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
프리다 칼로展
김지현(ART Insight SNS 운영팀)
<전시소개>
ㅇ 전 시 명 : 프리다 칼로_절망에서 피어난 천재 화가
ㅇ 전시기간 : 2015. 6. 6.(토) ~ 2015. 9. 4.(금)
ㅇ 주 최 : 조선일보, 국민체육진흥공단
ㅇ 주 관 : 소마미술관, PIALUX INC, 한솔BBK
ㅇ 전시장소 : 소마미술관 1~5전시실
ㅇ 전시작가 : 프리다 칼로, 디에고 리베라 등 총 12명
ㅇ 출 품 작 : 회화, 드로잉, 사진, 장신구 등 총 100여점
ㅇ 입 장 료 : 성인(19-64세)개인 13,000원/ 청소년(13-18세) 개인 10,000원/ 어린이(5-12세) 개인 6,000원/ 특별요금(65세 이상, 국가유공자, 단체인솔교사) 6,000원
※ 장애인 : 1~3급 동반 1인까지 무료, 4~6급 특별요금 6,000원
※ 단체 : 20인 이상(2,000원 할인), 어린이 단체(1,000원 할인)
※ 만 4세 이하 어린이는 부모 동반 시 무료입장 (단체 5,000원)
‘평화’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 하지만 절대 삶이 평화롭지는 않았던 소녀.
이번 전시회에서는 드라마틱했던 ‘프리다 칼로’의 인생을 볼 수 있었다.
프리다 칼로는 살면서 143점의 회화 작품 중, 55점의 자화상을 그렸다. 비율로 따지자면 여타 화가들에 비해 굉장히 많은 양의 자화상을 그렸는데, 그 이유는 그가 제일 잘 아는 소재가 그녀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칼로는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아서 오른쪽 다리의 성장이 더뎠다. 18살 때는 교통사고로 인해 버스의 쇠 난간이 왼쪽 옆구리를 뚫고 자궁을 관통해서 허벅지로 빠져나왔다. 이 사고로 인해 그녀는 평생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했다.
끔찍하게 지루한 침대 위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그녀는 일어날 수 없었기에, 침대 위에 거울을 매달고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고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그림을 그렸다.
“ 나는 다친 것이 아니라 부서진 것이다. ”
프리다 칼로, 부서진 기둥
그래서일까, 그녀의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고통’은 작품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었다.
육체적 고통을 나타낸 작품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부서진 기둥> 이었다. 이 그림은 여러 수술을 겪으면서 고통 속에 신음하는 자신을 묘사한 작품이다. 자신의 부서진 척추는 금 간 기둥을, 엄청난 고통은 몸에 박힌 못을 조각난 자신의 몸을 묶은 끈은 그녀가 늘 착용한 코르셋을 뜻한다. 비록 울고있지만, 똑바로 정면을 응시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삶에 대한 강한 열망이 느껴진다. 살려달라고, 살고싶다고 울부짖는 소리가 붓 끝에서 느껴진다면 분명 칼로가 고통을 물감으로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리라.
" 광기의 장막 저편에서는 내가 원하는 여인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난 하루 종일 꽃다발을 만들고, 고통과 사랑과 다정함을 그리면서 다른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비웃으리라. 그러면 모두들 말하겠지. 불쌍한 미친 여자라고. 나의 세계를 건설하겠다. 그것은 내가 살아가는 동안 다른 모든 세계들과 조화를 이루리라. "
프리다 칼로, 헨리 포드 병원
<헨리 포드 병원>은 칼로의 또 다른 고통, 아이를 잃은 고통을 그려낸 그림이다. 그녀는 사고로 인해 몸이 성치 않았음에도 리베라와의 아이를 가졌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만류했으나, 그녀는 리베라의 아이가 갖고 싶었다. 하지만 세 번의 임신은 세 번의 유산과 함께했다. 너무나도 절망한 칼로는 그 고통을 그림에 투영시켰다. <헨리 포드 병원>은 낯선 타지에서 그토록 염원하던 아이를 유산한 칼로의 절망이 환상적으로 묘사된다. 그녀의 왼손에 들린 세 개의 붉은 색 리본은 실패한 임신을 상징한다. 침대 오른쪽 위의 달팽이는 인디언 문화에서 임신과 탄생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것으로, 칼로에게 달팽이는 여성의 임신주기와 섹슈얼리티를 상징한다. 침대 밑에 있는 골반 뼈의 모형은 유산의 원인을 나타내고 있다. 공장이 들어서있는 황량하고 차가운 벌판 위에서 홀로이 누워있는 칼로의 모습, 미처 끊어내지 못한 아이에 대한 미련이 그림 속에서 아련히 전해져오는 것 같았다.
