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클래식 - A Christmas Festival [공연예술]

글 입력 2015.12.17 09:3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1.jpeg
 
 
 
 
 
서울오라토리오의 초대를 받아 12월 16일 어제 관악문화원에서 있었던 A Christmas Festival 송년음악회에 다녀왔다.
서울오라토리오는 지난 9월 7일에 한-체코 수교 25주년 기념음악회에서 처음으로 접했는데 당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공연을 매우 즐겁게 보았기 때문에 다음 공연이 기대되는 예술단체였다.
그래서 관악구가 나에게는 조금 먼 곳이기는 해도 시간이 맞는 어제자 공연에 참석했다.
 
 
 
 
 
 
Programs
 
<경기병> 서곡
Cavatina (클래식기타: 전장수)
캐논
트레파크, 호두까기 인형 中
크리스마스 페스티발
생명의 양식(Panis Angelicus) (테너: 곽윤섭)
거룩한 성(The Holy City) (소프라노: 김선미)
거룩한 밤(O Holy Night) (테너: 성영규)
주기도문
핀란디아
 
 
 
 
 
 
10곡이 프로그램으로 준비되어 있었는데, 프로그램북과 실제 공연 상에는 차이가 있었다. 상기한 프로그램은 실제 공연에서 연주되었던 순이다. 원래는 두번째 순서로 아랑훼즈 협주곡 2악장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실제 공연에서는 영화 의 삽입곡 중 하나인 Cavatina가 연주되었다.
 
 
 
경기병 서곡은 그랑기타 퀸텟의 공연에서 클래식기타로 처음 완곡을 제대로 들었다. 그 때에도 굉장히 당당하고 즐거운 박자감이 느껴졌는데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들으니 그 느낌이 배가 되는 듯했다. 사회자가 공연의 서두를 열면서 모두가 승전보를 울리는 매해가 되기를 바란다는 멘트를 했었는데 그에 정말 부합하는 곡이었다.
 
 
이어서 연주된 곡은 Cavatina였다. 사실 영화 디어 헌터를 본 적이 없다. 1979년 영화라서 내가 찾아보지 않는 한 절대 접할 수 없는 영화인데 나는 영화를 찾아보는 편은 아니어서 잘 몰랐다. 그런데 곡을 들어보니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본듯한 선율이었다. 클래식기타가 매우 잔잔하고 부드럽게 시작해서 끝까지 그 포근함을 이어가는 곡이었는데 여기에 조용히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더해지면서 이 곡의 분위기가 극대화되었다. 마치 보드라운 솜이불 속에 따뜻하게 안긴 것 같은 곡이었다.
 
 
세번째 곡은 너무도 익숙한 캐논. 피아노를 배우면서 심심할 때 곧잘 쳤던 곡이라 익숙하기도 하다. 그렇게 피아노로만 익숙하게 듣던 캐논을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들으니 색다른 기분이었다. 피아노 선율로도 충분히 바로크적인 풍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는데 오케스트라는 그 특징을 더 잘 표현해냈다. 오른손과 왼손으로 나누어 연주하던 것을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 그리고 여타 다른 악기들의 조화로 이루어내는 것을 듣는 동시에 목도하는 것은 생경하면서 기분 좋은 광경이었다.
 
 
호두까기 인형 중 너무도 유명한 Trepak. 사실 트레팍은 들으면 호두까기 인형이 곧바로 떠오르기보다는 영화 나홀로집에가 생각나는 곡이다. 케빈의 가족이 공항으로 질주하는 장면에서 항상 트레팍이 나오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이렇게 익숙한만큼 호두까기 인형을 한 번도 보지 않았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트레팍은 듣는 순간 바로 알 수 있는 곡이다. 생기 넘치는 역동감이 단연 돋보이는 곡이었다.
 
 
다섯번째 곡은 Leroy Anderson의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이었다. 바로 A Christmas Festival이라는 이번 관악구 송년음악회의 타이틀과 일치하는 곡이었다. 메인곡이니만큼 매우 기대가 되는 곡이었다. 캐롤 메들리로 이루어진 곡이었는데 전부 복기하지는 못하겠지만 생각나는 곡들을 써보자면 찬송 중에서는 기쁘다 구주 오셨네, 천사 찬송하기를,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있었고 캐롤 중에서는 루돌프 사슴 코, 징글벨, 울면 안돼(Santa Claus is coming to town) 등이 있었다. 익숙한 곡들을 엮어 만든 작품이어서 많은 관람객들이 가장 즐길 수 있었던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에서도 찾아서 들을 수 있으니 다시금 들어볼 생각이다.
 
