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의 59번째 문화초대로 12월 19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으로 연극 <해피투게더>를 보고 왔다. 프리뷰를 작성하면서 연극 <해피투게더>의 기획의도와 배경을 한 번 알아보며 연극 제목과는 다르게 굉장히 어둡고 무거운 소재를 다루는 연극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어떠한 무대 연출과 연기들로 연극을 풀어나갈지 다른 연극들보다 궁금함을 가득 가지고 소극장으로 향했었다.
연극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무대로 시작이 된다. 어두운 상태의 무대가 30초 정도 유지되다가 가해자 형제복지원 원장에게 핀 조명이 들어오며, 1인칭 화자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나름 논리적으로 풀어나간다. 원장은 자신을 옹호하며 관객들을 설득시키는데 한 가지 예로,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친구와 길을 걷는데 냄새가 나고 꼬질꼬질한 노숙자가 웃으며 자신의 여자친구의 다리를 빤히 쳐다볼 때 그를 어떻게든 치워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겠냐고 말을 한다. 솔직하게 말을 하자면, 나는 이 연극의 기획의도와 작품의 배경을 몰랐다면 당연히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다고 생각을 하였을 것 같다. 이렇듯 원장의 주장은 관객들을 계속해서 흔들며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다. 원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부분적으로 무심코 동의하는 내 모습이 혹시 있지는 않았을지, 그런 내 모습이 올바른 것인지 생각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원장의 이야기가 끝이 나면, 평범한 수용자들의 이야기들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형제복지원에서의 그들의 이야기는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너무나 잔인하고 끔찍하여, 이런 일이 정말 대한민국이라는 곳에서 실제로 일어났을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정도로 이야기는 그 어떠한 것보다 무겁다 못해 무섭게 느껴졌다.
배우들의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 굉장히 절실하고 그들의 고통스러움이 너무나 잘 느껴졌지만, 이번 연극에서 조금은 특이하게 느껴졌다는 것인 까만 옷을 입은 두 명의 여자 배우분들이었다. 무대 한 쪽에 자리를 잡아 다양한 목소리와 역할을 맡고 계셨는데, 꼭 뮤지컬처럼 무대에 필요한 음악들과 소리들을 그때그때 라이브로 연출해주셨다. 단순히 특이하다고만 느껴지는 것이 아닌, 무대의 장면이 더욱 극대화되고 생동감 있게 느껴지는 효과를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 눈 내리는 배경을 휴지로 연출하였는데 처음에는 단순히 눈 대신 비슷한 휴지를 사용한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원장이 수용자들에게 눈싸움을 해보라고 하였고, 원장의 말에 수용자들은 정말 있는 힘껏 던져보지만 정말 휴지는 저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코앞에서 약 올리는 듯이 힘없이 살랑살랑 떨어진다. 이 장면을 통해 '아무리 발버둥 치고 있는 힘껏 노력을 해봐도 소용없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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