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나태주 <풀꽃>
다들 한 번쯤은 들어보셨죠? 외우는 시가 있으세요?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시이기도 합니다. 특히 언젠가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친구에게 읊어주는 장면에서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이 짧은 시를 읽는데는 2초도 채 걸리지 않지만 아주 강렬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겉모습에, 그 향기에 취해 온 몸이 마비될 것 같은 아름다운 꽃들. 이미 우리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이미 딱 봤을 때 첫눈에 반해버리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장미를 생각해 보세요, 그 붉은 꽃잎들에 겹겹이 쌓여서 한 폭의 비단을 연상시키는 듯합니다. 그 향을 또 어떻구요, 우리가 나비였다면, 그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정도일걸요? 하지만 우리는 그 겉모습에 반해 장미가 숨기고 있는 가시를 보지 못하게 됩니다. 장미가 붉은 이유는 그 아름다움을 취하려는 사람들의 피를 머금고 있는 까닭인 것을 모르는 셈이죠. 하지만, 지나가는 풀꽃을 한 번 봐보세요. 아니, 풀꽃이 도로 주변에 피어있는 걸 우리는 알고 있었을까요? 알지도 못했던 존재들, 스쳐지나간 존재들, 혹은 잡초라고 여기던 존재들 옆에 앉아 가만히 들여다볼 때, 아, 얼마나 순수하고 아름다웠던가요! 꿋꿋이 이곳에 버티고 있는 것도, 나비든 벌이든 다른 곤충 친구들이든 아낌없이 반겨주는 것도 어쩜 이렇게 사랑스럽고 귀여운지요.
이 시는 우리에게 겉모습에, 외형적인 모습에, 단편적인 것만 추구하여 그 외에 사람들을 무시하고 배척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자세히 보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존재니까요. 먼저 그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나오는 진정한 美를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지요.
이 시를 보면 생각나는 영화가 한 편 있습니다. 바로 <뷰티 인사이드> - 유명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고 색다른 로맨스여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지만, 그 내용은 우리에게 아름다움, 사랑, 그리고 겉모습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나는 나인데, 나는 늘 그대로인데 자고 일어나면 남녀노소 심지어 국적까지 바뀌어 아예 다른 사람이 되는 남자가 있습니다. 그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고, 꽁꽁 숨겨 온 자신의 비밀을 그 여자에게 털어놓게 되죠. 처음에 사실을 부인하던 여자는 결국 그 남자를 자신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서로 사랑을 나누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즉, 여자는 남자의 겉모습이 아니라 그 내면을 사랑했던 거죠. 마음, 생각, 행동, 말투 …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사람 고유의 것말이에요. 모든 게 바뀌어도 변하지 않을 그 사람만의 것. 제가 만약 그 여자였다면요? 저는 불가능했을 겁니다. 아무리 겉모습이 중요하지 않고 내면을 사랑해야 한다고 해도, 매일매일 바뀌는 사람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당장 현실적인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이 사람의 존재를 내가 어떻게 믿고 알 수 있을까?
그래서 저는 이 영화가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물론, 어느 날 내가 원빈처럼 강동원처럼 멋있게 변해있어서 좋을 수도 있겠지만, 어느 날은 또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거니까요. 평생을 그렇게 살다보면, 내 겉모습을 치장하고 꾸미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변하지 않을 나만의 생각들과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겠지요.
바비인형이 시기 별로 다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아름다움은, 그 기준도 시대에 따라 바뀌게 됩니다. 또, 외적인 아름다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시들어지고 화려함을 잃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그 누구도 시간 앞에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자랑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에게는 시간이 당할 수가 없죠, 오히려 시간과 함께 더 성숙하게 변합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거울을 보면서 넌 아름다운 아이야, 라고 나 자신을 다독여보는 것도, 우리에게 꼭 필요한 순간일테니까요.
< 사진출처 >
DAUM 영화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