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뮤지컬<빨래> 빨래가 많은 날이 좋은 날이었다는 것을. [공연예술]

글 입력 2015.08.30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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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 빨래 어디에 있어?’
‘빨래 할 거 뭐 없어?’
‘아 오늘 꼭 입어야 하는 옷인데, 빨래가 아직 안 말랐어.’
‘밥 먹다가 김칫국물 묻었는데 빨릴까?’
   

오늘 아침에 빨래 건조대에서 가져 온 양말이 다시 세탁기에 들어가는 것처럼 우리는 하루를 ‘빨래’로 시작해서 ‘빨래’로 끝냅니다. 빨래가 쌓이고 세탁기가 돌아간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하루하루도 흘러가고 있다는 증거겠죠. 그래서 뮤지컬 <빨래>는 우리의 평범한 하루하루를 그리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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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동네. 강릉에서 꿈을 안고 올라왔지만 지금은 회사생활 중인 주인공 나영. 애인이 있지만 아직은 혼자 살고 싶은 희정엄마. 그리고 이 둘의 집주인이자 장애인 딸 뒷바라지를 하고있는 할매. 그 옆집에 몽골에서 일하러 온 청년 솔롱고와 그의 친구 필리피노 마이클. 모두들 널려있는 빨래만큼이나 개성넘치고 사연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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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이어주는 빨래

지금도 아파트를 지나가다보면 날 좋은 날 바깥에 건조대를 놓고 이불을 말리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우리는 빨래만 봐도 많은 것을 알 수 있죠. ‘추위를 많이 타시는구나, 꽃무늬를 좋아하시나? 비싸보이네.‘  그리고 빨래를 걷으러 온 아주머니께 한 마디 건넬 수 있겠죠, ’오늘 날이 참 좋네요.‘ 마치 나영과 솔롱고처럼 말입니다. 나영이 빨래 널러 옥상 오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다가 어느 날 바람에 날려 넘어 간 빨래로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한 둘처럼 빨래는 삭막한 서울생활에서 작지만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나는 살아있었다!

주인 할매는 말합니다. 매일 몸이 불편한 딸의 똥귀저기를 빨고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고. 딸이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일테니 언제까지나 빨랫줄에 빨래가 걸려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주인 할매에게 빨래는 오늘 하루도 내가 살아있었다는 걸 증명해줄 뿐 아니라, 언제까지나 딸과 함께 살아가고 싶다는 의지와 희망을 주는 존재입니다. 집에 돌아와 옷을 가만히 보면 일기장마냥 언제 묻었는지 모를 김칫국물, 커피에 찍- 그어져있는 볼펜 자국까지 오늘 하루도 치열하게 살았음을 보여주는 흔적들이 많이 있습니다.



인생을 빨래하다!

나영이 부당하게 해고당한 직장 동료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자 직장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하고, 솔롱고가 단지 몽골에서 왔다는 이유로 무시당하고 천대받습니다. 이 상황이 답답하기만 한 나영에게 주인할매와 희정엄마는 말합니다. 빨래를 하면서 아픔을 달래라고. 먼지를 탁탁 털면서 내 안의 슬픔도 털어내 버리라고. 햇볕 좋은 날 빨래를 말리면서 얼굴의 미소를 한 번 지어보라고.
부자건 가난한 사람이건 노인이건 청년이건 할 것 없이 매일매일 하게 되는 빨래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빨래는 평등하고 정직합니다. 더러우면 빨면 되고, 빨면 깨끗해지고. 마치 우리의 삶처럼 말이죠. 오늘 하루 더럽고 치사했어도 내일은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하루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게 바로 빨래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한 나를 위해, 내일도 앞으로도 전진할 나를 위해말이죠. 
 






사장 눈치 보는 직장인도.
남편 잃고 생계를 위해 시작한 마을버스 운전기사 아주머니도.
가족을 위해 머나먼 타국까지 일하러 온 마이클과 솔롱고도.
사십 넘어 몸져 누워있는 자식 똥기저귀 갈며 살아가는 주인할매도.
풍선처럼 부푼 꿈은 하늘로 날려버리고 회사생활을 하는 나영도.
우리의 지친 삶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뮤지컬 <빨래> 였습니다. 





<사진출처>

[유다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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