“ 나의 아이 디에고, 나의 약혼자 디에고, 화가 디에고, 나의 연인 디에고, 나의 남편 디에고, 나의 친구 디에고, 나의 어머니 디에고, 나의 아버지 디에고, 나의 아들 디에고… ”
프리다 칼로, 우주, 대지, 디에고, 나 세뇨르 솔로틀의 사랑의 포옹
그녀의 인생에서 어릴 적의 교통사고가 고통의 반을 차지했다면, 나머지 고통의 반은 리베라가 차지했다. 칼로와 리베라는 서로에게 애증의 존재였다. 깊이 사랑하지만 그만큼 깊이 증오했다. 어찌 보면 증오도 관심이 있어야 생기는 감정이니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칼로는 리베라와 20살 넘게 나이 차이가 났지만 그녀는 리베라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하지만 리베라는 바람기가 심했다. 심지어 칼로의 여동생과 불륜을 저질러 이에 칼로는 짙은 배신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럼에도 리베라를 사랑하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위의 그림은 이런 복잡한 애증을 그려낸 작품이다. 이마에 파괴 신 시바의 제3의 눈이 달려있는 리베라, 아들처럼 리베라를 품고 있는 칼로의 모습, 그리고 그 둘을 감싸는 대지의 여신과 우주의 여신. 신화적 요소가 있는 환상적 작품은 자신이 깊이 사랑했으나 자신을 파괴하기도 했던 남자 디에고 리베라와의 애증에 찬 관계가 잘 드러나는 사실적 작품이기도 하다. 그녀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과 심장에서 솟구치는 피는 리베라를 감싼 손과 대비되어 리베라에 대한 증오의 감정이 드러난다. 참고로 그림의 아래쪽에 있는 개는 ‘솔로틀’로서, 고대 아즈텍 신화에서 악령과 침입자를 물리친다는 속설이 있는 강아지이다. 칼로가 죽음을 앞둔 심정을 묘사했다는 평가가 있다.
이 그림 외에도 칼로의 인생에서 차지하는 주제들을 여럿 볼 수 있었다. 혁명가로서의 칼로, 현실주의적 화가로서의 칼로, 그리고 여자로서의 칼로 등 전시회를 통해 칼로의 예술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알아볼 수 있었다. 특히 칼로가 생전에 착용했던 목걸이나 의상 등도 같이 전시해 놨으니, 멕시코의 전통 의상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었다.
초현실주의 화가로서의 칼로를 보여주는 작품. 바나나는 남성을, 파파야는 여성을 상징하고, 완전히 쪼개진 수박은 회복할 수 없이 갈라져버린 삶을 상징한다
동시대의 혁명적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포인트였다. 조금 뜬금없는 느낌이 없잖아 있었지만, 칼로가 죽기 직전까지 리베라와 혁명 운동에 참여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그 시대 멕시코 혁명의 움직임을 훑어보는 것도 도움이 됐다. 더불어 벽화 운동의 대가였던 리베라의 행보까지 경험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번 전시회에서는 칼로가 어째서 이렇게 칭송받을 수 있었는지를 보여줬다. 제대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여러 색감을 본능적으로 찾아내는 그녀의 예술성은 물론,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에도 그것을 해낸 그녀의 정신까지. 고통 앞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고자 했던 그 의지를 작품에 담아냈다. 하지만 아름다운 작품일수록, 더욱 큰 고통이 원동력이 되었을 생각을 하니 마음 한 구석이 찡해졌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런 작품을 만들어냈을까. 적나라하게 표현된 고통이 생경하다. 부디 당신의 외출이 행복하기를, 비바 프리다!
영화 ‘프리다 칼로’ 클립
출처 및 참고자료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75&contents_id=1004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93&aid=0000003713
http://www.fridakahl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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