침실과 거실, 주방과 같은 공간을 다채로운 색채의 조합으로 연출하였다. 공간들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색이 얼마나 기능적이고 효용적이며 활용방도가 뛰어난지 느낄 수 있다. 아티스트들의 뛰어난 색깔 감각을 보며 그 응용력과 발전 의지에 대한 감탄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색감 자체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미술 전시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일상적 ‘색’의 발견이 왜 꼭 고급스러운 디자인 제품에 귀결되어야 하는지? 나는 설득당하지 못했다. 


  정말로 '색다른 이야기'로 ‘색’을 설명하는지 묻는다면 새롭게 인식할만한 충격은 없었다고 할 것 같다. 긴 호흡으로 음미하며 감상할 수 있는 전시는 아니었다. 내겐 아쉬움이 많은 곳이었지만 감각적이고 세련된 분위기에 열광하는 젊은 층이나 인테리어 디자인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에겐 유익하고 가격대비 괜찮은 전시일 것 같기도 하다. 





(전시 사진들은 직접 찍었습니다.)


[김해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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