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가 몰랐던 ‘인간’ 리스트, '내가 프란츠 리스트를 만난 날'

우리가 몰랐던 ‘인간’ 리스트
글 입력 2015.10.12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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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몰랐던 인간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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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항상 리스트를(비롯한 클래식 거장들을) 그저 음악으로 생각해왔다. 악보에 담긴 음악처럼, 리스트가 내게 인간으로 다가오지 않았음은 사실이다. 그도 내가 살고 있는 것과 같은 삶을 살았던 한 인간이었을 텐데 말이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음악가혹은 작곡가리스트는 알지언정, ‘인간리스트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
 
   리스트란 사람은, 내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처럼 화려한 음악인으로서의 삶만을 살았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리스트는 (당연히) 어릴 때부터 음악에 천재성을 보였다. 그의 천재성을 발견한 아버지는 리스트를 철저히 연습시키고, 관리한다. 리스트의 아버지는 무척 리스트를 아꼈지만, 굉장히 억압적인 아버지이기도 하다. 어린 나이부터 아버지에 의해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해야 했고, 리스트를 성공시키려는 필사적인 모습은 마치 부모의 꿈을 자식을 통해 이루려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아버지의 가이드로, 리스트는 어린 나이에 왕과 많은 귀족들 앞에서 연주할 만큼 주목받는 음악 천재가 된다.

   그는 체르니에게 레슨을 받고, 살리에르에게도 작곡을 배운다. 또한, 그는 베토벤과도 만남을 가진다. (여기서 체르니, 모차르트, 살리에르, 베토벤 이런 사람들이 다 동시대 사람들인 것도 놀라웠는데, 리스트와 다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라는데 두 번 놀랐다.) 리스트는 체르니의 권유로 파리 음악원에 입학하려 하나, 내국인들을 우선시하는 파리 음악원의 정책 때문에 입학이 좌절된다. 그 후,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아픔도 겪지만 많은 연주회를 하며 그의 명성은 높아져 간다. 리스트는 리사이틀이라는 말로, 자신이 하고 싶은 연주회를 정의한다. 마지막 연주회를 가진 후, 리스트는 수도원으로 들어가 음악 활동을 한다. 자신의 기량이 최고일 때, 마지막 공연을 하고 '박수칠 때 떠나서' 수도원으로 떠나는 리스트의 모습은 아름답게 느껴졌다. 
 
   ‘내가 프란츠를 리스트 만난 날공연을 보고 난 후 집에 돌아오는 길에 뭘 느꼈지?’ 하고 나 자신에게 질문해 보았다. 해답은 공연의 제목에 있었다. 그 날은 바로 관객인 내가 새롭게 리스트를 만나게 된 날이었다. 나는 뭔가를 느꼈다기보다, 그날 새롭게 인격적인리스트를 마주하게 되었다. ‘리스트를 이해하는 첫 걸음은 그의 음악 이전에 그의 삶을 이해하는 것 아닐까?
 



[이슬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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