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꿈 그것은 신기루와 같다. '2015 베세토 페스티벌 - 황량일몽'

글 입력 2015.10.03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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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꿈, But 신기루
당신의 신기루는 무엇인가요?
2015 베세토 페스티벌 - 황량일몽

황량일몽.jpg
 
9월 23,24일 중국팀의 황량일몽을 끝으로 막을 내린 2015 베세토 페스티벌.
그리고 그들의 마지막 작품을 함께했다.
중국 황잉 스튜디오는 중국의 전기소설 침중기를 재창작하여 황량일몽이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마치 교과서를 무대 위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극 전개는 무엇보다 익숙했다. (사용된 언어 빼고)



노생의 한탄이 한심스러웠는지 꿈을 통해 인생무상을 알려준 여옹.
연이은 승진에 입이 귀에 걸려 내려올 줄 몰랐던 노생.
황제에게 관직을 내려놓음을 요청하지만 오히려 죽음을 명 받은 꿈 속의 노생.
꿈에서 승승장구 하다가 으앙 쥬금!을 겪고 아 꿈!을 깨우치게 된 우리의 노생.
그는 조밥을 그리워했고, 조밥에 안도했다.
사실 필자도 아~주 가끔 꿈을 꾸긴 한다. 그럴 때마다 꿈이었음에 굉장히 안타까워하지만..(?) 그래, 난 미련쟁이다.

‘조밥’. 극이 본격적으로 시작됨을 알리는 매개체였다.
밥솥 4개에 조밥이 지어지는 모습을 보며 ‘극 끝나고 관객들이랑 나눠먹겠지?’ 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했다는 건 비밀(?).
연극이 ‘시간 연속적’ 이듯이 극이 끝나갈 무렵에는 조밥이 다 지어져 있었다.
(덕분에 따끈한 조밥을 먹을 수 있었다.)
이 장치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매개체로 만들어졌으면(영화라던가) 조밥은 아직 지어지지 아니한 구성성분이 되었으리라.

황량일몽 조밥.jpg
 (따뜻한 조밥은 맛있었다.)

‘중국 = 무술’ 이라는 말답게 본 극에서도 봉을 이용한 짤막한 전개 극이 있었다. 봉과 봉이 맞닿을 때마다 내는 그 소리. 그리고 긴 봉이 주는 화려한 움직임.
이게 바로 중국의 빼놓을 수 없는 별미 중 별미다.
짧지만 강렬했던 그 시간.
두 배우의 찰떡같은 호흡이 아닌 이상 부상으로 직결되는 위태로운 시간.

끝까지 의문점을 던져준 건 다름 아닌 한 마리의 물고기였다.
무대 앞에 물 속에서 이리저리 헤엄치며 우아한 물고기라인을 뽐내던 물고기 한 마리.
풍덩풍덩 떨어지는 돌멩이에 고통받았을 우리 물고기.
고요한 상자 속 물을 휘휘 내젓는 심보에 역시 맘은 편치 않았을 우리 물고기.
대체 이 물고기의 정체는 무엇일까?



황량일몽 끝.jpg

극을 보면서 한 편으론 불편한 감이 없진 않았다.
인생무상 = 덧없는 인생.
삼포세대, 오포세대 이젠 칠포세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각박한 환경을 살아가고 있는 내 또래들에게 이런 말을 해봤자 배부른 소리라며 욕만 먹을 뿐이다.
노생의 꿈처럼 최후를 맞이해도 좋으니 한 번 쯤은 남들 부러울 만큼 화려한 삶을 살길 바라는 사람도 있을터.
극이 모두 끝나고 나서는 씁쓸한 발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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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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