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자신의 현실을 그린 화가, 프리다 칼로

글 입력 2015.07.06 20:2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프리다 칼로 포스터 (2015.06.11).jpg


 ‘프리다 칼로’에게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것은 그녀에게 삶을 포기 하라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외면해 버리기에는 가혹한 현실의 존재가 너무 컸기 때문에 인정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자신에 대한 연민과 성찰은 그녀의 자화상에서 너무 슬프지도, 생략되지도 않고 나타난다. 

 어떤 사람은 이러한 프리다의 작품을 보고, 초현실주의 그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는 말한다
‘나는 결코 꿈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나의 현실을 그린다.’ 라고. 다른 사람의 눈에는 상상해볼 수도 없는 프리다의 현실이 초현실적인 것처럼 보일 뿐이다. 그러나 그녀의 절망스러운 상황들은 프리다 칼로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져다 준 한편, 작품세계를 창조하는데 끝없는 영감을 주기도 했다. 그녀가 불행해질수록, 그녀의 작품은 더욱 강렬한 느낌을 주고 환대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어릴적 부터 사진가인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조수역할을 도맡았던 프리다 칼로의 꿈은 의사였다. 아버지에게 간질이 있기도 했지만, 그녀는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신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기 때문에 의사라는 꿈을 가졌을만한 이유를 충분히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교통사고 후 그녀가 병상에 있을 당시, 프리다의 어머니는 딸을 위해 이젤과 거울을 침대에 부착해 주었다. 이 때부터 프리다는 본격적으로 자화상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녀의 작품 소재는 대부분 ‘자기 자신’ 또는 그녀의 남편 '디에고 리베라‘이다. 그만큼 프리다의 모든 인생은 자신과 남편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칼로의 집안에서는 21살 연상의 리베라와의 결혼을 ‘비둘기와 코끼리’의 만남이라며 못마땅해 했다. 둘의 외향적인 모습을 보면 알 수도 있듯이, 풍채가 큰 리베라와 대조적으로 프리다는 성치 못한 몸부터 날지 못하는 새였다. 반대와 함께 시작한 둘의 결혼 생활은 그녀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겨준다. 프리다는 자신의 인생에 두 번의 대형사고가 있었는데, 하나는 전차사고이며, 다른 하나는 디에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디에고의 여성 편력이 심해질수록, 그녀는 둘의 사이가 해와 달의 만남처럼 이뤄질 수 없다고 느끼면서도, 남편에 대한 애증의 감정을 놓지 못한다.


1.jpg


 ‘프리다 칼로, 우주, 지구, 디에고, 나, 세뇨르 솔로틀의 사랑의 포옹’ 에서는 자신과 남편을 바라보는 프리다의 시선이 은유적으로 드러난다. 프리다는 피를 흘리면서도 아기 같은 남편을 안고 있다. 실제로 프리다는 리베라와 주고 받았던 편지에서 남편을 'baby'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디에고는 아기처럼 프리다의 품에 안겨있지만, 손에는 불꽃을 들고 있다.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프리다는 자신의 곁에서는 남편을 애처럼 철없고, 사랑스럽게 보기도 하지만, 결코 손에 넣을 수 없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배경에서 둘을 만날 수 없는 해와 달로 표현했듯이 말이다.


2.jpg


 ‘내 마음 속의 디에고’(테우아나 차림의 자화상)라는 작품에서도 프리다가 디에고를 바라보는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눈썹 위의 곡선 정 가운데에 남편을 새겨 넣었으며, 그녀가 머리에 쓴 꽃과 머리카락에서부터 여러 개의 가느다란 실들이 뻗어져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그 실들은 서로 엉켜있기도 하지만, 단단해 보이지는 않는다. 끝 부분을 보면 힘없이 말려져 있을 뿐이다.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리베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몸이 성치 못한 프리다는 남편이 어느 여자와 있는지 두 발로 뛰어가서 찾기도 어려우며, 혼자서 복잡한 생각만 할 뿐이다. 마치 자신의 인생에서 남편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것 같다.



문화리뷰단_차진영님.jpg


[차진영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5.13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