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기억의 체온 : 기억 속에 존재하는 사람

기억 속에서 만들어진 도플갱어, 과연 그는 그 자신일까?
글 입력 2015.07.2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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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간 2015.07.17.-2015.07.26.
공연시간 평일 8시 주말 4시 월요일 공연 있음
공연장소 예술공간 서울
관람료 전석 20000원
티켓예매 인터파크 티켓(1544-1555), 클립서비스(1577-3363)
문의 및 예약 010-2415-4279, 010-4937-3537, 010-8663-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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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가나와초의 영업전인 어느 한 가게에 가나메가 다급히 들어와 별거 중인 시게루를 찾는다. 시게루가 자신을 쫒아온 줄로 착각한 가나메는 화장실을 향해 다시는 오지 말라며 화를 낸다. 가게를 나가려는 찰나 화장실에서 시게루가 나온다. 시게루는 기억이 안 난다며 가나메에게 호소한다. 하지만 가나메를 이를 받아주지 않는다.

   이에 시게루는 도쿄로 올라갔다 온 후 다시 가나메와 가나메의 오빠인 데루오를 찾는다. 시게루 혼란스러워 하며 누군가 자신으로 둔갑 하고 있으며 자신의 삶을 빼앗고 신변의 위협까지 느낀다며 가나메와 데루오에게 절박하게 말한다. 호기심 많은 데루오는 몇 번의 확인절차 끝에 시게루가 두 명이 있다는 걸 확인하고 도플갱어라고 확신하게 된다. 

  이 기묘한 현상의 근원을 찾아 데루오는 가나메와 시게루가 처음 만난 가게로 향하고 거기서 에구치와 시마를 만난다. 여러 대화를 나눈 후 시마와 동업자인 후지에다 교코도 이와 비슷한 일을 겪었으며 분리된 두 명이 만나면서 기억의 혼란을 일으켜 온전한 한 사람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러 번의 실험을 한 후 시게루를 온전한 원래상태로 되돌려놓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결국 시게루3을 만들어 시게루와 시게루2를 합체 시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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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보기 전에 기억의 체온을 찾아봤었는데, 철학적인 내용을 담은 심오한 연극인 줄 알았다. 이때까지 본 연극에서 영화나 책만큼 깊은 감동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기대를 안하고 있었는데 또 심오한 연극인 것 같아 기대치가 더 낮아졌다. 그래서 첫 장면에서 배우들이 연기할 때 배우들의 연기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럼 그렇지.’라는 생각도 잠시, 배우들의 연기가 가면 갈수록 사람들을 이끄는 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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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분! 너무 귀여웠다>< 보는 내내 엄마미소가 절로... 이름은 조재준. 외모와 캐릭터가 딱 들어맞는 분이셨다.
이야기 전개도 탄탄해서 사람들을 점점 빠져들게 하는 내용이라 끝까지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마냥 진지한 연극은 아니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 친구도, 나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공연장을 나갔다. 나가면서도 ‘재밌는데?’하는 말들이 귓가에 들려왔다.


‘누군가를 안다는 게 진짜 아는 걸까, 그렇게 믿는 걸까?’

 가나메가 기억속에서 만든 시게루 도플갱어. 하지만 도플갱어는 진짜 시게루가 아니었다. 가나메가 인식하는 시게루였다.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누군가가 진짜 그 사람일까 기억 속에 존재하는 사람일까 생각해보았다. 시게루도 가나메를 그리워하고 있을거라고 시게루가 생각한 것처럼, 우리도 헤어진 전 남자친구가 나를 그리워하고 있진 않을까, 연락이 되지 않는 친구가 나를 생각하고는 있지 않을까 떠올린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그리워할 뿐, 그들은 그들의 세상 속에서 잘 살고 있다. 자신의 기준에서 만들어낸 착각은 아닌지. 사실 착각인줄 알면서도 그렇게 믿고 싶은 마음도 있다. 나만큼 나를 그리워해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잊는다는 건 인간 최고의 능력이야’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것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잊히는 것, 하나는 잊는 것. 영화 「인사이드아웃」에서 두 종류를 모두 다루었다. 낭떠러지 밑에서 검은색으로 사라지는 구슬들이 잊어지는 것들이다. 잊히는 것은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는 구슬들, 잊는 것은 흔들리면서 떨어지는 구슬들이다. 조이와 빙봉이 낭떠러지 밑으로 떨어졌을 때 그들은 잊힐까봐 두려워한다.
그런데 「기억의 체온」에서는 잊는 것이 최고의 능력이라고 말한다. 낭떠러지 밑도 있어야 한다. 잊어야 새로운 기억들을 다시 생성해낼 수 있다. 새로운 사건들이 일어난다. 「인사이드 아웃」도 마지막에는 「기억의 체온」과 같은 말을 한다. 잊어야 새로 시작할 수 있다고. 더욱 성장하면서.
슬픔이 있어야 기쁨이 있고, 잊는 게 있어야 새로운 일이 시작된다. 사실 나는 ‘잊는다’는 표현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사람이 사람을 자의적으로 모두 잊을 수는 없다. 하지만 생각의 비중을 줄일 수는 있다. 사람들은 그것을 ‘잊는다’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시간이 많이 지나도 여전히 소꿉친구와 놀았던 기억은 어렴풋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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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깊지도 않고 마냥 얕지도 않은 연극, 기억의 체온!
일본에서 만든 연극을 한번 보고 싶다면, 기억과 주변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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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를 아직 잘 모른다면, 큰 길로 가는게 좋다. 혜화역 4번출구로 나와서 성균관대입구 사거리까지 걸어간 다음, 직진해서 '꾸꾸루꾸 성대점'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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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걸치는 옷 한벌 가져가기
에어컨이 빵빵해서 시원하다 못해 추울 수 있다. 걸치는 옷 한벌은 필수!

2. 커튼콜때 사진찍기
아쉽게도 배우들과 사진찍는 시간이 없다. 그래서 커튼콜 할때 배우들을 무조건 찍어놔야한다. 카메라 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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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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