 
다섯번째 곡까지 했지만 한 곡당 시간이 길지 않았기 때문에 인터미션 없이 바로 여섯번째 곡으로 넘어갔다. 여기서부터는 서울오라토리오합창단과 더불어 성악곡들이 주를 이루었다. 여섯번째 곡이자 첫번째 성악곡은 생명의 양식(Panis Angelicus)이었다. 테너 곽윤섭의 부드러운 음색과 합창단이 조화를 이루었는데, 아마도 편곡에 의해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이는 솔리스트의 선창과 곧바로 뒤잇는 합창단의 후창이 돋보이는 곡이었다.
 
 
다음으로는 소프라노 김선미가 부르는 거룩한 성(The Holy city)이었다. 소프라노 김선미의 청아한 음색이 돋보이는 곡이었는데 특히 합창단의 풍부한 음색과 어우러지는 것이 인상깊었다. 처음 듣는 곡이었는데 다시금 찾아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곡이었다.
 
 
세번째 성악곡은 테너 성영규의 거룩한 밤(O Holy night)이었다. 제목만 보아서는 무슨 곡인지 감이 오질 않았다. 그런데 첫 소절을 듣자마자 알았다. 사실 가사보다는 선율이 더 익숙했다. 그런데 이 곡이 아돌프 아당이 지은 곡인 줄은 미처 몰랐다. 사실 아당 하면 지젤 아니던가. 새삼 놀라운 기분으로 이 곡을 들었다. 테너의 음색이 이 곡과 너무도 잘 어울렸다. 부드러우면서도 힘있는 이 곡은 나에게 어제 무대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곡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이어서 아홉번째 곡은 주기도문이었다. 사실 주기도문이라고 하기에 내가 아는 찬송가 635장을 말하는 것인가 싶었다. 프로그램북 상에 나온 가사를 보니 635장의 가사와는 다른, 진짜 주기도문의 내용 그대로였다. 그래서 내가 모르는 찬양인가보다 했는데, 아니었다. 내가 아는 그 찬송가 '635장 하늘에 계신'이 맞았다. 다만 이 곡을 원어 그대로 부른 것이었다. 찬송가는 번역곡이 대다수다. 사실 새삼 놀랄 것도 없었는데 이 곡이 번역곡이었다는 것에 조금 놀랐다. 우리말로 익숙하게 접했던 그 곡을 영어로, 그것도 합창으로 듣는 것은 thrilling한 기분이었다.
 
 
마지막 대미를 장식한 프로그램은 시벨리우스의 교향시 핀란디아였다. 그런데 일반적인 관현악 버전이 아니라 합창을 포함시킨 버전이었다. 일전에 합창이 포함된 핀란디아를 들어본 적이 없어 어떤 느낌일지 매우 궁금했다. 그런 기대를 안고 본 핀란디아는 역시 아름다웠다. 서두의 무거운 분노와 같은 분위기는 내가 핀란드를 여행할 때 휘몰아치던 그 매서운 겨울같았다. 시벨리우스가 핀란디아를 쓸 때의 핀란드 실정이 그처럼 풍전등화였기도 한만큼 그는 그런 현실을 실제로 표현하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 조국을 사랑한 그의 열정을 보여주듯 곡은 화려한 선율과 아름다운 주제로 발전되어 갔다. 그리고 그에 더하여 뜨거운 합창이 더해졌다. 대미에 이르러 그 아름다움은 절정에 치닫고 희망으로 곡은 마무리되었다.
 
 
 
앵콜 곡으로는 안드레아 보첼리의 Con te partiro이자 사라 브라이트만이 불러서 유명해진, Time to say goodbye가 객석을 가득 채웠다. 소프라노와 테너의 아름다운 음색에 더하여 합창단의 풍부한 음성이 더해지면서 앙상블을 이루는 데 이만큼 앵콜에 부합하는 곡이 있을까 하는 기분이 들었다.
 
 
 
 
 
사회자가 마지막 곡을 소개하기 전에,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따뜻함과 사랑을 가득 담아 무대를 준비했다는 말을 했다. 관객들에게 익숙하게 다가오는 프로그램들, 그 중에서도 따뜻한 메시지와 희망을 가득 담은 특별한 곡들로 무대를 꾸민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서두에서부터 마지막 앵콜에 이르기까지 그 무엇 하나 따뜻하게 관객들을 보듬어주지 않는 곡이 없었다.
 
 
 
남은 2015년을 마무리할 힘을 나눠받은 듯한, 아주 포근한 음악회였다.
앞으로 서울오라토리오가 또 어떤 무대로 관객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도닥여줄지 기대가 된다.
 
 
 
[석미화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