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 곳에서 그런 복장으로 그런 짓을 하나요?”

글 입력 2014.01.0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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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페르튜토 서울 “왜 그런 곳에서 그런 복장으로 그런 짓을 하나요?”

글 - 박상희

 

다페르튜토 스튜디오의 <다페르튜토 서울>이란 시민 인터뷰를 통해 서울 명소 50개를 수집하고, 그곳에 직접 찾아가서 퍼포먼스를 벌인 뒤 영상으로 담고, 그 결과물을 공연, 전시, 책 작업으로 연계시킨 예술이다. 여기서 명소라 함은 관광객에게 소개할만한 보편타당한 장소가 아니라 사적인 기억이 담긴 장소라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을지로입구역 앞, 성신여대자취촌, 마포대교, 서울대 병원, 대학로 골목 등.

대학로 골목의 사연은 이렇다. 바로 근방의 주민인 그는, 추레한 차림으로 대학로 골목을 다니다가 좋아하는 선배를 만났다. 그 이후로는 바로 집 앞에 나갈 때에도 언제나 풀메이크업에 하이힐까지 신은 완벽한 모습으로 나갔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인터뷰를 통해 엮은 50개의 서울 명소에는 50개의 공감되는 이야기가 나열되어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놀랍도록 다양한 서울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다.





“왜 그런 곳에서 그런 복장으로 그런 짓을 하나요?”


퍼포머들은 각각의 명소들에 방문하여 엉뚱하고 기발한 퍼포먼스를 보인다. 술에 취한 아버지를 따라 마포대교를 건너가면서 자살방지 문구를 보았던 사연에 대해, 마포대교에 직접 방문한 퍼포머들은 그 자살방지 문구 위에 여자연예인 이름을 붙이고 이름을 맞추기 퀴즈를 하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그 밖에도 동네의 골목시장에서 속옷만 입고 기이한 춤을 추거나 수술복을 입고 병원 앞에 서서 체조를 하는 등의 영상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다페르튜토 서울>은 사실 관람하기에 편안한 작품은 아니다. 관람자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장소에서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미가 있기는 한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다페르튜토 서울>이라는 작품은 어떤 노선에서 대중과 소통을 하고자 것일까.

한 가지 힌트가 있다면 영상 속 퍼포머들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유쾌함과 장난끼이다. <다페르튜토 서울>의 퍼포먼스들은 어떻게 보면 어렸을 때 유행하던 게임인 ‘쪽팔려 게임’과 비슷하다. 그런 점에서 관람자들에게 즐겁고 키치한 에너지를 준다는 점에서 작품의 의의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들의 즐거움이 관람자들에게도 즐거움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싶다.
[박상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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