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멕시코의 국보화가, 디에고 리베라 [시각예술]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프리다 칼로의 남편 디에고 리베라를 만나다
글 입력 2015.07.06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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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주말에는 전시를 찾지 않는데... 소셜로 전시표를 사놨던 것들이 속속들이 사용기한 마감이 다가오면서 위험을 느껴 다녀왔습니다.. 느긋한 커피 한 잔의 주말을 포기하고 인산인해를 뚫고 다녀왔습니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사람이 적어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기다리지도 않았구요! 아무래도 같은 시기에 그의 아내였던 프리다 칼로의 전시도 열리는 중이라 그 쪽에 더 인파가 몰리지 않을 까 싶습니다.

* 프리다 칼로 전은 9월4일까지 올림픽 공원내 소마미술관에서 전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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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 리플렛이 보라보라한게 색이 예쁘더라구요. 표도 보라색으로 포인트를 주고, 저렇게 타이틀마저 보라하다니 맘에 들었습니다.


작년에 박노해 사진전 이후로.. 1년도 넘어 가는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방문이었습니다. 리모델링을 해서 입구찾는 데 헤매었습니다. 그 전에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야만이 입구를 만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에스컬레이터 타는 옆에 1층에 입구가 생겼더군요. 입장은 1층으로 하고 퇴장은 B1로 한다는 점. 개인적으로 1층 입구의 공간이 작아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사람이 몰려 줄이라도 서는 날에는 대림미술관처럼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바로 옆 코너를 돌아 건물을 둘러싼 광경을 곧 만날 수 있을 듯합니다. 뜨거운 주말에는 자제하시는 것이 피부에는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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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전시되는 이번 디에고 리베라 전은 멕시코 베라크루즈 미술관과 외무부, 국립예술원과 갤러리 베아르떼의 협업으로 멕시코 베라크루즈 주정부의 문화유산인 소장품으로 구성된 것으로 중국, 싱가폴에 이은 세 번째로 국내에 상륙한 순회전이라고 합니다.  



프리다와.jpg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

저는 몇년 전 프리다 칼로를 수업에서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그때는 남편이 유명한 화가다, 여성편력이 심했다' 정도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이름을 말해주셨는지 모르겠지만, 제 뇌리에 남았던 건 그가 화가라는 것과 여성편력, 이 두 가지네요. 프리다 칼로의 비극적인 일생을 듣고 우울하고 기괴스러운 자화상을 몇 차례보니 디에고 리베라를 '나쁜 남자'라 단정짓게 되었습니다.


Q. 맨 위, 포스터  속의 푸른 눈의 여인. 이 여인은 누굴까요?

그는 바로, 디에고 리베라의 첫 번째 부인인 안젤리나 벨로프입니다. 디에고 리베라는 총 4번의 결혼을 하는데, 우리에게 친숙한 프리다 칼로는 그의 3번째 부인입니다. 그는 재치있는 입담으로 여자들을 사로 잡았다고 하는데요, 그 입담에 당시, 22살이었던 프리다 칼로는 43살의 디에고 리베라와 결혼하게 됩니다. 


이번 전시는 총 다섯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멕시코 베라크루즈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그의 회화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포스터의 그림인 안젤리나 벨로프의 초상화와 칠면조를 운반하고 있는 농부, 니산과 해바라기 등의 작품등을 만나보실 수 있으며, 벽화가로서 위상이 대단한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작품들 또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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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화가기도 하지만, 벽화가로서의 위상이 대단한데요. 멕시코에 디에고 리베라 벽화 박물관이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그는 벽화운동을 통해, 당시 문맹률이 높고 어지러운 시기를 보내던 멕시코 안에서 캔버스가 아닌, 국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에 벽화를 그렸습니다. 그는 16세기 스페인인들이 차지하기 전까지 멕시코의 원주민들이 찬란한 문명을 꽃피운 고대 아즈텍 문명부터 멕시코의 시대적 상황을 접목시킨 세계 안에 멕시코인들을 그려넣었습니다. 이는 멕시코인들에게 민족의 긍지를 일깨우고 국가에 대한 애국심과 주체성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게 되고, 현재 그가 멕시코의 국민화가이자 국보로 통하는 이유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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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리베라, 십자로의 남자

십자로의 남자 라는 작품인데요. 그 크기가 전시장 한 벽을채울정도입니다. 가운데 자리한 남자가 십자로의 남자를 일컬는 것인데, 타원형 2개가 그를 감싸고 있습니다. 하나는 태양, 지구 등이 속한 대우주이고, 다른 하나는 또 하나의 우주라 칭하기도하는 소우주, 세포가 들여다보이는 인체 속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 바로 아래는 식물도 보이고, 남자를 중심으로 반으로 갈랐을 때, 좌측은 산업의 도래와 자본주의, 무력을 그렸고 우측은 사회운동과 노동자들을 그려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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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에고 리베라, 알라메다 공원의 일요일 오후

이 작품은 멕시코의 실제 인물들을 그려넣었다고 합니다. 작품에는 두 명의 디에고 리베라가 등장합니다. 하나는 어린 소년의 모습을 한 디에고, 하나는 뒷 모습의 디에고입니다. 이 작품에는 또한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의 전 부인과 자녀들도 등장합니다. 커다란 벽화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는 재미가 쏠쏠했을 것 같은데요. 프리다 칼로는 작품의 중앙, 깃털 모자를 쓴 해골 바로 왼쪽에 등장합니다. 붉은 옷에 손에 구를 들고 있는 프리다 칼로인데요. 구의 모양을 들여다 보면, 낯이 익으실 겁니다. 저 문양은 동양에서 많이 볼 수 있죠. 음과 양을 상징하는 두 태극이 하나의 원을 만드는 문양, 이는 상호보완적인 프리다와 디에고의 관계를 비유하며 그려넣은 것이라 합니다. 프리다의 바로 앞에 소년, 디에고가 등장하죠. 좌측에 떠있는 풍선들은 디에고의 어린 시절 꿈을 상징한다고 하는데,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무척 그리워 했나봅니다. 해골의 우측 나무 앞에 고개를 옆으로 돌린 백발의 군인이 보이시나요? 그는 멕시코를 몇십년간 독재로 이끌었던 사람이라고 합니다. 의도적으로 고개를 틀어 외면하는 듯한 느낌을 풍기고 있고, 말을 타는 분이 혁명을 이끈 사람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해골에 대한 설명을 빠뜨릴 수 없겠는데요, 이 해골은 멕시코에서 카트리나라고 말합니다. 카트리나는 해골 여인으로 죽음의 여신을 상징하며 우아한 챙넓은 모자를 쓴 해골의 모습을 띱니다. 디에고의 스승격인 화가, 포사다가 그린 작품에 처음 등장했고 이후로 디에고도 카트리나를 작품 속에 등장시킵니다. 카트리나는 유럽의 문물에 빠져사는 멕시칸의 민족성이 비어버린 사람들을 희화화시킨 것으로, 멕시코에서는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죽은 자들을 위한 축제 또한 열린다고 합니다.



소개한 작품은 몇 안되지만 이외에도 디에고 리베라의 뛰어난 작품들이 전시장에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 그리고 멕시코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다면 여유롭게 한 번 다녀오시길 권합니다. 또한 꼬마 디에고를 캐릭터로 어린이를 위한 체험프로그램도 기획되어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가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디에고의 다양한 작품들을 접하고 보니, 프리다 칼로의 작품들이 더 궁금해졌습니다. 그의 곁에서 그린 프리다의 작품들이 어떠한 색채와 느낌을 가지고 있으련지 얼른 만나보고 싶습니다.



[임보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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