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베를린 장벽, 그리고 DMZ -' 베를린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 DMZ 스토리 展'

글 입력 2016.02.14 14:2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지난 2월 6일 토요일,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베를린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 DMZ 스토리 展' 에 다녀왔습니다.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East Side Gallery)'

독일 베를린, 슈프레 강이 보이는 지역에 위치한 1.3km 길이의 베를린 장벽.
이 베를린 장벽의 일부에 조성되어 있는 갤러리가 바로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입니다.
동독과 서독으로 분단되어있었던 독일이 1990년 10월 통일되면서
베를린 장벽은 세계 각국의 미술 작가들이 그린 105개의 그림으로 채워지게 되었죠.
이렇게 조성된 베를린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는
세계에서 가장 길고 오래된 야외 공개 갤러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P20160206_130237864_700F36AB-6FB2-41E1-B6CD-EAADE8A81DDA.JPG

P20160206_130407000_07BC73FE-6C0B-4D80-9326-1DB6757806AA.JPG
 
P20160206_130400000_808BEAA2-28AF-4EA1-8B80-C29423BD0DA8.JPG


저는 먼저 DMZ 스토리 전을 둘러보았는데요,
전시장 한켠에 새겨져있는 DMZ에 대한 소개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나의 탄생을 세상 그 누구도 예상하지도, 원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 땅의 주인들은 생각도 하지 못하던 순간에 
강대국들이 이 땅을 쪼갠 결과
불행한 사생아처럼 억지로 내가 태어났다.
나도 사라질 때가 곧 다가온다.
인간의 죽음은 어쩔 수 없는 슬픔이지만,
나의 소멸은 모두의 기쁨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소멸을 역설적으로 축복받은 죽음이라고 불러도 될까?

나는 분단이 남긴 전혀 뜻밖의 유산이다.
지난 세월 동안 나에게는 무수한 사연이 쌓여
스토리의 노천광산, 보고가 되었다.
그 보물들을 발굴하여 무한한 상상력으로 다듬어라.
전쟁이 남긴 상처를 자연이 스스로 치유해 왔듯이
아픈 역사의 상처를 그 스토리의 감동으로 위로하라.

더 이상 나를 이념과 정치의 눈으로만 보지 마라.
자연과 역사와 문화의 눈으로 보라. 생명과 생태의 눈으로 보라.
그리고 나를 통해서 미래를 보라. 

나는 DMZ다


P20160206_130831000_D834440A-FB39-4AC3-BF6E-090EC36BFB45.JPG
 
P20160206_130932000_D6ED7ED3-AA47-4875-B641-86F0C9371274.JPG
 
P20160206_131223000_0CD113A0-0759-4960-B569-97DB45496E66.JPG
 
P20160206_131328000_18596E8C-29C9-465F-9122-A0F3912B62B6.JPG

P20160206_131414487_7FDBBD4A-DC96-44A0-9DBB-AE62C3325670.JPG
 

DMZ 속으로 사라진 수많은 역사들,
DMZ에 대한 오해와 진실들,
DMZ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그림, 영상들까지 만날 수 있었습니다.


P20160206_131732000_B33F7D16-9D2B-408B-869E-4FB7652BBEB9.JPG
 

다음은 베를린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전입니다.
베를린 장벽이 한국에 옮겨진 듯,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P20160206_133751000_5DE8C111-ADA0-4BC6-BD45-9981169B7E82.JPG
 
P20160206_133133000_66D789E7-0A7C-49EC-B0E3-D100F6A94854.JPG
 

위에 전시된 그림들은 높이가 꽤 높아서
제대로 보기 힘들었다는 점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개성 넘치고 독창적인 작품들이 정말 많아서 흥미롭게 관람했답니다.
단순히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그림이 아닌,
투박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는 듯한 그림들이 대다수였어요.


P20160206_132100000_1FB8A864-6FDF-4D21-87DF-ACD237B38D66.JPG
 
'장벽을 뛰어넘는 사람' - 가브리엘 하일러


드디어 부서진 베를린의 장벽을 뛰어넘는 동독 사람.
그러나 그는 자본주의 하에 예술, 교육, 의료, 인류애가 넘치는 서독을 뒤로 하고
어두운 동독으로 넘어서고 있습니다.
창조적인 성장과 번영을 이룬 서독과 평등한 나라를 꿈꾸었던 동독이
서로의 좋은 점을 합쳐 새롭고 창조적인 하나의 국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P20160206_132603000_A0B11C2F-DB3A-4118-B67C-5A8EF318C17A.JPG
 
'무지의 불변성' - 카스텔 벤첼


독일 냉전의 상징인 에리히 호네커가 프랑스 절대 왕정을 상징하는 루이 14세의 의복을 입고
동독의 파멸과 피폐한 삶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자유를 향한 갈망을 거스르고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자 했던 그의 무지한 야망과 독재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P20160206_132744000_E9ECA9C0-7093-47C5-877A-57FE69BA9CE0.JPG
 
'형제의 키스' - 드미트리 프루벨


동독 30주년 기념일을 맞아 만난
구소련 공산당 서기장 레오니트 브레즈네프와 구 동독 공산당 서기장 에리히 호네커의
실제 키스 사진을 바탕으로 탄생한 그림입니다.
영원할 줄만 알았던 그들의 결속을 해학적으로 풍자한 작품으로,
베를린 장벽에는 그림과 함께 러시아어로
'주여, 이 치명적인 사랑을 이겨내고 살아남게 도와주소서' 라는 문구가 적혀있다고 해요.


형제의 키스.png
 
실제 장면을 바탕으로 탄생했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 작품이었답니다.


'명화에 고정된 형식주의적인 미술적 사고, 작품에 대한 이론적 해석,
현대미술의 모더니즘을 뛰어넘어 다양한 장르의 미술을 통해 보는 벽화예술의 감흥,
작품 하나하나에 진정함과 독창성이 엿보이고
꿈과 사랑, 철학과 자유, 미래와 희망을 전해준다.'


최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개성공단 가동까지 중단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남북한 사이의 장벽이 그 어느 때보다 한없이 높고,
통일이라는 단어가 한없이 멀게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분단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한 흔적인 베를린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와
분단의 아픔이 여전히 진행 중인 DMZ에 얽힌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은 이번 전시는
오는 2월 28일까지 계속된다고 해요.

분단과 통일에 대해 다시금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는 시기인 만큼,
여러분도 전시에 꼭 방문하셔서
베를린 장벽에 조성된 다양한 작품들의 향연과
DMZ에 묻힌 살아있는 이야기와 진실들을 만나보셨으면 좋겠습니다.


noname01.jpg
 




-출처-

위키백과 -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전시 팜플렛, 보도자료
전시 홈페이지 : http://www.esgdmz.co.kr/



950fd828bac064621048236ced3f7c40_PjV2nZZpSzcO.jpg
 

[양수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