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기억의 체온 - 플랑크톤의 층계참

글 입력 2015.07.2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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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체온 - 플랑크톤의 층계참>
다소 난해했던 제목의 공연. 하지만 그 난해함이 뇌세포를 자극했던 두 시간.
스포일러를 하지 않는 동시에 이번 공연을 즐겁게 볼 수 있는 몇 가지 포인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추리 스릴러 코미디'.

세 가지 장르가 고루 융합된 공연이다.
수미상관법으로 구성된 연극의 내용은 처음에
'대체 저 장면이 뭘 의미하는거야?'라는 의문을 품게 만들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의 기회를 던져준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 그 속의 추리가 스릴 넘치는 동시에 웃음을 자아내는 장치가 된다.
특히 이웃 중 하나로 등장하는 남자배우의 연기에 집중한다면, 그 즐거움은 더욱 클 것!


2. 추리를 하다보면 2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를 정도로 시간이 빨리 간다.

끝날 때에는 이 흥미진진했던 추리극이 완전히 마무리되었다는 사실에 아쉬워질 만큼!
하나의 행동과 장면 모두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본다면 더욱 즐거울 연극.


3. 자연스러운 무대연출!

내용상 같은 얼굴을 가진 배우들의 등장이 필요한데,
그럴 때마다 전신거울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극이 전개될 수 있도록 한다.
 그 중에서도 극이 끝나갈 무렵 무대 옆의 화장실 공간을 통해
주인공이 실제로 두 명인 것처럼 느끼게 했던 무대연출은 정말 자연스러웠다.
(사실 극이 끝날 때까지 두 배우가 다른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다)

4. 작품이 주는 여운은 생각보다 진하다. 여주인공의 대사 하나하나에 의미가 담겨있는데,
한 두 번 곱씹어보면 이 연극이 결과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와닿는다.
(중간중간 여주인공의 연기가 약간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물론 결말로 향하는 과정 자체가 아주 자연스럽지는 않지만,
나름의 반전이 그 모든 '부자연스러움'을 잊게 만든다!


인간의 육체는 정말 '육체'에 불과할지도 모르겠다.
<플랑크톤의 층계참>이라는 부제처럼, 잠깐 머물다가는 공간의 개념일 수도 있겠다.
그 육체를 떠나, 모든 것은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것일 테다.

도플갱어, 그리고 미신이라는 두 가지 장치로 특별함을 노래하려 했던 극작가의 노력이,
그리고 그 노력을 완전하게 세상 밖으로 드러내려 했던 배우들의 땀방울이 이렇게 멋질 수 없다.
지극히 일본스러우면서도 그 일본스러움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다.
문화적 차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이전의 한국 연극과는 또 다른
일본 특유의 느낌이 이 연극에 도리어 향기를 불어 넣는다.



[전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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