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UFO를 본 적이 있나요 - 뮤지컬 '안녕! 유에프오'

글 입력 2016.02.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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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안녕! 유에프오


안녕! 유에프오_poster_-최종_2절.jpg
 

지난 2016년 1월 31일 오후 3시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뮤지컬 '안녕! 유에프오'를 보게 되었다.


누군가 내게 'UFO'를 믿느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딱 잘라서 말할 수 없으리라. UFO가 실제로 존재할 것 같기도 하다가도, 한편으로는 존재하지 않으리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이성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미스테리한 일들이 종종 일어나기 때문에 단정지어 말하기가 힘든 것 같다. 뮤지컬 '안녕! 유에프오'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UFO'를 소재로 하기 때문에 더욱더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나 싶다. 이 뮤지컬은 영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영화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뮤지컬을 봤기 때문에 좀 더 편견없는 시선으로 집중할 수 있었다.


뮤지컬을 다 보고 난 뒤에는 똑같은 이야기가 영화에서는 어떻게 그려지는지 궁금해졌다.

주인공은 154번 버스운전기사 '상현'과 선천적 시각장애인 '유경'이다. '유경'이는 UFO를 본 뒤 잠시나마 세상을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UFO를 찾게 되면 다시 한 번 더 눈을 뜰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갖고 있는 여자다. 그동안 숱하게 많은 연극이나 뮤지컬을 봐오면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인물을 만나지 못했다. 영화로는 '말아톤'이나 '청설' 등등 장애를 가진 인물들을 꽤 만날 수 있었는데 말이다. 그러고보면 연극이나 뮤지컬에서는 신체적 장애를 소재로 작품을 만들어내기가 힘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각장애나 청각장애 혹은 지적장애를 가진 인물을 묘사하는 것이, 몸이 많이 불편하거나 신체 일부가 절단된 상태를 표현하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겠지만 전자의 경우도 연기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유명한 강레오셰프가 출연한 '마스터셰프 코리아'라는 요리경연 프로그램이 있다. 이는 리메이크된 프로그램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동일한 포맷의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는데, 뮤지컬 '안녕! 유에프오'를 보면서 'Masterchef US season3'가 떠올랐다. 미국의 마스터셰프 시즌 3편의 우승자는 시각장애인 'Christine'이다. 경쟁이 치열한 요리 경연프로그램에서 앞을 볼 수 없다는 것은 정상인에게는 굉장한 penalty일 것이다. 그런 불리한 요소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우승을 차지한 크리스틴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희망을 주었다. 그래서일까. 초반에 엉뚱한 방향을 쳐다보며 사람들과 이야기하던 '유경'이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더욱더 초조하고 불안했다. 마지막에는 그녀가 자신의 사랑도 찾고, 자신의 인생도 잘 개척해나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앞을 볼 수 없어 남들보다 슬프고 힘든 일이 많았던 '유경'이는 한없이 밝고 순수했다. 그녀의 곁을 지켜준 '상현' 역시 부끄러움도 많고 엉뚱하지만 누군가를 진심으로 대할 줄 알고 사랑하는 이를 위해 노력하는 남자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은 이럴 때 들어맞는 것 같다. 뮤지컬의 특성 상 등장인물들의 노래를 많이 들을 수 있었는데 그들의 맑고 깨끗한 마음을 닮은 듯 노랫 소리도 역시나 아름답고 청아했다. 고등학생 역할로 나온 '선아'와, 상현의 동생으로 나온 '상구'가 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쉬웠고,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으로서의 '유경'의 모습이 더욱 구체적으로 표현되었더라면 좋았겠지만 보는 내내 같이 울고 웃던 마음이 따뜻해진 그런 뮤지컬이었다. 어디선가 '유경'이와 '상현'이 "안녕! 유에프오"라고 외치고 있을 것만 같다.


[박소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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